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인스타에 아모레퍼시픽 피드가 내게 떴다. 마크 브래드포드의 편집된 인터뷰 릴스였다.
https://www.instagram.com/reel/DN5EJ5djhpT/
2017년에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문라이트>의 주인공이 생각나는 분이었다. gonna be, a spot on 같은 표현에서 현대미국식 영어의 특징이 보이고, own의 낮은모음시작점, 피치변화와 리듬감, abstration의 tion이 거의 -shn으로 느낄 정도로 생략화된 발음을 통해 공식 흑인(아프리카계 미국인)영어의 특징이 읽힌다. 흑인슬랭인 이보닉스는 아니다.
릴스를 본 김에 생각나서 마크 브래드포드 전 감상평을 이어쓴다. 그때 쓰고 싶었던 이 전시의 장점에 대해서다. 전시장에서 많이들 넓은 공간감이나 반짝이고 예쁜 조형사진을 찍느라 바빠 보였으나 사실 주목할만한 부분은 캡션의 한영설명이었다. 전시장의 외형적 아름다움보다 전시기획의 내면적 지향이 작품들을 단단히 떠받치고 있는 개념적 척추였기 때문이다. 설명을 꼼꼼히 읽어보지 않으면 피상적인 소비에 불과한 것인데 반짝이는 예술작품은 다른 전시장에 얼마든지 많다.
대개 대화가 이렇게 흘러갈 것 같다. 아모레 잘 해놨네 역시 대기업이 좋아 돈 벌고 봐야해 중국 화장품 시장 덕분이잖아 와 넓고 예쁘다 얘 여기 지난 번에는 민화했었잖아 그것도 좋았다니까 그럼 우리 밥 먹으러 갈까? 여기 아모레 지하도 뭐 좋은 거 많고 아이파크도 있고 용리단길도 있어.
이렇게 전시경험이 끝나기에는 인종-젠더-경제적 불평등-도시공간적 소외라는 4중의 차별과 가장 소외된 자의 가장 대범한 문제의식과 퀴어의 윤리학이 함의하는 바를 놓치기에 아쉽다. 좀 더 풍부한 경험을 위해서는 작품별로 제공된 캡션을 꼼꼼히 읽어봐야하는 일이다. 원래 전시회에서는 캡션을 자세히 읽어야 좋다. 서서 읽고 보는, 문학-예술-역사-사회과학을 모두 아우르는 고품격 예술 활동의 정수다.
그런데 캡션의 두 언어 설명을 보면 영어에서 한국어로 직역하는게 아니라 한영 모두 정합적으로 짜임새 있게 설명이 다듬어져있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작품 설명 사진 2개에 주목할 부분을 하이라이트로 표시했다. 한국어에서 영어로 미번역한 부분, 추가한 부분 등이 보인다.


https://www.instagram.com/reel/DNaX9RGNo_O/?utm_source=ig_web_copy_link
인스타 마크 브래드포드 영상 옆에는 큐레이터의 전시 소개 영상도 있었다.

영국의 지식인과 상류층이 쓰는 RP(Received Pronuncation=표준발음)발음이 옅게 묻어난다.
이 큐레이터의 발음은 영국 상류층이 쓰는 BBC 영어 억양과 근접하면서 자연스럽다. t를 정확히, father의 a는 /ɑː/로 길게, 마지막 r은 생략하는(non-rhotic이라고 한다)특징이 있다.
나아가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movement에서 v 앞의 o를 늘리고 e는 거의 들리지 않아 뮤-브ㅁㄴ트처럼 들리고 activities가 미국식 액티비리가 아니라 아-ㄱ티비티로 들린다.
그보다 더 윗 서열의 왕족Posh accent를 굉장히 잘 쓰는 (내가 아는 범위에서) 유일한 한국인은 아리랑TV의 권주현 아나운서인데 한국인 중에는 최고지만 다소 연극적이고 과장된 부분이 있어서 전달이 중요한 TV뉴스의 톤앤매너와는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 말하자면 사극톤으로 뉴스진행을 한다랄까.
https://www.youtube.com/@kwonana
영화 <승부>의 이창호 아역은 목포에서 너무 짙은 전라도 억양을 쓰는데 이는 현지인들이 듣기에는 자연스럽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누구도 시험영어 청취성우가 하듯이 발음하지는 않으니까.
2010년대에 서강대생들이 만든 유학생 교포 활용 영어회화 플랫폼 스터디서치에서도 이런 RP 영국영어를 쓰는 사람이 있었다. 옥스포드에서 정치경제를 공부했다는 Jo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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