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혜화역 아르코 미술관에 다녀왔다.
전시 기획은 거창하다. 탈-인류세, 지역 토착민의 장소성, 근대적 세계인식의 극복, 인간중심이 아닌 비인간, 비유기적 존재를 모두 포함하는 행성적 관점, 대만학제간 리서치 플랫폼과 협업 등
모두 시의적절한 테마인데 다소 과유불급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고 싶은 게 많은 초년 기획자일까 싶다. 물론 열정은 탄복할만하다. 하나하나가 박사논문 주제일정도로 다 중량감이 있다.
2층의 지질학적 베이커리가 가장 인스타그래머블하다.

작가가 안데스 산맥을 여행하면서 본 산의 절단면이 빵의 절단면과 비슷하다고 생각해 빵을 실제로 구워 지질에 비유해서 전시해두었다.
"최초의 마들렌은 진짜 조개껍질에 구웠으리라!"하고 정말 조개껍질 위에 구운 마들렌
마트료슈카 인형처럼 빵 안의 빵을 만들어놓은 한 원자 속의 우주
빵을 이쑤시개로 연결해 분자구조식처럼 만들고 고분자빵
도시지질학의 분자빵: 각기 다른 침수율의 보도블럭빵
버터를 유황가루에 비유
배식대 위의 현무암 등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