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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2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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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꿈 / 셰익스피어 / 최종철 옮김 / 민음사




아아! 지금까지 내가 읽은 그 어떤 것에도 이야기나 역사로 들었던 그 어디에서도 참사랑의 길은

결코 순탄한 적 없었으니...

오, 지옥이다! 다른 사람 눈으로 사랑을 택하다니!




허미아를 사랑하는 두 남자, 라이샌더와 드미트리우스. 행복한 허미아여야하지만 허미아는 라이샌더를 사랑하고 허미아의 아버지는 드미트리우스와의 결혼을 종용한다. 그들은 결국 테세우스 공작을 찾아가 현명히 판단해줄 것을 요청한다. 테세우스 공작은 테세우스와 히폴리타의 결혼식에 맞춰 결정하도록 말미를 주며 허미아에게 법에 따라 죽임을 당하거나 남성과의 교제를 영원히 포기하는 방법 중 선택하도록 한다. 이에 허미아와 라이샌더는 아테네를 떠나 도망가기로 한다. 허미아는 친구인 헬레나에게 계획을 얘기해준다. 하지만 헬레나는 드미트리우스를 사랑해 이들의 계획을 그에게 알린다.



사랑때문에 괴로워하는 청춘들을 보게 된 요정의 왕 오베론은 자신의 시종을 시켜서 드미트리우스가 자고 난 후 처음 만나는 여성 즉 헬레나를 사랑하도록 조치한다. 그러나 오베른에게서 부족한 정보를 들은 시종은 라이샌더에게 잘못 처치하고 또한 드미트리우스를 찾아 다시 처치한다. 이젠 동시에 헬레나를 사랑하게 된 두 남자. 운명의 장난은 시작되었다!





<한여름 밤의 꿈>은 3가지의 이야기가 존재한다. 허미아를 둘러 싼 젊은이들의 엇갈린 사랑이야기와 요정의 왕 오베론과 그의 아내 티타니아의 이야기 그리고 테세우스의 결혼식에 올릴 연극을 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러나 굉장히 짦은 내용으로 부담없이 읽어 내려갈 수 있을 분량이다. 세익스피어의 4대 희극 중 하나인 <한여름 밤의 꿈>은 네 남녀의 엇갈린 사랑이야기를 다루지만 여기에 신이 개입하면서 잠깐의 해프닝을 겪는다.



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신들을 보면 질투를 하고 바람을 피고 실수하고 욕심많고 터무니없는 그야말로 신답지 않은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이성적이고 중용에 있어야할 신들을 생각하면 그들의 모습은 정반대의 그것이다. 그들은 신이라기보다 인간과 신의 중간자적 존재처럼 느껴진다. 신적인 능력이 있지만 감정적이며 인간다운. 그래서 <한여름 밤의 꿈>에서도 오베론이 인간의 일에 개입하여 드미트리우스를 사랑하는 헬레나를 불쌍히 여겨 허미아에게 기울어진 드미트리우스의 마음을 헬레나에게 돌리고자 한다. 여기서 해프닝이 생긴다. 신이 주재하는 일도 가끔은 이렇게 실수하여 그야말로 한여름 밤의 꿈처럼 황당하기도 마치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은 듯한 분위기를 만날 수 있다. 가끔은 이렇게 현실 세계에도 신이 등장해서 꿈같은 일이 생기기를 바래 볼 수 있는 짧은 <한여름 밤의 꿈>. 세계문학전집 읽기를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기를 계획한다면 얼른 만나기를 추천한다, 신과 인간이 공존하는 시대의 해프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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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성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1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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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성 / 오르한 파묵 / 이난아 옮김 / 민음사




방으로 들어온 남자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나와 닮아 있었다.

내가 저기에 있다니!




역사학자인 파룩은 게브제 郡 산하 기록보관소의 먼지투성이 궤짝안에서 발견한 필사본을 읽고 그 책을 출판하기로 한다. 그 내용은 자신들의 인생을 바꾼 두 남자의 이야기이다.



베네치아에서 나폴리로 가는 길, 터키 함대에게 잡혀 포로가 된 '나'는 다른 노예들과는 다른 특별한 노예였다. 같은 포로가 된 이들을 낫게 해주었던 나는 학문과 예술을 공부했었다. 천체학, 수학, 물리학을 배웠을 만큼 영리했고 나를 따를 자가 없다는 자신감과 자만심에 빠져있던 스물세살 청년이었다. 이스탄불에서는 파샤(군 지휘관)의 해소천식을 고쳐주고 그의 신임을 받게 된 어느 날 파샤의 아들 결혼식 때문에 불꽃놀이를 준비하게 되었고 그 준비를 같이 할 '호자'를 만나게 되었다. 그는 나였다!



