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모순이 삶이라고 생각한다



《모순의 초상》


무욕의 종교는
황금으로 신을 깎고
무아를 논한 이는
자신조차 못 놓는다

사랑을 말한 입술은
타인을 혐오하고
보편을 외친 손은
위계의 문을 잠근다

행복을 연구한 학자의 눈은
텅 비었고
양심을 정의한 철학자의 혀는
비겁하며
비건은 선별적 편애
동물에게는 울고
이웃에겐 침묵한다

조화라 말하며 선을 긋고
겸손을 말하며 위계를 세우며
전통 테마파크를 만들기 위해
전통 마을파괴
자연을 찬양하며
산을 콘크리트로 덮는다

평등이 있는 곳에
호화와 극빈으로 양극화
정을 말하며
댓글로 돌을 던지고
효심과 은혜를 중요시하며
노인을 굶겨 죽인다

자유를 노래하며 남의 색을 자르고
권력감시자가 굴복해 시녀가 되고
진실추구자가 조회수에 어그로를 끌고
인류학자가 현지인을 수단으로 본다

의사는
스트레스로
복지사는
자기소모와 냉소로
썩어가고

빛을 사랑하면서
그림자를 외면하고
진리를 좇으며
진심을 잃는다

모순은 위선
때로는 절규
간혹
아직 인간이라는 증표



부자 나라의 가난한 사람

도덕적인 사회의 비도덕적 개인

생명을 살리는 직업이면서 보험 때문에 진료를 거부

의술은 인술이지만 중증 환자는 수익성이 떨어져 기피

봉사와 헌신의 상징인 병원은 영리의 최전선

금연을 권하면서 본인은 흡연

동물권을 외치면서 사람에겐 공격적

환경을 말하면서 비건 브랜드 소비주의에 빠져

착한 소비라 위장한 비싼 수입산 제품 쇼핑

환경보호를 위해 화학약품 범벅인 종이빨대사용

다국적 브랜드의 착취 구조는 외면

무욕을 강조하는 불교에서 기복신앙

사랑을 강조하는 기독교에서 타인에 대한 증오

보편을 강조하는 카톨릭이 권위적

타인을 위한다고 하면서 본인의 아픔만 극대화

몸이 중요한 운동선수가 스트레스를 담배와 술로 해소

정신과 의사가 정작 자기 마음 건강은 방치

사상의 자유를 말하는 교수가 반론에는 폐쇄적이고

평화를 외친 정치인이 무기수출

한류 세계화라고 하며 내수무시, 예술인착취

펑펑 남는 교육부 예산에 고사하는 문화 예산

돈 버는 플랫폼에서 저임금에 시달리는 창작자

유교적 예절을중시하며 막말정치, 욕설문화

탈속을 말하는 스님이 고급차 소유

외부에겐 연대 내부에선 서열

겸손이 미덕인 곳에 갑질이 만연



나는 모순이 삶이라고 생각한다


모순을 통과해야만 진정한 이해에 다다른다



모순은 이상에 가까워지고 싶은 인간의 욕망과 현실의 충돌이 드러나는 지점


모순이 있다는 건 오히려 그만큼 그 이상을 진지하게 품었다는 반증이기도...


모순에 대한 자기 성찰은 필수적


모순을 인정하고 성찰할 때 진정한 성장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