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5가역에 있는 두산갤러리에 다녀왔다


홍이현숙의 퍼포먼스 영상이 눈길을 끈다. 횡단보도를 건너 길을 가려는 행인의 앞을 가로막고 세월호 미수습자 피켓을 들이미는 4분 남짓의 영상이다. 물론 무심히 지나치려는 검은 양복 입은 남성도 퍼포머인데 작가가 집요하게 피켓을 봐달라고 따라오면서 눈앞에 들이미는 것을 계속 뚫고 지나가려고 한다. 무엇이든 뚫는 창과 무엇이든 막는 방패 모순의 고사가 따로없다. 그러다가 갑자기 왈츠가 나오더니 둘은 리듬에 맞춰 댄스를 추다가 곡이 끝나면서 각자의 길을 간다. 정치 메시지에 대한 적극 지지자와 적극 거부자의 상반된 반응을 표현한 위트있는 작품이다


북서울 시립미술관에서 올해 상반기에 라이벌전으로 홍이현숙 예술가를 집중 조명한 바 있는데 그때도 석불을 락클라이밍하며 매우 꼼꼼히 만지는 모습이라든지 여호와 증인신도인 엄마와 동생에 이끌려 집회를 가서 찍은 영상이라든지 인상적인 퍼포먼스가 많았다. 정치적인 것에 대한 문제의식과 대상에 대한 끈덕짐이 특징

홍이현숙 〈손 팻말 시위(피케팅)〉(201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