하이브리드 문화 원래 전통이 아닌 곳에서 전혀 다른 상상을 하는 것
그러니까 전통 공간에서 관습의 맥락을 존중하며 정통을 재현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전통과 단절된 자리에서 전혀 다른 조건과 감각을 만나 새롭게 작동하는 순간에 생긴다.
한반도에 자생하던 생물을 다른 곳에 옮겨 심었을 때 만들어지는 감성 같은 것. 물론 살아남았을 때 이야기다.
우리는 김치전을 제사상에서 명절 때 볼 수 있으며,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가사노동해서 만드는 것에 가까운데
김치전을 재발견한 교포는 바삭함에 집중해 미국의 건조식품 칩문화와 연결지어 F&B로 만들었다. 한식 전이 원래 한국인에게 주던 의례성과 사회문화적 조건은 사라지고 감자칩처럼 건조해서 오래 보관하고 멀리 유통하며 가끔 멀리 나가 잔뜩 장을 봐와 두고두고 집어먹는 미국식 유통문화와 스낵 식습관에 맞춘 형태로 창조했다.
한국인에게는 밥에 싸먹는 김이 미국에서 칩의 일환으로 이해되는 것도 같은 맥락
얇고 건조되고 짭짤하고 손으로 집어먹는, 주식이 아닌 간식으로서 김은 이미 감자칩의 한 종류로 수용될 수 있는 특징을 다 갖춘 음식이었다.
에드워드리의 책 <버터밀크 그래피티>에서 간접적으로 한 문화권의 식문화를 재해석하는 특이한 그의 접근방식이 드러난다.
요컨대 한식을 그대로 미국의 테이블에 올려놓는 게 아니라
미국의 문화적 맥락, 유통 구조, 식문화, 식품의 물성, 섭취 방식 등을 고려해 한식을 재조립하는데
이런 비전형적 접근방식을 할 수 있는 것은 그가 미국에 이식된 이민자이자 문화권의 교량이자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은 경계인르소서 두 문화권을 얕게 넘나들면서 생긴 생존 감각 같은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굿즈와 서비스만 가능한 부분이다. F&B상품은 팔리니까 어 이게 이윤이 되네? 하면서 이 접근방식이 참신하다고 인정받는다. 그러나 지식정보, 학문, 기술은 이렇게 하기 쉽지 않다. 정통 도제교육과 관습을 떠나 자기만의 혁명을 만들면 이단으로 취급받기 십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