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긴 제인 그리고 인어 - 2025 아이스너상 수상작 ㅣ Wow 그래픽노블
베라 브로스골 지음, 조고은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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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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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노블을 읽을 때마다 주제와 화풍, 진지함과 즐거움이 함께하는 그 오묘한 매력에 놀라곤 한다.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진지한 고민부터 환경을 주제로 하는 다소 진지한 작품이나 너무나 단순하지만 당연한 진리인 주제를 담은 유쾌한 작품들도 있다.

이번 <못생긴 제인 그리고 인어>는 제목부터 너무나 직관적이어서 설마...설마 했는데 예상한 내용이면서도 또 너무나 다른 전개여서 무척 즐겁게 읽었다. "못생긴 제인"의 제인은 마치 제인 에어를 상기시키는데 부모도, 남동생도 모두 잃은 제인에게는 부모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없다. 한동안 연락도 없던 생뚱맞은 삼촌이 이 모든 재산을 상속받는다고 한다. 제인이 상속받을 수 있는 방법은 결혼하여 남편을 통해 받는 방법. 제인은 평소 남몰래 짝사랑하고 있던 피터에게 청혼하지만 못생긴 제인을 본 피터는 인생역정의 기회임에도 떨떠름하다. 그리고 곧 인어에게 남치당한다. 제인은 피터를 구해 자신을 구할 수 있을까?

<못생긴 제인 그리고 인어>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해 말한다. 예쁘고 잘 생기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누구에게나 호감을 한다는 사실. 그리고 못 생기면 반대로 아무리 따뜻한 인성과 배려심을 가지고 있다 해도 그 진심을 살피는 노력조차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 그래픽 노블을 읽어나가다 보면 자신의 사랑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제인을 통해 진심으로 감동하게 된다. 동시에 어째서 잘 생기기만 한 피터를 그렇게까지 애정하는지 안타까운데, 그런 제인이기에 언젠가는 진실을 깨닫고 행복할 수 있을 거라고 응원하게 되는 것이다.

어디선가 읽어본 듯한 여러 이야기들이 혼재되어 있지만 오히려 그런 요소들이 친근하고 재미있게 한다. 계속 그러기만 하다면 또 지루해질 텐데, 전개되는 스토리는 점점 더 흥미로워지니 끝까지 제인을 응워하며 읽을 수 있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지만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을 한다면 언제든 그 실수를 되돌릴 수 있다. 제인은 그런 과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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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척학전집 : 훔친 철학 편 - 알고 있으면 척하기 좋은 지식의 파편들 ㅣ 세계척학전집 1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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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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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전집도 아니고 "척학 전집"이라니! 뭐지? 했는데, 바로 "알고 있으면 척하기 좋은 지식의 파편들"이라는 소제목이 붙어 있다. 그리고 그 전집의 첫 번째가 바로 "철학"이다. 저자가 이클립스라고 되어있는데 13만 구독자(현재는 14만 명)를 자랑하는 지식 유튜버라고 한다. 어릴 때부터 독서광으로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쌓은 사유와 통찰로 다양한 지식을 중립적으로 풀어내는 크리에이터가 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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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장을 넘기기 시작할 때는 조금은 재미있는, 하지만 지금까지 읽었던 그냥 그런 철학 책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재미" 때문이다. 철학 공부를 너무 하고 싶은데, 학교 때 배웠던 철학은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독서를 시작하며 다양한 철학책에 도전했지만 제대로 성공해 본 적이 없다. 쉽다는 철학 책을 읽어도 그저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뿐이지 이해했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여러 권 반복하다 보면 이제 내 탓을 하게 된다. 나랑 철학이 맞지 않나 보다, 내가 철학을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덜 성장했나 보다 등등. 그런데, 이제 알았다. 그저 지금까지의 철학 책은 어쩌면 지식만으로써의 철학이었기 때문에 받아들여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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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척학 전집>의 "훔친 철학 편"은 이해하기 쉬웠고 게다가 재미있었다. 세상에! 철학 책을 읽는 데 페이지가 쭉쭉 넘어가다니, 이런 신기한 경험을 할 수가! 완전 새로운 경험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철학을 철학에서 머무르게 하지 않고 현대의 우리에게 적용하여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판단하며 어떻게 행동할 수 있는가까지 연결시켜주기 때문이다. 때문에 목차가 시대 순으로 되어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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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진리와 인식 파트에서는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를 통해 "진리"를 탐구한다. 2부 윤리와 정의 파트에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다양한 철학자들을 통해 얻을 수 있다. 3부 자유와 실존 파트는 "나는 누구인가?"