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s://ropac.net/exhibitions/744-tom-sachs-picasso/
1. 한남에 있는 타데우스 로팍에서 알바로 배링턴 전시를 마치고 4월 29일부터 Tom Sachs전을 한다.
이 지역은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 바톤, 두아르트 스퀘이라, PBG한남 등과 함께 묶어서 가면 좋다.
현대카드 주최로 동대문 DDP에서 4.25부터 하는 Tom Sachs전과 일정을 맞춰서 여는 것 같다.
시각디자인 좋아하는 분들은 스케쥴링해놓으시길. DDP와 한남의 순천향대병원은 버스로 왔다갔다하기 편하다
공식명은 톰 삭스이고 톰 색스라고도 읽고, 유러피안은 잭스라고 읽을 것이다. 나는 삭스 색스 그냥 섞어서 사용한다.
https://www.hyundai.co.kr/news/CONT0000000000170064

https://ddp.or.kr/index.html?menuno=240&siteno=2&bbsno=551&boardno=15&bbstopno=551&act=view&subno=2

https://www.hyundai.co.kr/news/CONT0000000000170064
2. 66년생 뉴욕출신의 현대미술 작가이자 조각가인 톰 삭스는 정리 정돈의 미학인 놀링(knolling)을 창작철학으로 삼는다.
놀링은 프랭크 게리의 가구 공방에서 일하던 잡역부(janitor) 앤드류 크로멜로우가 도구들을 90도 각도로 가지런히 정리하며 사용한 용어로 톰 색스는 이 철학을 물려받아 “항상 놀링하라 (Always Be Knolling, ABK)”는 구호로 좌우명으로 삼는다. 도구, 재료, 가구 등을 각을 맞춰 배열하는 놀링 행위는 그의 조형물에서 다수 확인된다.
(이상 놀링에 대한 정보는 위키에서 읽었음 : https://en.wikipedia.org/wiki/Tom_Sachs)
예를 들어 놀링 행위, 놀링 정리는 이런 것이다.


