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1권 현자의 돌 일어-영어 비교

다이애건 앨리에서 예금 인출, 쇼핑, 선물 구매를 한 해리는 머글 세계 뒤안의 마법 세계를 맛 보고 잠시 머글 세계로 퇴장하는 5장에 이어 6장은 호그와트 입학을 위해 9와 3/4 승강장으로 가는 장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마법 세계를 맛 보기 전 긴장을 고양시키는 지점이다.

임팩트를 주기 위한 1초의 침묵이라고 할까나. 명민한 독자는 버논 삼촌이 아무리 그런 승강장은 없다고 비웃어도 급행 열차에 타게 될 것을 알고 있다. 킹스 크로스 역에서 해리가 10분 남기고 승강장 위치를 찾지 못해 방황해도 누군가 도와줄 것을 알고 있다. 지금 여기서 끝나면 책이 이정도 두께로 나오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수퍼히어로 영화가 아무리 초반에 시련이 있다고 블러핑을 해도 후반에 이겨낼 것을 알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렇지 않고 히어로를 퇴장하거나 교체시켰다면 러닝 타임이 2시간이 되지 않았을 것이고 극장에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해리는 승강장을 통과한다.

5장 다이애건 앨리에서 말포이라는 빌런을 만났다면 6장 승강장에서는 시리즈 최대 조연 위즐리네 일가와 헤르미온느 그리고 마지막에 볼드모트와 한 판 붙는 용기를 내기 위해 유약한 캐릭터를 오랜 빌드업을 하는 네빌이 등장한다.

여기서 생각해볼만한 것은 위즐리 가족과 말포이 가족의 서로 다른 가족 정책이다. 정확히 말하면 몰리와 나르시사의 패밀리의 영향력과 부를 증가시키기 위한 서로 다른 접근이다. 분명 마법 세계는 저출산 고령화 위기를 겪고 있다.

고령화는 기존 부와 자원을 독점한 인물의 명을 연장시키기에 필연 양극화를 낳고 청년 세대의 사다리를 걷어찬다. 니콜라우스 플라멜은 육백살이고 덤블도어 같은 옛 기득권이 자리를 잡고 있어 맥고나걸은 평생 승진 못하고 부교장이며 스네이프는 원하는 마법방어술 포지션에서 청년 시절 커리어를 잇지 못하고 TO가 없는 마법약초학을 어거지로 맡는다.

마법 세계가 저출산 위기를 겪고 있다는 흔적은 여러 군데에서 보인다. 가장 특징적인 것은 머글이라는 다른 인종, 이민자를 받아들인 것이다. 현실 영국사회의 이민자에 대한 고민이 픽션에 반영이 되어있는데 말포이 같은 순혈주의 지지 가문은 전통 엘리트 영국 앵글로 색슨 중심 상류층이 주이며 위즐리 가문은 이민자에 대해 열려있는 중산층 위치다.

아서 클라크는 고도로 발달된 기술은 마법과 진배없다고 했다. 마법의 발달은 기술의 혁신과 같다. 기술이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게 되면 아이를 낳지 않고 고부가가치 일을 하려고 한다. 역사연구에 따르면 기술의 발달과 인구의 증가는 특정시점에 반비례관계다. 그리고 가사노동을 대체해주는 기술을 바탕으로 여성이 출산 육아로 가정에 매이는 대신 사회 진출하는 것이 통계적 추세다. 마법세계도 노동력 중심 피라미드 인구의 농촌사회에서 질적 전환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볼드모트 11년 동안 분열되어 내홍을 한 번 겪었는데다가 인구 부족으로 사회 유지 필수 인력이 수급되지 않고 사회가 늙어가니 머글 유입은 불가피한 정책적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머글이 마법세계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포터 윗윗 세대 정도로 보인다. 초반에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소수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다가 아메리칸 드림! 식으로 공부와 일로 인정받고 지위가 올라가며 말포이네 같은 전통 권력이 위기를 겪는다. 볼드모트는 행동대장이다.

2세대로 가면서 더욱이 머글 이민자의 사회 동질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덤블도어는 장관을 거부하고 대표적 사회화기관인 호그와트 교장을 맡았다. 적절한 선택이다.사람 좋은 인상에 권력자들과 으스대기 좋아하는 퍼지는 바지 사장이다. 이민자 적응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하는데 유의미한 대책이 없다.

