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뉴욕 특파원 윤주헌 기자의 오늘 사설에서
"하버드대 스티븐 월트 교수는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한국은 5년마다 정치적 입장이 달라지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한국이 동아시아에서 강력한 우방국인 것은 맞지만, 정치적으로 불안하고 100% 신뢰하기 어려운 국가라는 미국 조야(朝野)의 시각을고스란히 보여준다."
라고 했다.
1. 그러나 본인이 연구실 방문해서 딴 45일 전 광복80주년 기념 기사 그때 나도 읽었고 다시 찾아봤지만 그런 구절이 없었다. 설령 자기가 들었더라도 공식적으로 쓰지 않은 말을 지나가면서 뇌피셜로 던지는 것은 저널리스트 본연의 자세는 아니다. 독자가 기억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8.15 https://www.chosun.com/opinion/correspondent_column/2025/09/29/WLALOOKR7REQJO7JAASKJ2VNMI/

9.30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5/08/15/YYKSJC63LRBMBNTUDMKEE6X6FQ/
2. 전달방법은 곤란하더라도 내용은 유념할 부분이 있다. 한국정권의 기조가 5년마다 바뀐다고 생각하는 타자의 시각은 분명 존재한다. 예컨대 2년 전 언더스탠딩에서 한창 자극적으로 책 광고하던 북한 침공설 <이미 시작된 전쟁>에서도 한국정권에 대한 중국정부의 시각이 있었다
이 책 역시 앞의 기사와 마찬가지로 전달하는 메세지보다는 그 이면의 세밀한 디테일을 읽어내는 편이 현명한 독서다. A다! 이렇게 될 것이다! 라고 하는 표면의 주장보다는 뒷받침 근거에서 보여지는 파도의 출납을 관장하는 거대한 심층 해류를 읽어낼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예정된 전쟁>에서도 북침 시나리오는 구현되지 않았으나 그 앞부분의 전직 대통령 내용에 대한 분석에서 전승행사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중국정부에서 무엇이든 주려고 하였으나 아무 요구도 안해서 당황하고 그 결과 한국정부는 일관적인 전략이 없다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p30-34)
이때 남한 주도 통일도 선택지에 있었다는데 이때 결단을 내렸다면 탄허스님(呑虛 1913~1983)이 예언했던 "여자 임금이 나오고 3,4년 있다가 통일이 된다"는 말이 현실이 되었을지 모르는 일이다.
한국은 임기응변만 한다. 이에 대한 가장 큰 피해자는 정부 관료, 기업 담당자 등 개인이다. 예컨대 이번 프리즈도 계엄때문에
해외화랑에서 급변사태가 나면 미술품이 훼손, 도난될까봐 대거 취소해서 한국화랑을 사십 여군데 추가해 땜빵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제조업, GDP, 수출규모에 비해 금융시장이 너무 작은 구조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문제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좋은 점은 정당을 막론하고 위기 사태마다 시민의 힘으로 개혁하는 다이내믹이 있다는 것이고 해외에서는 이런 정치적 역동성을 부러워한다.
나쁜 점은 정책의 일관성 없이 땜빵만 하다가 장기적으로 더 큰 손해를 본다는 점이다. 이번 정권에서는 허가가 난 정책이 다음에는 뒤집어지는 일이 너무 빈번하니 투자금 회수가 장담이 되지 않아 단기투자에만 몰입하게 된다. 어떤 산업은 성장에 20-30년이 필요한데 그런 산업을 장기적으로 육성하기 힘들다.
F&B에서 대거로 식품 들여와서 반짝 홍보하는 엇비슷한 제품들(장어, 맛차 등), 성수동 팝업스토어, 투자캐피털 자금으로 수익보고 사라지는 대만왕카스테라, 주스, 탕후루, 마라탕 등만 가득하다. 이 역시 역동성인데
이러한 구조적 흐름 속에서 사람들은 나중에 생각해보며 없어지니까 있을 때 빨리 찾아가고, 홍보할 때 빨리 사먹는다. 좋은 점은 사람들이 트렌드와 유행에 매우 민감해지고 최첨단을 달리게 되는 것이다. 365일 아침을 간장 계란밥으로 일관적으로 먹는 일본인에 비하면 메뉴는 다양하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문화의 흐름이 빠르고 계속 변화해서 재밌다고 생각하는 외국인은 한국을 찾아온다. 인상주의 회화에서 그리는 유럽의 중세풍 평화로운 마을은 살기는 좋다. 그러나 어떤 유럽 청년은 어렸을 때부터 계속 똑같은 풍경에 질려서 한국을 오는 경우도 있다. 시즌별로 모든 게 다 바뀌어서 사는게 재밌다고 생각한다.
또 장점은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 어떻게든 상황에 맞춰서 서바이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역시 국가나 정부같은 우리의 최상위 기관이 우리의 운명을 결정할 수 없는 20세기 초의 격변 속에서 (일제, 한국전쟁) 배태된 어떻게든 살아남자는 생존전략이다. 기후가 바뀌어도 뿌리를 내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