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박서보재단 차고 옆 엘베가 있는 자투리공간을 사용한 전시실 26sqm.

여기서 전시한 작가는 다른 강소 갤러리에서도 주목하곤한다. 예컨대 김찬송(파이프) 김진희(디스위켄드룸) 등

9월부터는 이근민 작가 작품이 걸렸다.



이근민, Psychiatrist’s Head, 2023, Oil on canvas, 100x100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es Projects, Seoul



이근민, Body Construction, 2023, Oil on canvas, 227x182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es Projects, Seoul



전시 기획한 박승호의 글이 인상적어서 공유한다


이근민의 회화는 환각의 잔상과 신체의 내면을 감각적으로 역산(逆算)하는 언어다. 그의 캔버스에는 비정형의 장기, 내장의 덩어리, 혹은 분절된 사지의 파편들이 떠다닌다. 화폭은 낯선 생물의 표피처럼 박동한다. 


어떤 작품에서는 상처 입은 조직처럼 들쑥날쑥한 붉은 덩어리들이 꿈틀대고, 또 어떤 작품에서는 응시하는 눈망울들이 해체된 육체 사이에서 고립되어 떠돈다. 색채는 육혈색과 냉색 사이를 진동하며, 마치 감정의 체온을 기록하듯 변증법적으로 배치된다. 피와 살의 기운, 병적인 아름다움, 차가운 감정의 응고가 동일한 화면에서 교차하고 겹쳐진다.

이 형상들은 인체의 해부학적 재현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오히려, 신체가 감당할 수 없는 심리적 중압과 이름 붙여지지 못한 고통을 부유하는 형태로 시각화하는 데 집중하며 감각의 주체, 그 ‘고통받는 자아’를 지속적으로 호출한다. 작업의 발아점은 개인적인 병력, 그 중에서도 경계성 인격장애와 그로 인한 환각의 경험이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고백적 언어로 끌어오는 대신, 재현 불가능한 감각을 시각적 징후로 환기시킨다.


https://parkseobofoundation.org/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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