너무나 닮은 모습에 놀랐지만 곧 나는 그리 닮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호자'와 폭죽을 열심히 만들어 성대하고 화려한 결혼식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파샤의 부름에 한달음 달려갔다. 칭찬을 받으며 내 나라로 돌려보내달라고 요청했으나 파샤는 무슬림으로 개종하기를 종용했고 결국 뜻을 굽히지 않은 나는 처형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파샤는 곧 나를 풀어주며 호자에게 나를 선물로 주었고 호자는 내게 모든 것을 가르쳐달라고 했다. 호자는 천문학, 의학, 공학 등 서양의 모든 학문에 대해서 궁금해했고 우리는 함께 연구하며 모든 것을 함께 했다.



호자는 파디샤(통치자)의 눈에 들기를 원한다. 그러나 쉽사리 그에게 기회는 오지 않고 그러던 중 이스탄불은 흑사병이 돌기 시작한다. 파디샤의 명으로 흑사병을 조사하는 호자. 호자는 나의 조언으로 흑사병을 조사하고 퇴치한다. 드디어 파디샤의 신임을 얻는데 성공하지만 곧 전쟁이 시작되고 무기를 제작하게 된 호자와 나. 그러나 무기제조는 실패했고 전쟁도 이기지 못했다. 많은 이들이 실패의 원인을 나의 탓으로 돌렸다. 곧 목숨이 위태로워진 나는 드디어 내 고향 이탈리아로 도망갔고 호자는 결혼도 하고 황실 점성술사가 된다. 그러나 이탈리아로 돌아간 것은 내가 아니라 호자였다! 둘만이 아는 비밀이었다.



사람이 누구라는 게 뭐가 중요합니까.

중요한 것은 우리가 했던 것과 앞으로 할 것들이지요.



'나'는 이탈리아인이다. '호자'는 터키인이다. 서양인과 동양인이 닮았다는 설정은 꽤나 믿기지 않는다. 이러한 설정은 서양과 동양은 사실 다르지 않다는 작가의 의도가 숨겨져 있을 거라 생각한다. 호자는 '나'에게서 서양에 대한 모든 것을 흡수하려한다. 하다못해 '나'의 어린시절에 있었던 작은 일들과 내 나라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자 한다. 그리고 자국민들을 어리석은 바보라고 생각한다. 호자는 '나'를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자신의 성장을 위한 도구로 여기는 것 같기도 하다. 주위에서는 둘을 쌍둥이로 생각하기도 하고 호자는 '나'와 거울 앞에 서서 비교해보기도 한다. 이것은 작가가 서양과 동양은 어찌보면 닮아있는 '하나'로 설정하고 호자의 호기심어린 질문과 행동들은 동양이 서양을 따라가고 싶은 열망을 그리는 듯도 하다. 당시의 동양은 서양에 비해 뒤처져있는 때라서 성장해야 함을 작가가 에둘러 표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추측해본다.



호자와 '나'를 닮은 존재로 표현하는 것에서부터 애매하면서도 아리송한 분위기를 풍기는 <하얀 성>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오르한 파묵의 대표작이다. 그는 현대 터키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로 정체성, 동서양의 문제, 문명의 충돌 등에 대한 주제로 글을 쓰는 작가로 유명하다니 조금은 <하얀 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흑사병에 걸린 호자를 버려두고 섬으로 도망쳤던 '나'는 어머니와 약혼녀가 꿈에 나타나고 처형을 당하는 순간까지도 개종을 하지 않고 이탈리아로 돌아가기를 열망했었다. 그러한 그가 끝내는 돌아가지 않고 결혼을 하고 호자의 역할을 대신하는 설정은 <하얀 성>을 다 읽어낼 때쯤에서야 고개가 끄덕여진다. 호자의 눈에는 서양은 따라잡고 싶은 이상향이었고 동양은 어리석은 바보로 느껴졌는데 '나'의 눈에 동양은 호자의 눈에 비친 동양과는 다르므로 그는 안주하는데 어려움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읽으면서 조금 지루한 감도 있었고 때로는 애매한 설정들이 어떻게 마무리될까에 무척 궁금하기도 했다. <하얀 성>은 한 번 읽고 이해하기에는 좀 힘에 부친다. 호자의 이해되지 않는 행동들이나 자국보다는 덜 개화된 나라에서 노예로서 사는 '나'의 삶이 길어지면서 끝내 돌아가지 않고 안주하는 삶을 택했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역시 고전은 읽을 때는 힘들어도 읽고 난 후에 밀려오는 전율은 왜 두고두고 필독서로 꼽히는지 알만하다. 서평을 쓰며 다시 일부분을 읽어보긴 했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처음부터 꼭꼭 씹어가며 읽어봐야할 것 같다. 왜 제목이 <하얀 성>일까? 전쟁 중 끝내 함락시키지 못했던 하얀 성.... 그 의미를 다시 되짚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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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9
제임스 M. 케인 지음, 이만식 옮김 / 민음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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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 제임스 M.케인 / 이만식 옮김 / 민음사




여기 사람들이 온다.

