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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식 초대전

<금강산-설악산>

2025.4.1-2025.4.12




서촌 미앤갤러리에서 신장식 초대전을 하고 있다. 높고 푸른 봄 하늘처럼 눈에 잘 들고 마음에 고운 전시다


거친 한지 위 구륵법의 필선으로 기운생동하는 능선의 맛을 살렸다. 산이 숨 쉬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가?


노을빛을 머금은 암릉의 능선이 바람결에 바스락 바스락 한지소리를 내며 흔들린다. 빛과 색의 보풀보풀 부스러기들이 나풀나풀 춤추며 산의 곡선을 타고 흐른다. 화면을 뒤덮는 점묘와 중첩된 농담의 층위로 산이 겹겹이 쌓은 시간의 결을 덧입힌다. 차갑고 무심한 바위 틈새로 스미는 은은한 채도의 황금가을빛과 그늘진 남청색은 음양이 조화된 동양화의 맛을 살린다



서늘한 겨울 암벽의 거친 표면이 더 가까이 다가온다. 닳디 닳고 울어난 한지 질감 위에 적셔셔 스며진 물과 묵의 윤곽은 너와 나를 구분하는 서양의 선과는 달리 너와 나의 경계를 은근슬쩍 지우고 농담을 반복하면서 형상 없이 공간감을 표현한다

산 정상에서 온 몸으로 느껴지는 우리뫼 고유의 결과 숨이 느껴진다. 우둘투둘하고 찌익 찢긴 우리 종이의 틈새는 대지의 균열과 골계미를 떠올리게 한다. 허나 그 틈은 관계의 단절이 아니라 생성과 조화를 위한 고요한 깊이다.



동양화의 풍경은 서양화의 풍경과 달리 자연을 정밀하게 재현하지 않는다. 형상의 모사보다는 감각의 환기를 목표로 한다. 보이는 산이 아닌 느껴지는 산을 그린다. 자연에 깃든 결과 내면에 흐르는 숨을 잇기 위해 종이 위에 산을 움찔움찔 살아 움직이는 생명으로 빚어낸다.


그러니 신장식의 산은 단지 그림이 아니다. 산의 숨결이요, 색의 호흡이며, 인간과 자연이 뒤엉킨 겹무늬의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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