를 탐구한다.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많은 철학자들과 그들의 명제들을 달달 외웠던 학창 시절이 떠오른다. 알고는 있지만 왜 그런 명제에 도달했는지는 절대 이해할 수 없었던, 그래서 너무나 궁금했던 것들이 이제야 해소되었다. 무엇보다 나의 삶에 어떻게 적용시킬 것인가를 탐구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정말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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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감성 ㅣ 디어 제인 오스틴 에디션
제인 오스틴 지음, 김선형 옮김 / 엘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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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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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몇 번이나 읽었는지 모른다. 처음엔 영화에 빠져 보다가 그 말 맛을 직접 느껴보고 싶어서 몇 년마다 꾸준히 읽는 책이 된 것 같다. 그러다가 어쩔 수 없이 슬슬 욕심이 난다. 다른 작품들도 읽어봐야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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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 출판사의 <이성과 감성>을 보고는 절로 감탄이 인다. 아름다운 표지에 먼저 손이 갔는데, 출간 의도를 읽고는 더욱 감탄에 감탄을! 이번에 출간된 제인 오스틴의 책은 <이성과 감성>과 <오면과 편견>인데 12월 16일에 발간되었다. 이후 매년 12월 16일마다 2권의 책이 발간된다고 한다. 12월 16일은 바로 제인 오스틴의 생일이라고. 이렇게 6권의 책이 발간되는데, 바로 "디어 제인 오스틴 에디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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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감성>은 제인 오스틴이 20살에 쓴 첫 소설책이라고 한다. <오만과 편견>을 먼저 읽었기 때문에 <이성과 감성>을 읽다 보면 작가의 첫 작품인 것이 살짝 느껴지기도 한다. 원숙함보다는 신선함이랄까, 내용 상의 단순함이 보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인 오스틴의 말맛은 여전히 잘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에디션에서 가장 칭찬할 점은 김선형 번역가의 번역이다. 자연스러운 문장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영어 단어의 유래나 근소한 차이를 주석으로 달아 읽는 재미를 극대화한다. 읽는 내내 얼마나 즐거웠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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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시작되면 대시우드 집안의 상황이 먼저 서술된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두 번째 부인인 대시우드 부인과 딸 엘리너와 메리앤의 처지를 곧 느낄 수 있다. 재산은 모두 첫 번째 부인의 아들인 장자 존과 그의 아들에게 상속되고 부인과 두 딸은 살던 살던 집에서도 쫓겨나 오갈 데도 없어진 것이다. 제인 오스틴 작품의 화두인 "장자 상속"이 대놓고 드러난다. 따라서 존 부부의 대화를 읽으며 화도 나고 짜증도 나고 그러는 것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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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감성>의 가제목이 엘리너와 메리앤인 만큼 두 사람의 성격은 양극단을 향한다. 이성적인 엘리너와 감성적인 메리앤은 누가 옳고 누가 옳지 않은가라기보다 어떤 상황에서 이성적이거나 감성적일 때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를 장자 상속이라는 사회적 문제 안에서 치밀하게 다루고 있다. 또한 너무나 비열한 몇몇의 등장인물로 인해 주변 인물들까지 똘똘 뭉치는 공동체의 모습은 실로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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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며칠동안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맞아, 제인 오스틴은 그랬지!'하던 시간이었다. 내년엔 제인 오스틴과 버지니아 울프를 집중적으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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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칼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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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책장에 꽂혀있는 책이었다. 책 등에도 "히가시노 게이고"라고 씌여있음에도 어디선가 들어본 제목에 그저 아무 생각없이 오쿠다 히데오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니었음..ㅋㅋ 사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몇 년 전에 끊었다. 워낙 다작가인 작가의 작품을 연달아 읽다가 너무 비슷해서 이젠 안 읽기로 결정했지만 오랜만이라 읽어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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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칼날>은 2004년 출간되었는데 우리나라에는 2008년 다른 출판사와 다른 번역가로 출간되고 2014년 영화화된 것 같은데, 하빌리스 출판사에서 민경욱 번역가의 번역으로 2021년 다시 출간되었다. 