인크레더블 영화 1편에서도 회사 상사와 디자이너가 이런 식으로 테이블 위에 펜을 가지런히 정리하는 장면이 있었다.
3. 아래 설명은 영어를 한국어로 번역해 보았다. 일부는 영어를 병기해둠. 원뜻을 함께 이해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타데우스 로팍 같은 외국 화랑의 전시 설명은 미술사의 시각분석에 입각해 아주 잘 다듬어진 영작이라 영어 공부하기에 정말 영양가 있는 텍스트다. 한 문장 한 문장 허투루쓴 것이 없다. NYT, The Guardian 등과 더불어 영어 실력을 크게 증진시켜줄 수 있다.
출처는 테데우스 로팍 사이트 https://ropac.net/exhibitions/744-tom-sachs-picasso/
타데우스 로팍 서울에서는 현대 조각가이자 예술가인 톰 색스(Tom Sachs)가 모더니즘 회화 및 조각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에 대해 탐구한 전시를 선보입니다. 이번 전시는 스페인 작가 피카소의 원작을 바탕으로 색스가 수집한 오브제로 브리콜라주(조합) 방식으로 만든 새로운 조각 작품들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이들은 청동으로 주조되어 완성됩니다. 조각과 함께 전시되는 색스 특유의 회화적 언어로 다시 상상한 피카소의 그림들은 “무엇이 회화인가(혹은 "무엇이 회화를 만드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관람객의 사유를 자극합니다(provoke visitors to reflect on what makes a painting).
항상 혁신적이고 전복적인 태도를 지닌 조각가로 알려진 톰 색스는 예술, 디자인, 공학의 걸작들을 브리콜라주 방식으로 정교하게 재현하는 작업으로 유명합니다. 1990년대에는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 피에트 몬드리안(Piet Mondrian)의 그림을 관찰하며 합판 위에 덕트 테이프를(duct tape on plywood) 이용해 재현하는 작업에 몰두했고, 이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작업 방식을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이후 그는 2010년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에서는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의 건축을 탐구하며 모더니즘의 대가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해 왔습니다. 톰 색스의 작품은 노골적으로 수작업의 흔적(conspicuously handmade)이 드러나는 것이 특징이며 기계화로 점점 더 ‘깨끗하고 단순해지고 완벽해진’ 현대 제품들과는 반대되는 불완전한 제작의 흔적을 드러냅니다 (a reversal of modernisation's trend towards cleaner, simpler and more perfect machine-made items: 직역하면 (더 깨끗하고, 더 단순하고, 더 완벽한 기계로 만든 품목을 향한 현대화 추세의 역전)
최근 몇 년간 색스는 뉴욕의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피카소의 작업에 둘러싸인 채 생활하며 피카소의 이름을 “예술 그 자체”와 동일시하고 있습니다(whose name is, for Sachs, 'synonymous with art') 피카소는 전통적인 조각 방식(목각이나 점토 조형 등)을 넘어서, 닭장 철사나 못과 같은 일상 재료들을 활용한 조각으로도 새로운 조형 방식을 개척했는데 이는 색스가 자신이 원하는 대상을 주변 재료들로 재구성하고 그 제작 과정을 일부러 드러내는 방식과 공명합니다. 색스는 피카소가 사용한 철사와 못 대신 자동차 부품, 너프(Nerf) 풋볼 같은 현대 재료로 대체해 기존 조형 관습에 도전한 피카소의 정신을 오늘날로 소환합니다( takes up the gauntlet of the challenge... by bringing it into a contemporary context) 그리고 피카소처럼 구성한 뒤, 고대 밀랍 주조법을 사용하여 청동으로 주조하고, 각각의 조각에 정교한 페인트나 파티나(산화막) 마감(patina finish)을 덧입혀 모더니즘의 경향을 거꾸로 되돌리는 방식으로(reversing the direction of the Modernist tradition) 고전적 예술 오브제로서의 위상을 회복시키고자 합니다.
이번 서울 전시에 포함된 회화 및 드로잉 작업들은 색스가 회화, 드로잉, 색채에 집중하고 있는 시기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특히 1937년부터 1945년까지 피카소의 ‘전쟁시대(War Years)’ 작업들에 대한 색스의 매혹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피카소가 이 시기에 사용한 선과 형태를 분석한 색스는 자신의 작업과 유사한 점들을 발견했는데, 특히 미국 그래피티와 스트리트 아트의 영향을 받은(originating from the influence of American graffiti and street art) 색스의 굵고 강렬한 선(the solid black linework)은 당시 피카소가 인물의 외곽을 구분 짓기 위해 사용했던 굵은 검은 선과 닮아 있습니다. 색스는 작업 당시의 치수나 측정 선 등을 그대로 드러내는 방식으로 제작 과정을 감추지 않고 노출시키며, 예전에는 피카소의 원작과 동일한 크기로 재현했다면, 이번 작품들에서는 크기를 의도적으로 과장해 확대함으로써 복제 과정 자체를 강조합니다. 색스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페인팅'은 동사다. 그것은 행동이고, 활동이다(‘“Painting” is a verb. It’s an action, it’s an activity.)
이 모든 회화는 완성작보다는 그것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관람객이 그 제작 과정에 주목하도록 유도하면서, 자신이 예술사적 유물들(art-historical artefacts)과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해 재고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번 타데우스 로팍 서울 전시는 색스가 피카소를 주제로 조각, 회화, 드로잉을 넘나들며 진행한 탐구를 한데 모아 보여줍니다. 하지만 색스에게 있어 이 모든 작업은 본질적으로 “조각”입니다. 그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나는 항상 조각부터 생각한다. 물론 이것들은 캔버스 위에 그려진 회화지만, 실제로는 조각을 만드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나는 회화, 조각, 신발, 영상 사이에 큰 구분을 두지 않는다. 그것들은 전부 조각이다. 왜냐하면 ‘구성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항상 완성작 안에서 제작의 증거를 남긴다.”
I always think about sculpture first. And these, sure, they’re paintings, it’s paint on canvas, but really they’re built the way a sculpture is built. And I don’t really make a distinction between a painting and a sculpture or a shoe or a video [...]. It’s all sculpture to me, in that it’s built. The evidence of the making is always in the finished product.’
4. 나는 톰 색스의 놀링 미학이 스위스의 전직 코미디언 출신 아티스트인 우르스 베를리(Urs Wehrli)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베를리는 유명한 명화들을 정리하거나 재배열하는 방식으로 위트를 담은 시각적 놀이를 펼친다.
예를 들어 피카소의 회화를 평면 위에서 색깔별로 분류하고 피터 브뤼헐의 난리법석 풍경의 사람들을 집으로 보내버리고 반 고흐의 유명한 아를의 방을 깔끔히 정돈해버린다. 둘 다 FP는 아닐 것 같다. TJ계열이지 않을까?
이번 전시는 피카소 패러디이니 피카소부터.
Pablo Picasso “The Red Armchair”, 빨간 안락의자, 1931년
(마리-테레즈 월터 Marie-Thérèse Walter를 모델로 한 작품 중 하나이다.)

René Magritte “Golconda” 1953

Egon Schiele “Reclining Female Nude” 나체로 누운 여성 1917년
(유사한 제목의 작품을 여럿 그렸는데 일반적으로 알려진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1917년작이다)

Vincent Van Gogh “Bedroom in Arles” 아를의 침실 1888년
(총 3개 버전 중 첫 번째는 1888년 10월 제작)

Peter Bruegel “The Fight Between Carnival and Lent” 카니발과 사순절의 싸움 1559년

베를리가 정리하기(Tidying Up) 연작에서 평면 위 그림을 위트있게 재해석한다면 톰 색스는 조각과 설치를 통해 현실 공간 속에 놀링 정리의 개념을 조형화한다. 톰 색스의 작품은 2D의 피카소를 3D로 옮겨놓은 것 같은 느낌이다.
두 작가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혼돈을 질서로 전환하며 일상적인 것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동시대적 위트의 장인들인 것 같다.
물론 톰 색스의 작품은 이런 놀링 미학만 있는 것은 아니다. 깔끔한 정리인 놀링 미학에 기반해서 뭔가 새로운 게 있다.
직접 확인하시옵소서
https://www.tomsach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