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시립미술관 반고흐 순회전에 다녀왔다.
서울보다 훨씬 좋았다.
예술의 전당에서 할 때 이미 가서 갈 생각이 없었지만 원래 계획이었던 이응노 여성화가전과 시립 수장고전을 생각보다 일찍 봐서 시간이 떴다.
이게 같은 전시인가 싶을정도로 서울과 대전의 차이가 컸다.
예당에선 김포골드라인이나 출퇴근길 2,9호선에서 내벽 광고보듯이 관람했다면 대전에선 한산한 GTX-A에 있는 듯했다.
명절 전통시장의 도떼기 분위기와 비세일 시즌 스타필드 평일과도 같다랄까.
복도간 이동에 30-50걸음이 필요할 정도로 널찍하고 사람도 적으니 내가 봤던 그 작품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마치 새내기 개강 첫 주 대학가 왁자지껄한 호프집에서 단체 미팅하며 새로 사람이름을 정신없이 외워대는 느낌과 복학생 화석이 되어 고즈넉한 카페에서 1:1 소개팅을 하며 천천히 상대를 알아가는 느낌의 차이랄까.
바람의 유속을 따라 쏠리는 밀밭의 청녹대비와 벡터의 방향성이 느껴지는 두꺼운 스트로크를 충분히 시간을 두고 독대할 수 있었다
같은 반고흐 전시인데 서울 예당과 대전 시립의 관람경험이 이렇게 차이가 난다면 차라리 3개월 참고 기다렸다가 대전에서 보는 게 낫다 생각할 정도다.
하지만 새로 나온 트렌드는 발 빠르게 해보고 싶어하는 얼리 어답터의 한국인이 대전-서울 왕복 2시간 5만원을 아까워할쏘냐
KTX가 뚫리고 지방병원이 서울 메이저 병원에 환자를 많이 빼앗겨서 쇠락한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서울로 다 흡수되고 양극화되는 것이다.
어쩌면 대전+인근 중남부 지방에서 반고흐전 볼 사람들은 이미 3월 전에 서울에서 다 보고와서 사람이 적을 수도 있다. 더 먼 부산에서 했으면 달랐을까?
일본은 얼마 전 도쿄에서 했던 모네전이 교토에서 지금 열리고 있다. 둘 다 사람이 많다. 도쿄는 관동과 동북부 관객을 쭉 빨아들이고 교토는 관서 규슈 시코쿠 관객을 싹 흡수한다.
우리는 이 느낌이 없다. 몇 가지 이유에서다. 교통비가 싸다. 제주가는데 3만원, 대전가는데 3만원. 일본의 교통비에 비해서 훨씬 싸다. 시간도 적게 걸린다.
일본은 교통비가 비싸고 이동시간도 오래걸린다 후쿠오카에서 도쿄까지 왕복 10시간에 신칸센 46만원이다. 20만엔 벌어서 월세 내고 5만엔 식비쓰고 등등해서 문화비에 1만엔정도 남겨 1주일에 1번 2천엔 전시 보러다니는 지방사는 일본인이 메이저 전시 하나 보러 메트로폴리탄 도시에 가는 것은 금전적 체력적 시간적으로도 쉬운 결정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일본은 관동 관서가 문화권 언어권 통신망이 다르고 권역이 확실히 구분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 대도시는 서울과 부산이지만, 서울이 압도적이다. 부산은 제2의 도시지만 흡수할 수 있는 인구가 부울경이고 대구만 가도 서울로 가려고 하지 부산으로 가려고 하지 않는다. 오른쪽 직각으로 위치해 있는 부산 하단과 우측에 뭐가 없다. 바다다.
하지만 교토-오사카와 도쿄는 확실히 다르고 흡수할 수 있는 인구가 상하좌우 막강하다. 그러니까 우리가 그 정도 지리적 거리적 문화적 차이가 있는 도시를 비유하려 고구려의 후예인 평양과 신라의 후예인 경주정도로 비유해야한다. 경주에서 반고흐전을 하고 평양에 순회를 가는 느낌으로. 그럼 문화적 거리감, 시간과 돈 소모 등등..
서울에서 대전까지 전시를 보러가는 것은 쉽지 않지
대전과 대전 인근에 있는 패피, 전시러버들은 이미 서울로 전시를 보러갔겠지 멀지 않고 교통이 싸고 시간 많이 안 걸리니까
그럼 대전 전시 보러 오는 사람은 누구?
https://blog.aladin.co.kr/797104119/16294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