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프린스턴대, 예일대 대학출판사 책 떨이세일할 때 산 책인데 생각난 김에 다시 읽어봅니다.


2차대전때 미국정부에 고용되어 전략사무국(OSS)에 제출한 마르쿠제, 노이만, 키르하이머 등 프랑크푸르트학파의 구성원의 업무보고서를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사상적 흐름 속에 위치시키고 재구성해보는 책입니다. 보고서 번역 편집본의 1차 사료이기 때문에 읽으셨을 가능성이 없지만, 2차 해석서를 쓸 때는 반드시 참조해야하는 책이죠. 역사가에게 있서 1차사료는 카페의 커피머신 같은 필수재, 공장의 기계같은 설비시설같은 역할입니다.


전쟁 중 수집된 정보분석을 하는 과정이 나치박해를 피해 망명한 독일계 유대인 학자 세 명에게 사상의 형성과 발전의 불쏘씨개 역할을 해주었다는 게 제 인상입니다. 특히 1940년대 마르쿠제의 나치 독일에 대한 분석과 이해를 읽으면 그가 이후 1960년대에 급진적 아이콘으로 떠오르게 되는 과정에서 중심테마로 자리잡게 될 문제를 어떻게 선취하고 있었는지를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하버마스나 니클라스 루만 같은 이후 세대의 글에서 보이는 사회시스템 전체에 대한 구조적, 메타인지적 견해의 (지금도 별로 바뀌지 않은) 초창기 버전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방법론과 이론이 당면한 구체적 현실분석(도표 등)과 결합되어 히틀러의 제3제국에서 자본, 기술, 군국주의, 정치, 문화, 반유대주의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대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나치즘을 하나의 사회경제적 체제로서 상세히 분석하고 나치즘에서 반유대주의가 수행하는 역할을 규명하며 전후 독일을 사회주의적 경제체제를 갖춘 민주주의 정치 체제로 재건하기 위한 일관된 구상을 만듭니다.


마르쿠제 등의 일원이 독일 파시즘에 효과적으로 맞서기 위한 대응방안을 구체적인 제시한 이 로메테리얼들은 프랑크푸르트학파 비판이론에 대한 흥미로운 창을 열어주죠.


비단 대전중 뿐 아니라 후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예컨대 탈나치화와 뉘른베르크 재판준비를 포함한 전후 연합군 정책 수립에 기여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마르쿠제와 다른 두 명의 행보가 달랐고 달랐기에 다른 독해와 평가가 가능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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