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1권 현자의 돌 일어-영어 비교

9장은 한 밤의 결투로 퀴디치 수업 했다가 시커로 발탁되고 말포이가 결투 신청해서 한 밤에 교내외출했다가 도망가는 와중에 4층 금지된 복도에서 삼두견을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다.

영어 원문에는 없는데 일어에는 헤르미온느에 대한 설명으로 공부의 귀신(도깨비), 면강의 오니라는 표현이 하나 들어갔다. 헤르미온느가 빌린 퀴디치책은 영어로 Quidditch through the Ages인데 미술사의 명저 가드너의 책도 같은 제목이다. 한국어로는 통사라는 말이다. 일어로는 이마무카시, 한자로는 금석今昔(오늘과 옛날)이라고 해서 더 고풍스러워졌다.

네빌이 다치자 체육교사 마담 후치가 보건실로 데려간다. 타지 말라고 한 빗자루를 타면 퀴디치라고 말하기도 전(befor you can say)에 호그와트에서 쫓겨날거라고 으름장을 한다. 일어에선 쿠이딧치クィディッチ의 쿠ク라고 말하기도 전이다. 대개 신입생 때는 막 소속을 얻었기에 퇴학 처분이 위협적이다.

말포이의 말에 동조하는 슬리데린 떨거지들에 대한 묘사는 The other Slytherins joined in인데 일어는 하야스囃す 라고 박수로 장단 맞추거나 칭찬 또는 비웃기 위해 와 하고 소리를 지른다는 한자를 썼다.

플리트윅 교수의 요정의 주문(찲) 수업에서 갑자기 맥고나걸 교수가 불러서 교실 밖으로 나온 올리버 우드는 영문을 몰라 여우에게 홀린듯한 표정(키츠네(여우 호)니츠마마레따요오다)을 짓는다. 영어로는 Wood‘s expression changed from puzzlement to delight이다.

해리가 처음으로 선보인 급강하의 낙차는 미국은 55피트, 국제판은 16미터로 되어있다. 금융제도는
1금갈레온=17실버시클=29동넛으로 복잡한데 이외 도량형은 머글세계와 통일되어 있나보다.

말포이는 마법사 결투를 신청한다. 상당히 중세적인 설정이다. 카라바죠도 했던 결투다. 죽으면 대리하는 자는 영어로 세컨드인데 일어는 개첨인介添人이다. 중간(소개) 첨가하는 사람이다.

기숙사 컵은 영어는 하우스 컵 일어는 료배(료하이)다. 바둑대회에서 ~배 할 때 그 배다.

그리핀도르 기숙사 비번은 피그 스나우트인데 붓타(돼지)의 하나(코)다.

문득 드는 생각은 호그와트에서 알로호모라로 열리는 열쇠기반의 문이 있고 초상화 기반의 얼굴 인식 및 음성 인식형 AI 기반 시큐리티 시스템이 있다는 것이다. 암구호 주기적 교체해주고 대화 가능한 생성형 AI 팻레이디는 후자다.

어쩌면 제임스 시리우스 프레드 조지 같은 애들이 다른 기숙사 넘나들어서 중요한 곳들은 업그레이드했을지도 모르겠다. 교수 연구실은 도어락이 없었고 그래서 4권에서 무니로 변장한 크라우치 주니어가 필요 재료 훔치느라 스네이프 교수실에 몰래 들어간다. 솔직히 스네이프 연구실은 비품창고다. 2권에서 폴리주스 만드느라 애들도 들어가고 4권에서 도비도 들어가서 부레만드는 재료 훔쳐다준다. 3권에서 한 번 뚫렸는데 팻레이디에서 돈키호테 같은 기사로 시스템 교체 중이었기 때문에 생긴 에러다.

말포이가 마법사 결투를 신청한 것은 현명한 전략이다. 제안하지만 실제로 나타나지 않았고 해리 일행은 교칙위반으로 불이익을 당할 위험에 처했다. 말포이가 신뢰기반 전략적 기만전술을 펼친 것이다. 애초부터 안 나왔을 것이라 본다.

게임이론으로 분석해보자
플레이어 A는 말포이, B는 해리다.
각 선수의 선택지는 이렇다.
말포이는 결투를 제안하거나 제안하지 않는다.
해리는 제안을 받아들이거나 거절한다.
말포이 2차 선택은 실제로 나타나거나 나타나지 않는다.

보상구조를 분석해보면 말포이가 결투를 제안하는게 무조건 이득이다.
결투를 제안하지 않으면 말포이와 해리는 보상이 없다. 각 0으로 평형상태다.
결투를 제안했을 때 해리가 거절하면 해리를 겁쟁이로 몰아 사회적 체면 손실을 유도하니 말포이는 +1, 해리는 -1다.
결투를 제안하고 해리가 수락하고 말포이가 실제로 등장하면 둘 다 규칙 위반 대등한 충돌이니 -2다.
그런데 결투 제안, 해리 수락, 말포이 불참하면 말포이는 +2, 해리는 -2다.

해리는 위반하고 말포이만 안전하게 승리하는 게임이다. 결투제안은 무조건 해야하는 지배전략이다. 해리 입장에서는 거절(-1)보다 수락(-2)이 손해가 크지만 체면 때문에 선택할 수 밖에 없으니 비합리적 플레이어가 된다.
말포이 입장에서는 해리의 사회적 명예 코스트를 이용해 리스크 없는 승리를 확보할 수 있다. 게임 자체가 정치적 함정이고 특정 행동을 유도하는 고도의 심리전이다. 볼드모트 독재체제에서 단련된 엄빠에게 11살부터 하드 트레이닝을 받았나보다. 해리가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못하돌록 체면이라는 사회적 자본을 비용 구조 안에 넣었다.

그러나 해리 일행은 어떻게든 탈출하는데 피브스가 쩌렁쩌렁 1학년생이 야밤에 복도에 있다고 외치자 겁먹은 론이 끝났다고 This is it! We‘re done for! This is the end! 체념한다. 이 부분의 일어는 모-다메다! 오시마이다!(시마이=끝) 잇칸노오와리다!고 의역했다. 마지막은 흥미롭다. 변사가 이야기 끝날 때 쓰는 말이다.

폴터가이스트 피브스에게 그 도망다니는 1학년생들이 어디있냐고 묻는 필치에게 제발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안 말할거라고 한다. 그래서 필치는 자존심을 구기고 제발이라고 하자, 이 조건문의 구도를 분석 철학자처럼 사용한 피브스가 정말로 문자 그대로 ˝아무 것도˝라고만 답한다.
Shan‘t(shall not=will not) say nothing if you don‘t say please
please! -> nothing!
일어도 이 구문을 원문 그대로 잘 풀었는데
이후 피브스가 조롱하며 하 하! 하아아아아! 라고 하는 말을 하하의 하다! (핫하 노 하다!) 라고 조금 더 조롱하는 감각을 잘 살렸다.

그리고 삼두견을 만난 충격이 너무 큰 나머지
필치와의 일화는 잠시 잠깐의 NPC처럼 끝나버리고 만다. 다음 화에서 이 일을 잊어버렸다는 뜻. 현실이라면 1학년생 탈출했다고 상부에 보고해서 찾는 일이 수반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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