맥코넬 신부는 기도가 도움이 될 거라고 말한다.

당신이 여기까지 읽었다면 날 위해, 그리고 코라를 위해 기도해 주길.

거기가 어디이든 우리가 함께 있기를.




길 위의 남자 프랭크는 돈도 없이 고속도로 변의 간이식당에 들어가 식사를 하고 주인 남자 닉은 프랭크에게 같이 일 할 것을 제안한다. 망설이던 프랭크, 그러나 닉의 부인 코라를 보자 맘이 바뀐다. 너무 아름다웠던 코라.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고 코라도 프랭크에게 반한다. 급격히 솟아오르는 사랑의 감정을 느낀 둘은 닉을 죽일 계획을 세우지만 실패하고 닉은 크게 다친다. 그후 닉은 보험에 가입하고 코라와 프랭크는 다시 한번 닉을 죽일 계획을 세우고 성공한다. 그러나 검사의 미끼를 덥석 물게 된 프랭크와 코라는 서로를 의심하게 되고 둘은 간신히 집행유예로 풀려나와 닉이 남긴 보험금으로 방랑벽이 도진 프랭크는 이 도시를 떠나자 제의하지만 코라는 남기를 원한다. 의견 조율이 되지 않던 차에 코라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코라가 고향에 간 사이 프랭크는 처음 만난 여자와 여행을 다녀온다. 다시 돌아온 코라는 임신을 했음을 프랭크에게 알리고 둘은 바다에 들어가 잠수를 한다. 곧 코라는 이상조짐을 느끼고 프랭크가 운전해서 급하게 병원으로 떠난다. 그러나 도통 길이 뚫리지 않자 다급해졌던 프랭크는 오른쪽으로 핸들을 틀자 보지 못했던 배수로의 벽에 차를 들이박고 코라는 그자리에서 사망한다.




이후 프랭크는 어떻게 되었을까? 신뢰감으로부터 시작되지 못하고 치정으로 치닫은 사랑의 결말이라고 얘기해야하나? 닉이 사망하긴 했지만 계획했던 대로 일이 추진되지 않자 프랭크는 노련한 검사에게 낚이고 그것이 코라를 배신하는 일이 되자 코라는 프랭크를 증오하고 그런 코라를 보면서 괴로워하고 결국 둘은 감정의 상처를 입는다. 집행유예기간동안 코라를 궁금해하는 사람들로 간이식당은 사람이 북적거려 장사가 잘되고 보험금까지 가진 둘은 다시 감정을 회복하지만 방랑벽이 있는 프랭크는 코라에게 같이 떠나기를 종용한다. 이런 둘은 신뢰감이 쌓이지 못한 채로 불안한 감정의 줄다리기를 탄다. 둘은 과연 사랑이었을까?



범죄와 폭력세계를 다룬 것이 느와르라고 알고 있었는데 이 작품은 그저 치정에 의한 범죄를 다루고 있어 느와르의 시초라서 이런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는 1934년에 출간되었다. 느와르.... 이렇게 쓰일 느와르가 아닌데. 또한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은 그야말로 고전을 다룬 전집인데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그 내용이 마치 현대물에 가깝다. 치정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보험이 관련된 범죄는 고전과 어울리는 소재는 아니다 싶어 전체적으로 왜 이 작품을 꼭 읽어야 하는 고전으로, 또 느와르라 칭하는지 의문이 남는다. 당시에는 굉장한 이슈를 가져온 작품이라는데 시대에 따라 가치관과 기준이 달라질 수 있으니 그렇다쳐도 이 작품을 고전이라고 꼭 읽어야 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는 공감하기 어렵다.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는 한 번도 우체부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째서 제목이 이런걸까? 작가는 1928년의 루스 스나이더-저드 그레이 소송사건에서 제목을 따 온다. 이 사건은 아내가 남편 몰래 남편의 명의로 보험에 가입하고 우편배달부에게 자신에게 직접 배달하라고 지시했으며 초인종을 두 번 울리는 것이 신호였다는데서 착안한다. 두 편 모두 보험을 다룬 사건이어서 그랬을까? 사람들은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를 읽으면서 루스-저드 사건을 떠올릴까? 의문이 생긴다.