하지만 읽는 동안 지금 이 시대와 전혀 그 간극을 느끼지 못했다. 그만큼 히가시노 게이고가 시의성 있는 작품을 썼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영화화가 당연하게 느껴질 만큼 첫 페이지부터 숨 쉴 틈 없이 진행된다. 사실 그동안의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들을 생각하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처음부터 너무나 강력한 사건이 발생해서 하마터면 우울해서 책을 내려놓을 뻔. 하지만 또 그 뒤를 이어 다른 사건이 이어질 듯한 느낌에 손을 놓을 수가 없다. 그리고 그 사건들은 "소년범"이라는 강력한 시의성을 포함하고 또한 우리는 누구를 보호하기 위한 법을 지키려 하는가라는 문제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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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방황하는 칼날"은 도대체 그 칼날이 누구를 향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것일 게다. 때문에 책 마지막의 장치까지 포함해서 <백야행>이나 <라플라스의 마녀>를 읽었을 때처럼 다시 한 번 작가의 대단함을 깨닫게 된다. 이제 한국에서 만든 영화도 한번 보고 싶다. 일본에서는 드라마도 만들었다는데 어떻게 또 다른 이야기가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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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온 더 트레인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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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철보다 버스를 더 좋아한다. 다른 가족들은 시간이 더 정확한, 절대 밀리지 않고 제 시간에 딱딱 데려다주는 지하철을 더 선호한다. 하지만 나는 다소 밀리더라도(그만큼 더 일찍 출발하면 되니까) 바깥을 구경하면서 가는 이동수단이 훨씬 좋다. 어쩌면 나 말고도 그런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유난히 자주, 더 잘 보이는 어떤 건물이나 가게가 있다면 매일 같은 길을 지나며 나름의 상상을 부풀리며 관찰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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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그런 여자가 한 명 있다. 아침과 저녁, 런던으로 향하는 기차에서 창 밖으로 보이는 집들을 바라보는 여자. 그 중 어느 한 집, 한 부부를 바라보는 걸 좋아한다. 그들 부부의 완벽한 모습을 보며 자신과 비교한다. 아니, 자신의 우울하고 불행함을 모두 그들 부부가 대신 채워줄 수 있을 것만 같다. 매일 그들을 바라보다 보니 상상은 자꾸 부풀려지고 그러다 그들 부부에게 이름도 지어주고, 어떤 하루를 보내는지 마음껏 생각해 본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그들 부부의 어떤 균열을 목격하게 되고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그들 속으로 들어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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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관찰녀, 레이첼은 그러니까 불행한 여자다. 왜 불행한지는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생략...^^ 어쨌든 그런 그녀가 다른 사람을 관찰하며 대리만족한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 가능하다. 하지만 무너진 그녀의 삶 속에서 레이첼은 어느새 알코올중독자가 되어버렸고, 그런 그녀의 신원이 일을 점점 미궁 속으로 밀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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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을 너무 깊이 관찰하는 관음증이나 경찰을 통하지 않고 직접 나서는 오지랖, 무엇보다 자신의 상태보다 끊임없이 다른 사람을 탓하는 레이첼 때문에 읽는 내내 얼마나 고구마였는지 모른다. 제발 술 좀 끊으라고! 라는 외침이 수도 없이 계속됐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불행의 늪에서 이미 중독자가 되어버린 상태에서 어쩌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너무나 깊이 빠져 읽다 보니 고구마가 되었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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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기차가 폭주하듯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범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범인이 아님을 알게되는 순간! 으악! 하고 소름이 돋는다. 하하...언제나 누구든 의심하라. 드라마 볼 때는 잘만 유추하는데도 스릴러, 미스테리 소설 읽을 때는 잘 안 된다. 결국 이번에도 틀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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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을 얼마나 쉽게 조종할 수 있는가. 어쩌면 누군가를 더욱 사랑할수록, 더욱 신뢰할수록 더 쉽게 조종당할지도 모른다. <걸 온 더 트레인>은 평화로운 아침과 저녁 기차 속 풍경과 그 일상 속에서 얼마나 큰 이질적인 사건들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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