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올리버 색스 지음, 조석현 옮김 / 알마 / 201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올리버 색스의 대표작이다. 읽는 동안 시간 가는 줄 몰랐으며 두꺼운 책이 얇은 듯 느껴졌으며,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무렵에는 아쉬웠다.
논리적이면서 감성을 자극해서 이 상반된 느낌을 양립시키는 그의 탁월한 서술에 놀라게 된다. 진지한 의학을 과감없이 보여주며 동시에 문학적 서술로 감동을 전해준다.

환자의 병을 분석하는 곳에서 논리적이며 이지적이며 환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감성적이다. 담담하게 상황을 서술하며 가슴 깊은 곳 공감을 끌어낸다. 양 극단을 화해시키며 독자에게 독특한 의학 경험을 준다.

뇌는 하나의 장기이다. 하지만 다양한 뇌 손상의 사례를 통하여 하나의 장기가 아니라 여러가지 기능으로 분화된 각기 다른 기능을 가진 독립된 다른 장기처럼 기능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부분이 자신의 환자의 병례를 보여주고 있으며 전두엽 관통상 후 인성이 변한 자신의 환자의 사례가 아닌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사례도 등장한다. 또 이 책 이후에 쓴 <뮤지컬필리아>의 병례가 살짝 등장하기도 하며 이 책이 나오기 전에 나왔던 그가 썼던 <어웨이크닝>의 병례도 다시 등장해서 상기 시킨다.

뇌가 작용하는 원리는 대장균(E. coli)등의 박테리아 DNA가 단백질로 번역되는 상황과 비슷한것 같다. 예를 들면 대장균의 DNA가 1~10의 부위가 있다고 할 때 1~3은 대장균의 세포벽을 변역해서 만들며 3~4는 어떤 대사 효소를 번역한다.(이 숫자는 임의의 숫자이다. 실재는 훨씬 복잡하다.) 3의 부위는 두가지 단백질을 만드는데 중첩되어 사용되며 이를 통해 한 종의 단백질에 하나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 때보다 작은 수의 유전자를 가지고 효율적으로 필요한 다종의 단백질을 생산해 낸다. 마찬가지로 대뇌의 여러 부위는 다른 작용을 하면서도 약간은 겹쳐져 있는 듯 보인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저자로서의 역량이 다 녹여냈으며 전성기 때 작품으로 보인다. .

좋은 책을 다 읽었을 때 항상 그렇듯이 등 줄기가 서늘해지면서(난 그렇다.) 소름이 끼쳤다. 그의 죽음이 더욱 안타갑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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