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흥미로워 검색해보니 전문이 있어서 읽어봤다.
https://brooklynrail.org/2025/10/art/why-art-history-must-leave-home/

미술사 졸업생들의 낮은 취직률에 안타까워하는 미시간대 미술사 담당 한국계 조앤키 교수(기씨)가 수업 시간에 배운 구도 분석 등 인문학적 역량이 법이해 등 전략, 제도 민간의 다양한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다면서 미술사 배움의 외연을 넓히자고 응용미술사학의 가능성을 제안한 글이다. 학과설립까지 말하지는 않았다. 문장이 좋고 글이 짜임새있으며 마지막 세 문단에서 저자가 미술사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다. 응용미술사이 이 시대의 문제와 질병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제안했다.

그러나 응용미술사학이 실제로 이루어질 것 같지는 않다. 미대라는 인접 학문이 실용분야로 따로 있고(클래식-실용음악과의 관계), 인문학의 응용은 사실 인문학에서 배운 것을 가르치는 교육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미술사를 얼마나 사랑하고 졸업생들이 자리가 없어 학문이 빛을 바래는 것을 얼마나안타까워하는지 다 감안하더라도 응용미술사학은 쉽지 않다. 응용이라하면 무언가 돈을 만들어내고 하나의 업계가 만들어져야하는데 학문의 성격이 그와 같지 않다. 찰스 디킨스를 가르치기보다 수능영어로 밥을 먹고 살고 고골을 읽기 보다 스탄나라 노동자 러시아통역을 밥을 먹고 살며 철학보다는 논술이나 수능국어 가르치며 산다. 우스갯소리로 이집트학을 해서 피라미드 다단계식으로 이집트학을 가르치며 산다고 하는데 전공분야를 가르치는 것도 쉽지 않다. 수요가 없다.

그리고 인문학은 내부에 깊게 침잠하는 것을 좋아하지 좌우확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접근성을 높이고자 대중화하면 전달가능성을 위해 내용이 열화된다.

온갖 문집을 다 읽고 미번역까지 다 읽는 것이 인문학자들의 지상목표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다 읽고자 한다. 지수함수처럼 앎이 상승해 일반인과 괴리가 생기고 그 가운데 고독과 대중으로부터 유리가 된다. 그게 인문학의 본질적 삶이다. 평생을 다해 인류지성의 이천년을 다 알기.
인문학의 본령은...

(이후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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