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품아의 동탄 신도시를 다녀왔다. 부동산 용어로 진단된 동탄, 지도로 읽는 동탄과 실제 가서 보는 느낌은 다르다.
좌우간격 나란히! 하듯 가지런히 들어선 아파트단지에, 펜데믹기간에 사회적거리두기를 반영하는가 널찍한 도로 폭에, 부족한 대중교통 인프라를 보완하기 위한 전동모빌리티가 모내기판처럼 도로 구석에 아웅다웅 모여있다.
반석산을 중심으로 호를 그리는 도로풍경이 특징이다. 아파트빌딩 프레임안에 산과 호수를 차경으로 불러와 가두었다.

업그레이드 버전의 일산이다. 물리적 거리는 멀어도 경부고속을 타고 강남과 동탄이 50분 내외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서울 내부 교통의 수혜를 입지 못한 쌍문동, 오금동, 신림에 살아 불편하게 인서울하는 것보다 통근을 감수하고 사는게 낫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다행히도 버스는 전용차선으로 질주하고 승객은 숏폼과 OTT가 동반자가 되어 매일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과 어깨를 맞대는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같은 동네 사는 사람이 어찌 이리 많은 것인지 매일 다른 얼굴이다. 바로 옆에 앉은 사람의 신체는 물리적으로 가까워도 심리적으로는 멀고, 스크린에 보이는 셀레브리티의 얼굴은 물리적으로 멀어도 심리적으로 가깝다.
마치 런던-파리에 소요되는 시간, 파리에서 파리광역도시권 메트로폴 인터꼬뮌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비슷한 것과 같다. 교통은 점과 점, 노드와 노드의 연결만 의미있고 허브를 제외한 그리드는 잊혀지거나 허브에 흡수된다. 부울경, 창원김해, 세종대전의 어쩔 수 없는 생존전략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