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204476.html



신문의 논설(칼럼)과 건축의 기둥(칼럼)이라는 동음이의어를 사용해

각각 문자문화와 문화유적에 비유한 정말 깔끔하고 좋은, 오늘자 기사

숙독을 요한다



(중략)

책과 신문이 사망 선고를 받았다고 죽은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문명사적 변화의 초기에는 그 효과를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과도기가 의외로 길 수 있다는 것도 별로 의식하지 않는다. 어쨌든 그 시기는 언젠가 이별하게 될 책과 신문이 남기고 갈 보석 같은 말을 직접 들을 마지막 기회다. 어떤 존재든 소실의 순간이 가까워지면 들어둘 만한 소리를 많이 전하는 법이다.


(중략)

나는 레거시 미디어를 오히려 ‘미래의 유산’을 남길 매체라는 뜻으로 새긴다. 문명사적 과도기에7 스스로 소실을 인정하는 비극적 품위를 잃지 않고 성실히 노동하는 사람들이 있다. 세월이 흘러 미래 세대는 문자문화의 유적지에 수직으로 서서 죽은, 그래서 의미가 소생하는 칼럼들을 보게 될 것이다. 오늘도 신문 칼럼니스트들은 미래 유적을 남기는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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