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램덩크 드디어 읽기 시작했다
1화부터 4화까지 흐름이 좋다.
이미 대작이 될만한 잠재력은 초반에 증명이 되었다. 원피스나 나루토처럼 시작 흡입력이 좋고 설득력이 있으며 작화가 좋고 세계관의 비밀을 제시하는 순서가 부드럽다.
농구. 여자친구. 사고뭉치에 직진하는 성격. 최대 라이벌. 그리고 고교생에게 전부라고 할 수 있는 여자친구와 그녀의 비밀-바로 주장이 바로 오빠라는 사실.
특히 슬램덩크는 진지(구체적인 작화)와 병맛(캐리커쳐적 표현) 사이를 자유롭게 드나드는 점이 눈에 띈다. 게다가 얼굴 각도에 따라서도 원래 얼굴이 과하게 바뀌지 않는다. 어떤 만화는 옆얼굴 45도 얼굴 등이 너무 달라서 인물의 시각적 연속성이 부족해 몰입도를 떨어뜨리는데 슬램덩크는 덜한 편이다. 특히 전환이 깔끔하고 효율적이다.
교실에서 여학생들-체육관의 남학생들
농구부 주장이라고? - 백호와 치수의 겨루기 12컷(1페이지 후) - 바로 우리 오빠야! -이 고릴라야!
정상적인 상황이면 채소연 친구들은 농구부 주장이 친구 오빠인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 체육관에서 농구부 주장과 시합하고 있대! 가 아니라
소연아 지금 오빠랑 빨간머리애가 시합하고 있대! 라고 해야 정확하다.
친한 순서대로 먼저 정보를 전달하고, 나중에 알게 된 사람은 익숙하지 않은 이름대신 신체특징으로 지칭하기 마련이니까.
또한 소연이도 친구들이 농구부 주장이라고 말한 순간, "오빠가?"라고 말해야 정상이다. "농구부 주장이?"이라고 되묻는 게 아니라.
예를 들어 엄마의 이름이 지영이고 기업 부장이라고 했을 때, 누가 지영부장님이 차사고 나셔서 전화드립니다, 라고 하면 부장님이? 라고 하지는 않는 것처럼
저자는 일부러 이 정보를 12컷 이후로 지연시키고 중간에 승부장면을 삽입함으로써 영화적 효과를 주었다. 농구부 주장이라고? 우리 오빠잖아! 하고 농구신을 넣는 것과 중간에 삽입하는 것 중 어떤게 더 영화적 연출이 좋은지는 두말할 나위 없다
작가의 의도적인 연출이고 천재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