고전을 읽으면서 작가들의 생각을 글에 녹여 스토리를 만들어 대작을 완성하는 것에 늘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데 이번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는 그에 비하면 너무 아쉬워서 내가 과연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한 것인지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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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태엽 오렌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2
앤소니 버제스 지음, 박시영 옮김 / 민음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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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태엽 오렌지 / 앤서니 버지스 / 박시영 옮김 / 민음사




선의 원인은 밝히지도 않으면서 왜 그 반대쪽이냐고.

만일 인간이 착하다면 그건 지들이 그러고 싶어서 그런 거니까

난 그런 기쁨을 방해할 생각이 없어. 그 반대의 경우라도 마찬가지야.




15살의 알렉스는 폭력과 절도, 강간, 약물을 일삼는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는 시한폭탄 같은 아이다. 밤마다 같은 부류의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고 세상이 너무 쉬우며 범죄가 놀이인 알렉스. 도서관에서 나오는 중년의 신사를 폭행하고 대출한 책을 찢어발기며 속옷바람으로 만들어 도망가는 이를 보고 낄낄거리고 우연히 작가의 집에 한 밤중에 쳐들어가 작가의 부인을 유린하는 알렉스와 친구들. 우연히 작가의 책상에 놓인 종이 뭉치를 발견하는데 제목이 시계태엽 오렌지였다.



라이벌과는 팽팽한 세력으로 대치하며 같이 어울리는 친구들의 기어오름을 적당히 견제도 해야 하는 알렉스. 그의 비행은 계속해서 사고를 부른다. 조지의 제안으로 혼자 사는 할머니의 집을 털기로 한 알렉스. 집에 침입해 할머니와 몸싸움을 벌이다 은 조각상으로 할머니의 머리를 세게 내리쳤고 곧 멀리서 들려오는 사이렌소리에 집을 뛰쳐나온다. 그러나 친구들은 알렉스를 배신하고 알렉스는 경찰에 연행, 교도소에 수감된다. 이미 소년원을 들락거렸던 알렉스는 2년 동안 수감생활을 하지만 또 다시 폭행을 저지르고 결국 루도비코요법이라는 조건반사 연구에 투입된다. 폭행과 강간의 영상들을 강제로 시청하고 약물요법을 병행하는 이 연구를 통해 알렉스는 괴로움을 느낀다, 속이 메스꺼워지고 눈물까지 흘린다.



성공적인 갱생 요법 결과에 짧은 수감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지만 반기지 않는 부모를 보고 집을 나온다. 자신과 비행을 저질렀던 친구가 경찰이 되었고 그 경찰에 의해 폭행을 당한 알렉스는 우연히 어느 집에 도움을 요청하는데 바로 시계태엽 오렌지를 쓴 작가의 집이었다. 인생은 부메랑일까?





알렉스는 그들의 계획과 처치에 놀라운 효과를 본 최초의 마루타였다. 손과 발이 묶이고 머리가 고정되고 눈을 감을 수 없게 하여 제공되는 영상을 강제로 보고 괴로워하는 알렉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누군가 태엽을 감아주지 않으면 움질일 수 없는 시계처럼 강제적으로 악을 근절하게 만드는 시도. 의지력을 갉아먹는 조건반사 기법을 채택한 이들의 시계가 된 알렉스. 현재의 시점으로 통찰하자면 이것은 범죄자에 대한 인권침해가 아닐까? 작가는 시계태엽 오렌지를 통해 국가가 개인의 자유의지를 빼앗는 것을 알렉스라는 비행청소년을 예시로 고발하고 있다. 어디까지나 개인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럼 개인은 어떻게 악을 멀리하고 선을 선택하는가?



나이가 들어 사리판단을 할 수 있는 그야말로 철이 들어가며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렉스를 통해 작가는 제시한다. 갱생요법과는 관계없이 철이 들어가는 18살의 알렉스. 청춘이 자신의 범죄의 근원이었음을 결론지으며 스스로 깨달아가는 주인공. 그리고 모든 것을 독자에게 털어놓은 우리의 화자, 그는 이제 어떻게 될까?



시계태엽오렌지는 온갖 범죄를 저지르는 비행청소년이 자신의 범죄를 낱낱이 고하고 피해자들의 슬픔을 하나하나 헤아려가며 갱생되는 교과서적 소설이 아니었다.선과 악의 선택, 그것은 국가의 몫일까, 개인의 몫일까?




"난 몸속에 텅 빈 자리를 느꼈고 스스로도 놀랐어.

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게 된 거야, 형제 여러분.

철이 든다는 것이겠지.

청춘은 가버려야 해. 암 그렇지,

그러나 청춘이란 어떤 의미로는 짐승같은 것이라고도 볼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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