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에서 스레드 협찬 리뷰 DM을 보냈다. 마음은 고맙지만 거절했다.


일단 원서로 조금 읽었던 책이라 이미 알고 있었고

무엇보다 돈 받고 리뷰 안하기 때문이다.

금전이 오가게 되면 편애가 붙고 비판은 무뎌지며

이런 타협이 지속되면 감식안이 떨어지게 되어있다.

언젠간 독자들도 알게 된다.

모든 평가는 내돈내산이 원칙이다.

그래야 나도 자유로울 수 있다.

(그리고 영화는 평점을 주지 않는다.)


물론 쉽게 생각하면 번역서 한 권 꽁짜로 받는 것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내 스스로 정한 윤리적 기준에 의해 타협하지 않는다.


내가 하고 싶을 때 쓰는 글과 청탁받아 쓰는 글은 글 맛에서 다르고 독자들은 다 안다.


어쨌든 내가 이미 사두고 조금 읽었던 책이니 소개를 해보자면 이렇다.


책은 프린스턴대 동아시아학부를 나온 비앙카 보스커라는 전업작가의 책이다. 작년 상반기에 나온 원서가 이번에 번역된다. 이미 워싱턴포스트와 굿리즈 등에서 보고 사두고 조금 읽었었다.


갤러리와 작가 스튜디오에서 직접 일해보는 인류학적 필드워크를 통해 컨템포러리 아트신의 화려한 겉모습 뒤에 감춰진 큐레이터들의 저임금 노동, 평론계의 폐쇄적 언어, 팔릴만한 작가들을 포장해내는 미술시장의 위선을 드러내는 에세이형 탐험기다. 


내부자의 시선으로 접근해 동시대 미술계의 배타성과 위선을 풍자적이고 흥미롭게 드러낸다. 일단 영문글이 통통 튀어서 맛깔나고, 저자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이고 생생한 사례가 많아 몰입도가 높다. (물론 상당히 많은 고유명사와 진실은 쳐내야했을 것이다)


미술이 사회적 자본과 계급을 드러낸다는 점을 현장성있게 드러내지만 어쨌든 비판 대상이 지나치게 엘리트 수집가나 부유한 갤러리에 집중되어 공공미술이라든지 미술계 전체의 복합적 면모가 충분히 다뤄지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책 표지의 마케팅 문구를 보니 뜻하지 않게 낙양의 지가를 올린 <나는 메트로폴리탄의 경비원입니다>과 연속성을 잇고 싶어하는 듯하다. 물론 나는 다른 부분들이 더 재밌었지만.


https://www.washingtonpost.com/books/2024/01/30/bianca-bosker-get-picture-review/


https://www.goodreads.com/book/show/156741696-get-the-pi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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