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이라는 거짓말 - 진정한 나를 찾다가 길을 잃고 헤매는 이유
앤드류 포터 지음, 노시내 옮김 / 마티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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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은 자연스러운 본질이 아니라 사회 속의 지위 재화일 뿐이고


진정성 있는 태도란 팩트보단 감정과 인정 욕구를 드러낸다는 저자의 주장은 일리가 있어요


그런데 진정성에 대한 정의가 애매하고 맥락에 따라 끊임없이 변한다는 말은,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처럼, 양자 역학의 관측 효과처럼,

계속 포착하려고 해도 포착되지 않는다는 뜻인데

말의 정의를 둘러싼 유동하는 변화만 이야기하면


자기가 사용하는 용어의 확실함도 계속 무너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요


스스로 젠가의 블럭을 빼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나아가, 진정성이라는 담론의 근본을 의심하고 용어를 해체하고 진정성이 숭배되는 문화의 피상성을 폭로하는데 그치고 아무런 대안이 없다면 너무 공허해요


저자가 주장하는 바, 진정성이 진실된 감정이 아니라는 말은 이해했어요

브랜드, 유기농 등등 외적으로 보여지는 모든 것이 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말도 이해했어요


다른 글에서처럼 "뭘 이렇게 거창하게" 말하는가?  "책을 읽을수록 세상이 흐릿해진다"라는 말은 정확한 비판 포인트예요

자본주의를 비판하는데 결국 자본주의를 다시 숭상하는 것 같아요 이율배반이죠 소로의 월든처럼 통나무집을 짓고 문명을 떠날 것도 아닌데

자본주의 안에서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관점은 다소 도움이 되나 삐딱한 시선이 구원을 가져다주지 못하고 공허감만 남긴다면 그 진술에 무슨 의미가 있나 싶네요


무엇보다 진짜 나는 없고 내 선택과 책임에 의해 내가 끊임없이 만들어나간다는 구성주의적 관점은 비교문화적으로 여러 케이스를 비교하고 그래도 어느정도는 인식의 틀을 잡아줘야 하는데 비판적 숙고에만 머물고 사회경제문화 전반의 구조적 메커니즘을 포괄하는 정치한 언어로 엮어내는데까지는 실패한 것 같아요


그럼 표지독서만 해도 충분하고 리뷰글 읽어보는 것으로 끝이죠. 선언밖에 없고 알맹이가 없다면요


사회적 관계의 기호체계라고 할 것이라면 그 체계 전체를 니클라스 루만처럼 자기가 디자인해야하는데 거기까지 나아가지 않은 선언적인 책에 불과한거죠


그래서 책 자체가 신기루를 비판하는 신기루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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