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리치의 일본 미학 읽었다.
미군 군무원으로 1946년에 일본에 왔다가 정착하기 시작해 컬럼비아대에 영문학을 잠깐 공부하러 간 시기를 제외하고 평생 일본에 살았던 도널드 리치는 1960년대부터 50여 년 동안 일본문화에 대해 에세이를 썼다.
첫 번째인 측면에서 보기(A Lateral View, 1992년 출판)는 1962-1989년에 쓴 에세이 모음이고
두 번째인 일부만 보기(Partial Views, 1995)는 없어서 사진에 없고
세 번째인 옆에서 봤음(Viewed Sideways, 2011년 출판)은 이전에 썼던 11편에 26편을 더했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교차 검증으로 아무리 세어도 이전에 수록된 에세이에서 11편 이상 가져왔는데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넘버링 틀리면 왕짜증)
한글 번역은 2007년에 나온 일본미학 소고 전체를 완역했다고 하는데 20번째 마지막 글꼭지를 제외하면 다 그전에 있던 에세이다.
영어도 명문에 인사이트도 많은 좋은 책인데 그중 특히
일본의 사회적 의례, 장식적 패턴, 문화적 형식, 마땅한 방법, 언어의 관용구, 디자인까지 형식미로 읽어내는 점이 재밌었다.

1962년의 일본의 형태(Japanese Shapes)라는 글의 일부다.
"일본 디자인의 집중도와 훌륭함은 놀라움을 안겨준다 (영어: Japanese design surprises, both in its extent범위와 and in its rightness짜임새)
일본인들은 자신들의 디자인이 좋은 것이라고 알아차리지 못했다. 전통 디자인은 그들의 눈에 띄지 않는다. 호기심 많은 우리 외국인들 눈에 더 잘 띈다.
우리에게 일본은 여전히 저만치 떨어져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우리는 일본 디자인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기능을 떼어놓고 보며 사물은 실용적이 아니라 형식적이다.
형식만으로 하나의 개체가 되고 거기에는 시각적인 특성만이 남는다.
(form follows function이라는 서양의 기능주의 미학탈피)
디자인은 또한 경제학의 문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