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희 북쪽 끝자락, 홍제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아터테인에 다녀왔다. SNS친구가 애타게 가고 싶었으나 기어코 이르지 못한 꿈의 엘도라도. 오늘로 그 입구가 닫힌 신바드의 동굴이다.
그 동굴의 입구엔 박동원 작가의 지진체험에서 영감받은 사운드스케이프 설치작품이 있고 낮은 적벽돌의 옛 빌라건물 뒤의 반지하로 내려가면 작가 5명의 회화작품을 볼 수 있다.
90년대 건물에 인테리어를 리모델링해 만든 갤러리 안에 검은 대형 댕댕이가 더위를 피해 혀를 내밀고 헐떡이는 풍경 위로 젊은 작가의 캔버스가 보이고 그 시각의 틈 사이로 로파이 음악이 흘러나오는 느낌이 마치 힙한 홍대상수가 평화로운 섭울반으로 번진 것 같다.
까마귀 인간, 물성 반복 실험, 구체성을 배제한 기억의 순간, 이미지의 재조립, 내적 감각의 시각화.
인사나 청담에서 볼 수 있는 그림은 아니다. 홍대 합당 상수 성수 연희 연남의 느낌이다. 일러스트와 페인팅, 디자인과 회화가 교차하는 영한 느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