위즐리네는 영국사회를 아예 모르는 이들에게 관습, 예의, 전통, 문화를 교육시켜 출신은 다를지라도 능력과 동일화 여부에 따라 중요 보직을 줄 수 있다는 관용적 입장을 대변한다.

말포이, 블랙가문은 보석 미술 같은 예술자산, 전통 권위, 문화 자본 등 우상향하는 장기 자산 기반의 엘리트 상류층이라 아이는 몇 명만 낳는다. 나르시사는 4권에 잠깐 등장했다가 6권부터 모습을 전면적으로 드러내는데 그녀의 시그니처 대사 ‘말포이는 살아있니?‘는 하나 뿐인 아들에 대한 애착이기도 하지만 주식 상장 폐지 혹은 회사 부도될까봐 철컹하는 두려운 마음도 결부되어 있다. 중국의 일자녀정책에서처럼 자식이 한 명이면 포트폴리오가 분산되지 않아 한 명에게 교육부터 모든 것을 투자해 지위 권력 계급을 재생산하기 때문이다. 드레이코가 죽으면 말포이 가문은 끝장인 것이다.

한편 위즐리 가문은 저출산 고령화 이민 문제에 대해 다른 접근을 했다. 두 가문 모두 현실 인식은 동일한데 초기 자본의 규모가 다르니 버핏 같은 존버 장기 투자를 할 수가 없다. 대신 교육받은 인력을 더 공급해 사회적 자본을 얻기로 결정했다. 이것도 장기 투자이지만 빌, 찰리, 퍼시, 프레드조지, 론이라는 6형제에 지니까지 양육하는 20년은 고달프지만 7명 모두 성공한다면 잭팟이다.

그리고 몰리 아줌마는 자신의 대찬 결정에 대해 차고 넘치게 보상받아 말년이 행복한 인생이 되었다.

잘생기고 키 크고 공부 잘하는 엄친아 장남은 미녀와 결혼해 안정적인 전통 금융권 은행 직원이 되고
몸짱인 차남은 스포츠 선수하다가 외국계 회사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인정욕이 많은 삼남은 정치 공무원 테크트리를 착실하게 타서 비서에 보좌관을 거쳐 교통부 장관을 하며
꼴찌하며 말썽 피우던 45남은 코 묻은 갈레온을 긁어모으는 사업가 형제가 되고
가장 열등감 많고 특별하지 않았던 6남은 장가를 잘 가 마법부 장관하는 똑똑한 며느리를 얻고
사위는 역사적 전투를 이긴 공로로 국방부 장관이 된다

사실상 아들딸사위며느리 모두 서울대, 하버드, 고시3관왕급이다.

말포이 하나에 투자해 매판 자본을 유지하는 가족 정책도 어렵지만
모든 자식 교육이 성공하는 것도 어려운데 그걸 해냈다.

미래에 로또 맞을 몰리 아줌마가 해리를 만나는 승강장의 대사가 의미심장하다. 정확한 감식안으로 해리의 미래적 가능성을 싹 스캔하고 투자 결정을 바로 내렸다.

저 죄송한데
(매우 친절하게) 안녕? 호그와트 처음이니?(알고 있지 딱 보여) 론도 처음이란다 (둘이 친구하렴)

하면서 버논네에서 따돌림당하고 역에서 버림받은 해리의 마음을 얻는다

쌍둥이형제가 직접 물어보고 해리라는 것을 확인 후 엄마한테 알려준다. 벌써 여기서 정확한 정보 교환이 이루어진다. 사업가의 직감은 훌륭하다. 짧은 순간에 비즈니스 자질을 발휘해 번개 상처까지 파악했다.

어떻게 알아? 라고 정확히 정보 출처를 물어보면서 동시에 왜 혼자있는지 알 것 같다고 예의 바르다고 칭찬하며 콤플렉스일 상처에 대해 물어보지 말라고 해리위주로 말한다. 지니 이전에 이미 엄마가 사위로서 세팅한다.

해리가 듣고 있을지도 모르는 아줌마의 정확한 사태 인식에 의한 대사다. 고아긴 하지만 포터 가문 출신이라면 돈도 많고 좋은 혈통이니까 친해져서 나쁠 거 없다

아이인 지니가 순전히 궁금함에 한 번 보고 싶다고 애원하는데 못 보게 막는다. 자고로 궁금해야 호감이 생기는 법. 엄마는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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