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연애>는 일본의 다테마에-혼네 겉마음-속마음 사회에서 솔직한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리만족할 수 있는 특이한 연애프로다.


연애가 힘든 오늘날 일본의 청춘들에게 이러한 형태의 연애와 삶의 모습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획이다. 만화도쿄리벤저스를 포함해 픽션에서 폭주족과 불량아를 찬미하는 계보의 연장선에 있다.


주목할 점은 솔직하고 직설적인 사람=양키로 등식화했다는 점인데 모든 사람을 ~계, 모에로 분류하는 일본의 사회적 정서가 드러난다.
















도쿄대 독문과 졸업 후 서울대에서 동양철학 석박사를 받고 교토대 교수로 재직 중인 오구라 기조는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韓国は一個の哲学である-理と気の社会システム) (원서는 1998/2011, 번역은 2017)에서 일본은 기의 사회 한국은 이의 사회라고 말했다. 다소 이분법적으로 재단했지만 단순한 프레임인만큼 이해도 쉽다. 한국은 형이상학적 도덕관념이 지배하고 연역적 사고가 강해 연예인 운동선수에게마저 도덕을 강요한다. 



한편 일본은 형이하학적 물질적 관념이 지배하고 귀납적 사고가 강해 상품, 실질적 이득을 중요시한다. 한평생 먹고 소비해도 다 접할 수 없을만큼 어마무시하게 많은 브랜드와 마트의 물품이 리-보편적 도덕이 아닌 기를 추구하는 사회라는 것을 반증한다.


그런 의미에서 리를 중시하는 한국의 연애프로였다면 학벌, 커리어, 지위, 재력 등을 먼저 제시하고 시청자들도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사헌부처럼 감찰하고 사간원처럼 논박했을 것이다. 물론 한국과 일본을 무 자르듯 나누어 그런 사회적 특징이 있다기 보다 대체적으로 사람들이 그런 편이고 한국인 중에서도 취향존중!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일본인 중에서도 도덕관념 중시형이 있을 수 있다.


일본도 상당히 겉모습과 체면을 중시하긴하는 편이지만 속내와 실생활에서는 개인의 사적 욕망을 다채롭게 추구한다. 한국이라면 중앙집권형으로 모두의 취향마저 통일하나 일본은 각자의 취향은 그 자체로 존중한다. 이런 구도에서 양키의 연애프로라는 하나의 분류가 등장할 수 있었다. 하나의 아이템을 소비할 것이냐 말것이냐는 개인의 선택에 맡긴다. 이때 문제는 유의미한 집합을 만드는 일이다. 제작자는 아이템의 도덕적 판단은 하지 않는다. 하나의 업계가 있고 충분히 반응이 있고 생산성이 있다고 진단하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그런 맥락에서 성시경과 손동엽이 등장해 일본의 성산업을 다루는 넷플의 성+인물이 나왔다. 한국 시청자들에게는 이것은 잘못되었다고 도덕적 지탄을 받았다. 리의 사회의 특징이다. 그러나 기의 사회를 사는 이들은 어떤 이들에게는 이런 세계도 있구나 하고 만다. 어떤 한 사람들의 존재가 자신이 속한 사회 전체의 풍속을 타락시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와 정서적 거리가 먼 취향의 공동체는 나와 감정적으로 분리되었기에 지탄할 필요가 없다. 불량연애 시청과 나의 삶은 별개의 것이다.


사실 여러모로 특이한 캐릭터는 참가자가 안니라 섭외 기획을 했다는 진행자다. 비주얼은 <솔로지옥>의 이다희를 닮았고 스톡홀름 증후군으로 읽히는 대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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