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1권 현자의 돌 일어-영어 비교
잘 나가는 형제들에게 기가 눌린 론이 큰 소리 치면서 가르칠 수 있는 두 인물은 해외유학생 해리와 이민자출신 헤르미온느다. 자기에게는 별 것 아닌 생활지식이 세계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이들에게는 큰 쓸모다.
7장은 기숙사 분류 모자The Sorting Hat이 나오는데 일어로는 쿠미와케보시다. 일본에서는 반이라고 안하고 1조 2조할 때 조를 쓴다. 1학년 2조(쿠미)는 식으로. 조(를) 분(류하는) 모자라는 의미의 한자 組分け帽子다. 기능 활성화할 때 한 가지 쿼리에 특화된 인공지능의 효시가 아닐지 생각해본다. 중앙홀의 천장이 실제 하늘로 처리되어 마법에 감탄하는 장면은 요즘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기술로 구현가능하게 되었다.
같은 기숙사 7개 학년생들이 공유하는 common room은 談話室담화실로 번역됐다.
그런데 문득 생각해보니 호그와트 입학 자체가 거대한 행동경제학 기반 마케팅 기법같다. 교묘한 사기극처럼 보인다. 무슨 말인가
지원을 안 했는데 일단 합격 통지서를 보내고 필요한 물품 리스틀를 보낸다. 머글 입장에선 난감하다.
어? 저 영유출신에 4세 고시, 7세 고시 통과하고 11살에 의대반인데요? 초등학교 때 미적분 진도 나가고 중학교 때 기출 돌리려고 했는데요? 예중 준비 중인데요? 과고 준비반인데요?
일단 허가를 주고 환불이나 취소를 어렵게 만드는 전략이다. 머글은 어디에가서 듣도 보도 못한 미인가 외국 학교 진학 포기를 할지 알 수 없다. 교육청인가? 외교부인가?
사람은 얻는 기쁨보다 잃는 고통을 강하게 느낀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대니얼 카너먼과 트버스키의 연구다. 지금 취소하면 확보된 자리를 잃게 된다는 식으로 문구를 전달하면 사람들은 손실 회피를 극대화한다. 상대방이 먼저 합격 자리를 주어 일방적 호의를 받았기에 심리적 빚을 갚아야한다는 상호성의 원리도 함께 적용된다. 마법 학교의 한정된 인원이 희소성의 원리에 따라 귀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복잡한 취소절차로 현상유지를 유도하기까지.
호그와트는 마법세계의 저출산 고령화 대비 머글 유입 정책을 심리학과 마케팅에 기반해 잘 적용했다.
기숙사 소속감도 마찬가지다. 세계에 자기의 자리를 마련해준다. 그런데 대부분 기숙학교에서는 아이들의 다툼에 방 이동이 빈번하고 배정 문제가 거의 정치문제와 다를 바가 없는데 호그와트는 소속을 바꿀 수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로 보인다. 슬리데린에 일단 갔다가 그리핀도르로 3학년 때 옮긴다던가. 처음에 후플푸프였는데 몇 주 후 레번클로로 간다던가.
2인 팀플에서 네빌은 항상 소외되고 헤르미온느는 파바티 자매같이 여자애들하고 접점이 없는 것도 문제다.
당연한 말이지만 현지인 책은 외국인용 문법책의 난이도별 분류와 관계없이 랜덤으로 나온다. JLPT N1 思いきや와 N2의 か~ないかのうちに가 한 권에 보인다.
음식 나열은 첫 환영회와 크리스마스 2번 나온다. 가타가나 음차로 로스트치킨 로스트포테토.. 하다가 삶은 감자茹でたポテト에서 갑자기 맛이 일본식으로 느껴진다.
영어로 peppermint humbugs은 박하 넣은 캔디(ハッか入りキャンディ)다. 잠깐 목이 달랑달랑한 닉(거의 목이 없는 닉 ほとんど首無ニック)에서 쿠비나시(목없음 수무)에서 약간 귀칼 오니가 생각도 난다. 닉 등장 신 끝나고 디저트를 먹는데 황금시럽을 넣은 타르트 treacle tarts가 당밀 파이(糖蜜パイ)라고 되었다.
호그와트 교가를 각자 원하는 멜로디와 반주로 부르는 부분의 번역이 일본 만담, 하이쿠투로 변환되어있어서 특이하다.
호구와-츠 호구와-츠
호구호구 와츠와츠 호구와-츠
오시에떼 / 도-조 / 보쿠타치니
애니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시즌1 마지막 부실 장면에 라디오로 흘러나오는 그런 만담체다. 영화 <하나와 앨리스> 개그 캐릭 만담 선배의 말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