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의 아이
신카이 마코토 지음, 민경욱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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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의 아이 영화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마지막 이야기

호다카는 농대에 진학 결정한다. 비는 계속 되지만 부슬부슬 내리는 정도라 벚꽃도 볼 수 있다. 도쿄 일대는 침수되어 사람들은 거주지를 서쪽으로 이동한다. 이를 책에선 서천(서쪽으로 천도) 러시라고 표현했다. 호다카도 무사시노 부근의 낡은 아파트에 거주지를 구하는데 서울로 치면 망원동?강서? 김포? 같은 느낌이다. 그런데 도쿄는 바다가 좌측이고 서울은 바다가 좌측이니 전혀 다른 감각이고 부산으로 치면 사상구 정도의 느낌이다.

주인공이 총기를 줍는 초반의 설정은 폐빌딩의 옥상 토리이까지 가는 길을 스가와 경찰이 막을 때 ˝나는 정말 히나를 만나고 싶다구요!˝ 하면서 한 방 탕 쏘는 강력한 음향 효과를 위해 필요했다. 이후 ˝나니모 모타즈니.. (아무것도 없이 태어난 나..)˝ 하면서 흘러나오는 가녀린 레드윔스의 노래까지. 그 실랑이를 벌이는 챕터 10과 노래 제목이 같다. 사랑이 할 수 있는 일이 아직 있을까.

그러나 미국과는 달리 엄연히 총기소지가 금지된 나라에서 고교생이 불법으로 총기 소지해서 사람들 앞에서 두 번이나 쏘았으니(풍속업계 금발의 피어스남한테 한 번 쏴서 장난감총이 아닌 것을 확인, 스가와 경찰들 앞에서 절박함을 표시하기 위해 한 번) 에필로그에서는 이 떡밥을 다 회수해야한다. 아니면 픽션이 본격 총기 소유 장려 스토리가 되기 때문.

그래서 일단 총도법 3조 도검 및 총기소유 금지법 위반, 형법95조 공무집행방해, 형법199조및 203조 살인미수에 심지어 선로 위에서 달렸기에 철도운영법 37조 위반에 해당된다.

그런데 다음 단락에서 이 모든 혐의가 중대성이 낮다고 판단되어 보호관찰처분만 받고 일상으로 돌아간다. 이렇게 아름답게 떡밥 회수를 하는 것 같으나

다시 생각해보면 이상하다. 집단이 아니라 개인의 온존이 중요하다고 날씨 따윈 상관없다고 그동안 일본 애니에서 본 적 없던 개인 중심적 메시지를 설파해놓고 결국 어른이 만든 법에 고분고분 따른다.

나아가 세계의 형태를 바꿨다고 말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간접적인 피해를 입었으나 정작 책임자는 처벌받지 않고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물론 기후변화 능력을 갖고 있는 책임자는 히나인데 그녀는 원하지 않는 능력을 가진 희생자로 그려진다. 그녀의 능력을 비즈니스화해 날씨를 맑게 해주는 대가로 3만4천원의 이윤행위를 추구하고 그녀에게 환경 피해 신경쓰지 말고 자신을 위해 살라고 미필적 고의라는 방어기제를 제공한 호다카는 온갖 난동에 대한 범죄혐의뿐아니라 기후파괴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 비밀을 아는 독자는 공범이 된다.이는 비판적으로 해석해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는 것일 뿐이다.

ESG경영은 자본에 환경영향이라는 체크리스트를 제공했다는 의미가 있다. 수치화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신자유주의 체제기 때문. 도쿄 수몰에 대한 원인은 알 수가 없고 히나와 호다카의 비밀로 남는다. 만약 과학적인 인과관계가 성립되었다면 두 명은 힐난받을 범죄자가 되었을 것이다. 아무도 모르므로 이야기는 해피엔딩이다

스토리상 필요했던 모든 난장판에 대한 사실상 무혐의 처분. 이후 일상 복귀에 대한 설명은 ˝나 스스로가 불완전한 것처럼 어른들도 마찬가지로 불완전한 것이다˝이다. 그리고 면담 끝나면서 아ㅏㅍㅍ으로 이력서에 상벌없음이라고 하면 경력사칭이라는 이중 부정 표현으로 아예 혐의가 없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강력하게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닌 애매한 그레이한 처분으로 소동극에 대한 사회적 처분이 내려진다. 도쿄에서 쫓겼다는게 사실이예요?하는 후배들에게 머뭇거리며 답하는데 후배들은 완전 쿨하다고 영화 주인공 같다는 말로 이 모든 경찰의 수고를 다운그레이드 시킨다. 어른의 법에 의해 체포당했으나 또한 그 체포는 큰 의미는 없다고 톤다운시켜 우습게 만들어버린다. 히나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한다고 세계는 우리를 위해 존재한다고 일갈하던 바로 이전 챕터의 주인공의 박력은 어디가고 세계를 바꾸기보다는 그냥 나는 이 세계에서 문제 없는 존재라고 설정을 주기에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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