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일이 번역한 다케우치 요시미 관련 저서는 다 읽었다. 이론과 실천의 두 날개로 나는 지성인이 드문데 그래도 윤여일이 그 한 예시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가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박사학위 취득 이후 10년간을 살아왔는지 알 것 같다.


어떤 순간이 있다. 낙뢰를 맞는 것처럼, 자신의 인생에 하나의 분기점이 될만한 그런 순간.

무라카미 하루키가 야구를 보다가 소설가가 되어야지 하고 마음을 먹게 된 몇 초의 찰나일 수도 있고

제3세계 봉사활동을 가서 그들을 위해 평생을 바쳐야지 하고 마음을 먹게 된 1개월의 경험이 수도 있고

재미로 시작한 유투브가 하다보니 실버버튼을 받고 먹거리가 되는 경우도 있다


윤여일의 경우는 수유+너머의 집단토론 경험일 것 같다. 그에 더해 생계를 위해 해야만 했던 논술학원 강사 (대중전달력).

책은 수유+너머의 경험에 대한 찬사와 레거시, 그리고 교토의 산맥모임 같은 비슷한 장시간 토론학습의 외국변주 같은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대학원 강의나 그가 무의미하다고 비판하는 학술대회보다 이런 사적 모임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고 그는 내내 설파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그 이후로도 그와 비슷한 무언가가 있을까? 그리고 그가 꼽는 멤버들 중 그를 포함해 많은 이들은 아카데미아에 교수로서 정규직 취직했는데 그 한 때의 열정을 지속할만한 공간이 또 있을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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