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남짓 책을 쓰려고 취재 연구 구상을 시작해

서울, 경기, 강원, 청주, 대전, 광주, 대구, 부산 등 전국 각지,

일본 도쿄 교토와 대만 홍콩 미술관 박물관을 돌아다니면서 감상하고 찍은 사진 2만 5천개

영화는 리스트업한 것만 700편.


쓸 것은 너무 많은데 퇴고까지 완벽하게 하려고 하니 도저히 쓸 수 없었다.

마치 책 1권을 읽으면 읽어야할, 읽고 싶은 책이 토끼 새끼치듯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만가듯

전시도 전시 하나를 가면 비슷한 지역이나 같은 주제로 가야할 곳 몇 곳이 생기고

영화도 한 편을 보면 감독의 전작포함해서 몇 편이 생기니

콘텐츠 소비만 하기에도 너무 부족한 시간이었다.


거기다가 새로 개관한 전시, 새로 상영한 영화, 새로 출간되는 책까지

그에더해 15년부터 24년도까지 최소 5천만 이상의 조회수가 있는 웹툰 40여편까지(아직도 다 따라잡지 못했다)

콘텐츠를 계속 쳐내며 이러다가는 영원히 퍼블리시가 안되겠다고 생각해


그냥 아무거나 무조건 쓰기로 했다. 형편없고 부질없고 완성도가 부족한 글을.

제작하는 사람이 어쩔 수 없이 겪어야하는 자기혐오를 감수하면서


멋지고 정밀하고 완성된 글을 안 쓰려고 하니 가볍게 쓸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그냥 그렇게 가볍게 계속 생산해야 한다. 

마치 등산할 때 자기 발 앞의 계단만 보고 가듯, 정상까지 다 보고 가는게 아니듯


만약 퇴고까지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품고 있는 아이디어가 너무 많아서 다 쓸 수 없다.

첫 술에 첫 테이크 첫 글에 만족할 수 없고

지금은 그냥 아무거나 브레인스토밍하면서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단계다.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으면 아무 것도 고칠 것이 없기 때문

아이디어에도 유통기한이 있는데

기왕에 누구보다 빨리 접했는데 공유하지 않은 채 시간만 지나버릴 뿐이었다.


오히려 퇴고나 수정은 편집자 구해지면 아웃소싱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비로소 시작할 수 있었다

나의 장점은 콘텐츠가 나오는 즉시 소비하고 그 다음 보고 또 쓰고 하는 것이다. 

신메뉴 나오면 꼭 먹어보고, 새로 영화 나오면 꼭 보고, 전시 나오면 보러가고..

그런데 그렇게 누구보다 먼저 봐도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면 의미가 없었다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이 선순환이 되려면 이렇게 하면 적절하다.

나는 지속적으로 정찰 다니고 정찰보고서를 원격 토스하고

누군가가 베이스캠프에서 그것을 편집, 제작, 관리하기


게다가 나중에 수정하고 퇴고하는 것은 하려면 할 수 있지만, 관심이 떨어진다음에는 못하게 되니까 

더더욱 편집자가 필요하다.


일간으로, 데일리 베이스로 글을 생산하면 글을 다듬어 주고 완성된 형태의 물성을 가진 무언가로 만들어줄 사람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