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김인순 컬렉션 《일어서는 삶》
20240829-20250223


1. 서울 시립미술관의 영어번역은 국내 탑급이다. 예술계에 커리어가 있는 전문 번역가를 쓰고 영어권에서 교육받은 담당자가 감수하지 않으면 이정도 퀄리티가 나올 수 없다. 추측이지만.
2.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이전에 했던 전시에서도 영어설명이 좋았다. 호퍼는 그러려니 해도 스미스도 아주 좋았다. 물론 호퍼는 대중적으로 받아들이기 쉬운 형태의 미술이지만 스미스는 다소 거북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었으리라. 하지만 현대미술은 영어가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어 제대로 된 영어설명없이는 그 매력이 반감이 된다. 스미스의 작품을 이해하는 가늠좌로서 유려한 영어설명은 작품과 전시의 품격을 높이는 기능을 한다.
키키 스미스-자유낙하
2022/12/15-2023/03/12
에드워드 호퍼: 길 위에서
2023/04/20-2023/08/20
3. 논란과 경탄이 공존하는 천경자 컬렉션과 함께 있는 김인순 컬렉션. 지난 반년간 3번쯤은 들린 것 같다. 입구 앞에 있는 영상에서는 영어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방금 시립미술관 유투브에 영어설명이 같이 있는 영상이 올라왔다. 여기서도 번역이 솜씨좋게 잘 되어있다.

4. https://www.youtube.com/watch?v=0tuGby0HIbI&list=TLPQMTgwMjIwMjWwpUL4jhqPDQ&index=10
● 0:07
1) 하게하다 요즘 용어로 prompt를 많이 쓴다. GPT 이후 거의 사람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단어다.
이전에는 로켓공학자들을 위주로 launch(발사하다)가 start대신 쓰이다가 요즘에는 prompt를 많이 쓰는듯하다.
2) 사람들하고 친해지고 to connect with people, 사람들과 연결되고로 잘 번역했다.
● 1:03
1) '아주 이게 철두철미했었어요' 같은 간투사를
뒷 문장에 분사화해서 연결해서 "Inspired by his convictions,"(그의 신념에 감화되어서)로 이었다. 적절하다.
● 1:26 영어의 문법대로 한국어를 잘 풀어낸 좋은 예시다.
1) with Noun + ving는 라틴어의 ablative absolute에서 유래된 표현기법으로 The Korea Times같은 영자신문의 기사에서 접속사의 빈번한 활용대신 많이 쓰인다.
그냥 느슨하게 문장을 연결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해서, ~하니까, ~하되 등 거의 아무거나 다된다.
with은 ~함께라는 전치사가 아니라 연결하는 기능을 할 뿐이며,
with Noun이 주어, ving는 동명사가 아니라 그냥 동사화해서 해석하면된다.
2) "at that time, with numerous protests happening and people being detained by the police"
"그때 with numerous protests 많은 데모가 happening 일어났고(and) people사람들이 by the police경찰에 의해 being detained 잡혀들어가고 이럴 때니까(이 표현은 앞으로 옮겨 at that time으로 풀었다.)
솜씨 좋은 번역이다.
● 1:59 이 부분은 공부할 점이 있다.
1) "그때는, 진정한 예술이라는 것이, 저 자신은, 사회가 요구하는 일이 무엇인가를 고민했어요"
"back then, I pondered what defines true art"
pondered over도 되고 pondered + object도 된다.
그러나 자막 번역은 작가가 말한 '사회가 요구하는 일'에 대한 부분은 빼놓았다. 보완한다면 이정도가 되겠다.
"back then, I pondered over what defines true art and what society demanded from artists"
하지만 원어의 뉘앙스는 문장 요소를 다 정비한 문어체가 아니라 구어체이다. 말을 하다가 중간에 생각나는 것을 더한 것이고, 작가가 하려는 말을 완전히 전달하겠다면 숨은 함의를 끄집어내야한다.
만약 작가의 구어체 그대로만 기계적으로 번역한다면 다음과 같은데, 표현이 뭉개지고 의미가 전달되지 않는다. 옮기지 않음만 못하다.
"그때는, 진정한 예술이라는 것이, 저 자신은, 사회가 요구하는 일이 무엇인가를 고민했어요"
'Back then, when it came to true art, I personally pondered over what society expected."
보완하자면 이렇게 되겠다.
그 시절, 저는 종종 예술의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사회가 예술가에게 요구하는 바에 대해 깊이 생각하곤 했죠.
번역하자면
In those days, I often contemplated the true essence of art and wrestled with the expectations society placed upon arti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