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만 머핀에 다녀왔다.오늘 오픈한 전시제목은 Nemo.


라틴어로 ne(not+homo(human)을 합성한 말로 아무도 아니라는 말이다.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finding nemo)의 니모도 바로 그 니모다. 영어식 발음은 미모고 라틴어발음은 네모로 다를 뿐. 사각형 네모 아니다. 아무도 아닌 네모는 네모난 사각형 바로 네모난 턱을 한 니母는 아무도 아닌 사람 세모네모 세로네로 네로는 검은 고양이 흉폭한 로마황제 네모난 도시를 방화하는 니모 아니 그만하라구


전시는 무난했다. 근처 페이스의 터렐전이 열릴 때 미니멀하고 명상적인 감상을 하러 오기 좋다. 복잡한 네러티브가 없는 심플한 전시다. 사람에 따라 누구는 SNS사진 이상으로 볼 것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더러는 배치된 작품의 순서에서 전시의도를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윤형근의 굵직한 무채색 곡선에서 스탠리 위트니의 크레용 연필로 깨발랄하게 그린 스케치선을 지나 채색 색면추상으로 시감이 넓어지고 맥아서 비니언에 이르러 악보 바탕의 채색 그리드로, 다시 명상적 정상화에 다다르는 동선이다.


이러한 이동루트에는 선명한 의도가 느껴진다. 점집합인 수직선이 수평선을 만나 격자형태로 면이 되고 바탕의 돌출된 표면감에 따라 입체까지 1D에서 2D, 3D까지 차원이 달라진다. 단순한 기하학적 조형성을 느끼면서 한 단계 진화한다. 다른 작가도 있었는데 윤형근과 정상화를 위트니를 비녕과 한 장소에 배치함으로써 표면의 물성, 선과 면의 구획성, 그리고 less is more의 미니멀한 화면을 통한, 신성성을 제거한 보통사람의 명상을 의도했다. 그러니까 로스코나 김환기나 일부 색면추상화가처럼 그림을 보면서 종교나 역사문화가 같이 따라끌려오고 설명이 덕지덕지 덧붙여지는 그런 그림이 아닌 것이다.


물론 기계적인 격자구조는 아니다. 같은 크기의 네모(네모?? 앗 안돼 입을 가려야 읍읍)를 붙여넣는 반복작업에서는 노동집약적 그림노동의 숭고함과 창의성이 있다. 그리고 화면에 번짐과 울림과 돌출을 풍부하게 사용해서 보는 맛을 색다르게 강화했다. 다채로운 컬러는 증강된 시각언어이고 선과 색의 운용은 작가의 관절과 근육이 나름의 방식으로 훈련한 결과물이다. 그 시간과 노력은 결과물에 정렬되어 있고 마치 과학자처럼 최종상태에서 사물의 원리와 자연의 의도를 추론해야한다. 과정은 어떠하였나..


모든 작품이 각기 매력이 있다. 마치 동양수묵화의 도끼찍어 내리는 붓의 필법으로 산세외 암석을 그리는 부벽준같은 컬러 팔레트도 있고 격자와 추상이 공존하기도 한다. 창살을 닮은 그리드가 있는데 운무처럼 살짝만 느껴지고 해바라기 노란색의 화면에 추상성과 질감만 강조되는 작품도 있다.


이리 썼으니 누구는 가서 보겠지 그러나 누구는 이게 전부라고 이해하고 다른 더 좋은 전시 보러가기 위해 시간을 아낄 수도 있겠다. 전시는 작가를 아무도 아닌 자, 니모로 지우고 작품만 보여주었다. 그러니 복잡한 생각과 번잡한 미술사지식은 버리고 군중 속에 녹아들어 나도 아무도 아닌 자가 되어 있는 작품 그대로 감상하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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