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일본미술 네 가지 시선 기획전 연계강연에서 인상깊었던 점

도쿄국립박물관 공예실장 이노쿠마 가네키(猪熊兼樹)


1. 칠공예 1년 전시 기간이 정해져있다. 도쿄국박의 전시분량을 서울에서 할애하고 있는데 생색내는게 아니라 그정도로 중요한 보물을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2. 가을풀무늬 고소데 옷도 일본에서와 달리 굉장히 가까이서 볼 수 있게 되어있다.


3. 스즈리바코(벼루상자) 설명하는데

세로24.8cm 가로 22.9cm 높이5.1cm라고 표현했다.

정사각형에서 "세로가 약간 더 긴 형태"라고 하는 디테일이 훌륭했다.

사소해보이지만 조형을 깊고 지긋이 바라보는 이만 표현할 수 있는 문구다.


4. 장식에 풀베개와 숨어있는 은박의 다섯 글자로 수많은 와카 중에 이 싯구를 특정해낼 수 있다.


5. 공예품의 장식설명에 그치지 않고 아와레라는 미의식까지 연결짓는 설명방식이 좋았다. 물성있는 미술품의 아주 작은 디테일로 그 시대의 관념사, 지성사까지  연결지었다. 1층으로 들어가 2층에서 나오는 듯한 기분이 들고 역사적 시각이 확장되며, 뇌가 쫄깃쫄깃해진다. 미시로 거시를 설명하는 이런 설명을 들으면 가슴이 웅장해진다. 웅장웅장.


6. 아와레는 현대는 불쌍하다는 의미이나 헤이안시대에는 자연 앞에서 느끼는 감정을 이른다. 자연 앞에서 아무 감정도 못 느끼면 마음이 없다고 표현했다. 그 감정은 애잔함 쓸쓸함 무상함 등 수많은 감정을 포함한다. 자연의 변화 앞에서 느끼는 수많은 복합적인 감정인 것이다.


7. 그 아와레라는 감정이 이 벼루상자의 장식에 기능적으로도 심미적으로도 표현되어있다. 이를 초심자 대중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플로우로 전달했다.


벼루상자의 디테일 설명→이 디테일을 이해하기 위해 잠시 와카설명→와카 이해 위한 57577싯구 설명 및 예시→만요슈부터 시작하는 일본시전통 설명→그 와카의 아와레 미의식 설명→범위를 좁혀 그 미의식으로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와카슈 예시와 그 싯구에 표현된 아와레 설명→전시 작품의 아와레 예시 설명→최종적으로 발표주제인 마키에 벼루상자로 돌아가 종합적 설명, 요약 및 결론


아주 스무스하고 유머러스한 강연이었다


8. 작품을 설명하는 그의 모습에서 오타쿠가 보였다. 나쁜 말이 아니다. 취미에 대한 순수한 사랑이라는 의미에서 덕질. 미술품을 덕질하고 애정하는 오타쿠라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예술이든 공부든 금전적 이득, 출세, 승진 등 개인적 영달에 도움되서 하지 그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이 드문데, 일본에는 누가 뭐라 하든 내가 좋아서 무언가에 탐닉하는 사람이 있어 보인다. 물론 이는 안정적 사회시스템, 낮은 물가가 뒷받침되어야하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다 큰 강연자에게서 어린이 표정이 보였다



https://researchmap.jp/read0162657


https://nrid.nii.ac.jp/ja/nrid/1000030416557/


https://webarchives.tnm.jp/researcher/personal?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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