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창 누크에 다녀왔다. 어디서 봤다 싶었더니 뉴스프링에서 본 오종 작가다. 미니멀한 선과 섬세한 설치와 조명을 통해 공간에 대해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구축하고 있는 작가다. 안규철과는 다른 방식으로.
누크 디렉터님 왈 2017년에 뉴욕에 갔는데 막스 스트라우스 갤러리에서 오종 작가의 단체전이 인상적이었고 본인도 한국에서도 개인전하고 싶다고 해서 누크에서 초대했다고 한다. 그렇게 한국에 알려져 이후 2018년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인전까지 이어졌다. 훌륭한 갤러리의 안목이 장래성 있는 작가를 입도선매한 기록이다.
지난 5월의 전시는 공간을 분할하고 생성하는 가구의 선과 테두리에 주목했다. 이번 7월의 전시는 점, 선, 면의 균형과 비율에 대해 주목한다. 별도의 사랑채에 마련된 조명 설치는 전시제목처럼 별자리를 상징하는 것 같다. 어두운 공간 속 미야지마 타츠오의 LED를 보러 들어가는 듯하면서 저 멀리에서 별처럼 밝게 우리를 향해 빛나고 있다.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다. 미니멀이란 바로 이러한 것이라고 방증하는 듯. 선 하나로 공간미를 산뜻하게 돋운다. 레스 이즈 모어다. 밤하늘 별자리 선 하나를 상상으로 잇는 순간 광막한 우주의 저편의 항성이 내게 다가올 수 있듯이 오종 작가의 간결하고 기하학적인 선 하나로 공간의 울림이 내게 전해진다.
보는 위치와 각도에 따라 다른 모습이 보인다는 점에서 조각이며, 공간에 LED빛을 배치하거나 정확히 계산된 위치에 자석과 추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설치예술이며, 평면 위의 선 하나로만 승부한다는 점에서 회화이자 현대예술이다.
오종 작가의 작품을 보다 잘 배치하기 위해 페인트칠을 다시 하고 조명을 새로 설치했다고 한다. 확실히 공간의 인상이 이전과 다르다.

한남 뉴스프링프로젝트 오종x덴마크 폴 케홀름 가구 <테두리의 시간> 5.13-6.6
평창 갤러리누크 오종 개인전 <여름 삼각형> 7.4-7.26
문득 생각났는데 북촌 호아드 데스크 위 조명의 라인도 오종의 선과 비슷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