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수정함


1. 연세우유 교보문고맛 크림빵이 대실패라고 말을 했는데 그정도는 아닌 것 같다. 장점이 있다.

처음에는 밥 먹고 디저트로 먹어서 먹을수록 너무 물렸다. 교보문고 시그니쳐 디퓨저 향기나 가을 마롱을 기대했는데 전혀 매치가 안됐다.


그런데 진한 커피와 함께 마셔보니 커피 프랄린 크림과 페어링이 좋다. 레드 와인이 스테이크의 기름을 씻어주듯, 와사비가 참치 기름을 속아내듯 계속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게 해준다.


북커버를 닮은 비스킷이라는 문구도 쌈마이 짜친다고 생각했지만

연세우유 편의점빵이 그동안 나이브하게 뇌없이 엑셀로 조합해오던 이 크림 저 크림의 천편일률적 조합에서 교보문고라는 

전혀 생각 못했던 아웃라이어적 아이디어를 들고왔다는 점은 상품기획자의 혁신이다.

생각을 추가함


2. 박찬욱 감독의 영화 <어쩔수가없다>에서 이미리(손예진 분)가 남편의 해고에 대응해 집안의 사적경제(오이코노미아)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감행하는데서 어렸을 때 아버지 사업파산을 경험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경험자만 알 수 있다. 어떤 불운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연속되는 불운의 시작이라는 것을


200억 굴리던 사람이 파산해서 알거지가 되는 일은 생각보다 빈번하다. 전략적 결정의 실패나 구조문제로 인해 같이 골프치던 김프로 최본부장 정사장이 어느 순간 모임에서 사라진다. 나락으로 굴러떨어진다.


아직 집도 있고 약간의 자산이 있을텐데데 현 생활을 유지하지 않고 테니스, 댄스, 넷플릭스 등 등 추가 지출부터 없애고 필수 지출만 남긴다. 집도 팔고 집 팔면서 매트리스도 추가로 끼워판다.


자산가치가 떨어지는 불황에는 현금보유가 답이다. 자산은 감가상각되고 고정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대출비는 감당할 수 없기에 매각이 답이다. 지금 파는 것이 가장 싸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남편의 해고로 인한 불확실한 미래, 소속감 미비로 인한 자존감 하락 이슈와 그에 이어지는 가정 불화,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지속적으로 필요한 교육비 등 몇 수 앞을 내다본 것이다. 사건이 생겼을 때 아직 정당성이 살아있을 때 빠르게 결단을 내려야한다. 정신없을 때 진행해야한다. 버티다가 나중에 하면 왜 옛날에 안하고 지금하냐고 오히려 구성원의 불만이 생긴다. 이 모두 유경험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어렸을 적 아버지 사업 파산으로 댄스 수업을 끊고 친구들과 유리되고 예고 무용학과 진학을 못했거나 하는 경험이 있었을 수도. (추측이다)


다만 아내의 구조조정은 남편의 구조조정과 다르다.


시투 리투 두 대형견을 부모에게 보내는 결정은 어쩔 수 없이 해고하니 알아서 살아라는 마초세계의 무책임한 내보냄이 아니라, 우리는 사정상 돌볼 수 없지만 그래도 믿을 만한 사람에게 맡기는 전근이다.


얼마든지 상황이 좋아지면 데려올 수 있다. 책상 빼서 손가락만 쪽쪽 빨게 하고 무시하는 게 아니다. 강아지 집은 남겨두고 아이들은 강아지 집에 누워서 체취를 맡으며 입양보낸 멤버들을 추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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