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1년생 위스콘신 밀워키출신의 레이 매츠커Ray Metzker의 1980-1981년 필라델피아에서 찍은 도시 휘파람 연작이다
City Whispers, Philadelphia, 1980-81 © Estate Ray K. Metzker / Courtesy les Douches la Galerie, Paris.

레이 메츠커의 사진은 벽과 그림자가 맞닿은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다. 라파엘로 작품에서 명암은 장엄하고 극적인 효과를 준다면 빛의 시인 레이의 작품에서 빛은 소리 없이 시나브로 스미듯 내려앉는다
건조한 도시 공간에 낙하한 햇살은 렌즈를 투과해 건물 위를 길게 매만지고 지나가 마치 도시의 속내를 스르륵 드러내는 듯하다. 철문 한 켠에 우두커니 서 있는 흡연자가 그림자의 틈 사이로 고즈넉하게 깃들어 고요한 울림을 머금고, 사르르 감도는 정적 속 낯선 온기가 스며들어 일견 사진이 비어 있는 것 같아도 사실 가득 찬 틈을 빛으로 적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