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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감정과 위작 - 박수근·이중섭·김환기 작품의 위작 사례로 본 감정의 세계
송향선 지음 / 아트북스 / 2022년 10월
평점 :
미술품 감정의 기본은 무엇보다 철저한 작가연구다. 작품에 대한 탐구, 양식의 변화, 사용하는 재료의 특징과 작가만의 고유한 기법과 쓰임 등 세밀하게 조사해서 논리적 사고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진품'을 모르고 '위작' 감정이 어렵듯, 진위 판정에 개인적인 흥미나 억측은 금물이며 나름 법칙, 소장 경위, 출처 등을 들어 진품의 근거와 함께 위작이 가짜인 근거도 조목조목 설멸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림 '감정'은 홀로 독학하거나 자수성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잘못 알게된 지식에 확고한 신념까지 생기게 되면 여러 오류들을 수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감정'을 할 때 '위원'을 모집하는 것은, 여러 사람이 모여 각자의 의견에 대해 토론하고 격렬하고 치열한 공방을 거치는 과정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감정 위원의 요건은 완벽하게 갖춘 것이 아니라 이렇게 거듭되는 감정 업무를 통해 갖추어 가는 것이다.
1970년 급격한 경제성장 후 미술 거래가 활발해 진 이래, 1982년 감정업무 시작하면서1세대가 출몰한지 벌써 40여년이 지났다. 표절과 위작 논란에 휩쌓였던 가장 큰 사건들(천경자 미인도, 이중섭 물고기, 박수근 빨래터 등)로 미술 감정의 중요성이 대두되었고 꾸준히 연구되고 있다.
'예술은 평범한 견해로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의 표현'이라 했던 박수근,
'예술은 끝없는 사랑의 표현'으로 순수와 청정에 이르고자 했던 이중섭,
'예술가는 아름다운 것을 알아내는 눈으로 이를 표현'하고자 했던 김환기.
이 책은 위의 세 작가를 중심으로 그동안 일어났던 위작 사건에 집중하고 있다. 진작과 위작을 비교분석하고, 대비검토, 안묵감정과 과학적 기법을 동반 하면서 진위를 밝히는 과정을 담은 감정 경위 소개하고 있다.
위작을 걸러내기 위해서는 잘 갖춰진 유통 시스템을 이용해야 하고(작품정리카드, 전시이력 등 확인) 감정 기구에 의뢰하여 진품을 보장(시기별 화풍, 특유의 구도와 기법, 재료사용, 작품 존재 기록 여부 확인, 작가의 서명)도 받아야 한다.
책이 두껍고 감정에 관한 내용이라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친근한 화가들의 친근한 작품들의 가치를 하나하나 알리듯 적혀있고, 무엇보다 위작이 대단히 교묘하게 만들어진 것들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보는 눈을 일깨워주는데 큰 도움이 된다.
위작을 걸러내는 안목을 갖춘다는것은 진품을 보호하고, 시장질서를 바로 잡는데 기여한다.
어떠한 경우도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 이 책은 감정사들의 지침서이자 우리나라의 소중한 세명의 화가와 작품을 농밀하게 소개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