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후 열흘만에 300만명을 넘어 역대 일본애니 국내 흥행기록 4위라는 신기록 했다는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원작 만화로는 대략 16권 139화(혹은 137화)에서 18권 157화 5페이지, 도우마 2차전 직전, 길고 긴 아카자 회상신 전에 끊긴다. TVA 합동강화훈련편에서 오야카타사마(우부야시키 카가야)의 함정 자폭으로 시즌을 끝내고 상현4에 의해 무한성편으로 떨어지며 영화는 시작한다.


원작에서 애니화가 되었을 때 돋보이는 것은 작화다. 유포테이블이 큰 일을 했다. 그러나 스토리 몰입도는 다소 떨어진다. 너무 길기 때문. 두 가지 이유에 의해 지루함이 생기는데, 원작팬을 의식한 나머지 만화를 그대로 영상화하는데 주력해 영화문법에 어긋나있어 회상신이 너무 길고 액션에 몰입할라치면 다시 회상신이 나와서 집중의 리듬이 끊긴다. 주간연재의 플로우와 기승전결의 영화는 엄연히 다른 법이지만 만화가 우선했다. 호불호가 갈릴테다. 


오니는 적이지만 모두 나름의 처절한 속사정이 있었다를 강조하기 위한 회상신은 영화 <댓글부대>나 <노나없>처럼 악인에게 서사를 주지말라는 트렌드와는 대척점에 있다. 빌런의 과거사(특히 트라우마)에 공감을 하면 그의 현재 잘못된 행동에 너그러워진다.


가난해서 어쩔 수 없이 환락가에서 살아야했던 다키와 규타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무도인 아카자에게는 공감을 많이 할 수 있다. 물론 신처럼 받들여져 자라난 도우마처럼 공감 못할 부류도 있다.


그런데 이 모두 오니의 캐릭터를 풍부하게 만들기 위한 전략이지만 비틀어 읽으면 이는 악인의 서사에 동조하는 스톡홀름 증후군이다. 오니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사정에 대한 공감이 그들의 잔인한 인간살해와 신체훼손에 대한 윤리적 책임을 무마한다. 픽션의 세계라 허용된다고 넘어가더라도 생각해볼 문제다


오히려 귀칼로 인해 이런 이슈를 더 생각해볼 수 있으니 좋지 않은가. 좋은 작품은 보고나서 질문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한자 음독에 대한 이야기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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