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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이후의 질서 - 트럼프 경제 패권의 미래
케네스 로고프 지음, 노승영 옮김 / 윌북 / 2025년 10월
평점 :
달러 이후 질서 읽었다.
하버드 교수가 썼지만 하버드 이름 값에 비해 매출은 적은 모양이다. 매대에서도 약간 밀려나 한적한 자리에 있었다. 팔리는 책은 대개 FOMO를 자극하는 선언적 메시지의 다이제스트본이었다.
저명한 국제경제학자 답게 데이터 해석이 정밀하고 사례가 풍부하다. 경제학이나 과학은 메시지가 매우 창의적이긴 힘들다. 우주는 사실 사과였다라든지, 환율이 올라가면 서브가 잘되고 금값이 내려가면 강아지가 짖는다든지
메시지는 대개 이분법에 근거해 커지거나 작아지거나 올라가거나 내려가거나 상관성이 있거나 없거나이고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와 방법이 중요하다. 그래서 이 책 같이 사례가 풍부한 책이 크게 도움된다.
대학교재가 아니기에 케이스 나열만 하지는 않았다. 대중서임을 자각하고 일반인의 흥미가 돋게 글을 잘 다듬었다. 학생 시절에 읽었던 새뮤얼슨 교재의 소련사례에서 시작해 왜 그 형편없는 계획경제가 그래도 작동하는걸까 라는 질문으로 관심을 끈 후 질문이 일련의 개인적경험을 통해 해결되고 생각이 정립되는 과정을 서술했다. 체스선수였기에 냉전시기 유럽을 돌아보았던 과정도 흥미롭다. 몰입하기 쉬운 자서전적 기술이다.
IMF부분 조크도 촌철살인이어 기억에 남는다. 소국이 전쟁하면 UN이 개입해 분쟁이 해결되고 대국과 소국이 전쟁하면 UN이 개입해 소국이 사라지며 대국과 대국이 전쟁하면 UN이 사라진다고. 뭔가 중국어로 한 호흡에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은 비유다. 종이 호랑이 UN을 다시금 생각해본다
비유하면 인문학의 길출판사나 그린비에서 내는 책과 비슷하다. 사실상 박사논문이라고 할 수 있는 민속원이나 경인문화사, 국문학의 소명출판, 철학의 아카넷의 책같이 너무 딥하지 않다. 경제학에 관심있는 배운 독자의 수준에 맞춰져있다
책의 풍부한 사례들을 읽는 것만으로도 소장가치는 충분한데 베스트셀러 목록에는 이 책의 교집합 내용만 일부 틱톡처럼 편집되어 쉽게 읽히는 서적이 팔린다. 필사류, 편집본, 어린이만화같은 다운그레이드버전만 낙양의 지가를 올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