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문화부 출판팀장 곽아람기자의 어제 칼럼에서 이런 표현이 눈에 띈다.
https://www.chosun.com/culture-life/book/2025/07/19/NE2CVJQG3VABVMI2YLCZZV442E/
“관찰한 바에 따르면 현재 라디오를 듣는 사람 중 다수는 ‘미처 이탈하지 못한 자’들이다. 오래전부터 라디오를 듣는 게 습관이 되었고 다른 오디오 콘텐츠의 존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분들. 한마디로 듣던 걸 계속 듣는 분들이다.”
라디오 PD 최다은의 에세이 ‘비효율의 사랑’(김영사)을 읽다가 이 구절에 밑줄을 그었습니다. 유튜브 등 수많은 콘텐츠가 범람하는 가운데 아직도 책을 읽는 사람들 역시, ‘미처 이탈하지 못한 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독서가 오랜 습관이 되어 ‘읽던 걸 계속 읽는 사람들’ 말이지요.
10여 년쯤 전엔 20~30대 여성이 출판 시장의 ‘큰손’이라고 했었는데, 요즘은 30~40대 여성들이 주 독자층입니다. 읽던 이들이 계속 읽는 셈이죠. 앞으로 10년 후엔 40~50대 여성이 서점가의 주 구매층이 되지 않을까요?
이런 방식으로 생각하자면
70년대 최신 기기였던 라디오를 듣는 한 세대가 그대로 나이가 들어 70대에도 라디오를 듣고
00년대 책을 읽는 큰 손이 2025년에도 2050년에도 책을 읽는다면
2020년에 유투브를 보는 이들은 2040년에 메타버스 홀로그램으로 옮겨갈 것인지 계속 구식 갤럭시 S25 스마트폰에 매여있을 것인지
80년대 카세트 플레이어 90년대 CD 플레이어와 00년대 mp3플레이어를 지나 이제 스마트폰으로 옮겨갔고
휴대용 카메라는 폴라로이드에서 캐논을 지나 스마트폰으로 대동단결했다.
어떤 시청각 매체는 진화를 해서 기존 향유층을 흡수하는데
책만 그 매체 자체에 고정되고 있는 것 같다. 4천 년 동안. 그만큼 책이라는 형식 자체가 완성되었다는 뜻일 수도.
신간 쓰는 인간이 출판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