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치는 밤 ㅣ 하트우드
미셸 르미유 글 그림, 고영아 옮김 / 비룡소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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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예쁜 책이다. 꽤나 두껍지만 가로로 긴 판형과 어두운 배경 안 단순한 듯한 일러스트가 자리한다. 살짝 들춰보니 길지 않은 한, 두 문장과 일러스트로 이루어진 책이다. 금방 읽을 수 있을 것도 같지만 너무 후루룩 읽어버리면 이 책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전부 알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조심히 한 장씩 넘겨 천천히 읽어 본다. 나무가 몇 그루 있는 아주 넓은 들판, 혹은 농경지 언덕 위에 집 한 채가 있다. 나무가 휘어있는 걸로 봐서 바람이 꽤 부는 것 같고 그런 어스름한 저녁이 이 책의 배경이다. 이 모든 것은 일러스트로 표현된다. 글 한 글자 없이. 다음 장을 넘기면 한 아이가 욕실에서 잘 준비를 하고, 부모님께 굿나잇 인사를 하고 잠자리에 든다.

그리고 이제서야, 이 책은 시작된다.

"도무지 잠이 안 와!
수천 가지 질문이 머리 속에 맴도는걸."...(본문 중)

너무 피곤해서 언제 잠들었나 싶게 깊이 잠들 때가 있는 반면, 아무리 자들려고 해도 잠이 오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그런 날엔 나 또한 이런저런 생각들로 한동안 잠 못 들기도 한다. 최근 있었던 문제들, 사소한 고민들, 내일 있을 일들에 대한 시뮬레이션도 해 보고 미래에 대한 생각도 하면서.

<천둥치는 밤>의 주인공은 청소년이다. 잠이 오지 않는 밤 떠오르는 것들은 평소에 궁금해 하던 것들. 하늘의 끝은 어디인지, 다른 별에도 생명체는 살고 있는지,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서부터 땅에서 채소처럼 우리가 솟아 자란다면 어떨지 같은 엉뚱한 궁금증까지 다양한 질문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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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시기에 가장 많이,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잘 나오지 않는 질문이 "나느 누굴까?"라는 것이 아닐까.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진정 바라는 나는 어떤 사람인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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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주인공 또한 그런 원천적인 질문들로 자신을 들여다 보고 솔직하게 생각을 이어나간다.

바람은 점점 거세지고 천둥이 치면서 아이는 자신의 감정으로 생각을 이어나간다. 누군가 보듬어 주었으면 하다가도 혼자 있고 싶을 때도 있고 행복하다가도 화가 날 때가 있다고. 아이의 생각은 멈추지 않는다.

지금은 잠자리에 누워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편이지만 나의 청소년 시절을 돌이켜 보면 나 또한 침대를 뒤척이며 이런저런 상상을 하거나 미래에 대한 불안, 나 자신에 대한 감정에 끝도없이 생각을 이어나갔던 기억이 난다. 그런 면에서 <천둥치는 밤>은 청소년들에게 무척이나 공감가는 책이다. 책 속에 정답은 없다. 그저 아이를 통해 그런 문제들을 떠올리게 하고 '어, 나도 그런데...' 하는 동시에 자기 자신에 대해, 본질적인 질문들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힘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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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단편선 ㅣ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43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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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단편선을 처음 접한 건 한 TV 프로그램 캠페인 덕분이었다. 전국민이 그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책을 사 읽어 매번 베스트셀러를 만들던 때였는데, 나도 역시 거기에 동참했던 것이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계기가 있지 않으면 잘 읽지 않게 되는 것이 고전 작품이기에 그렇게 만난 톨스토이 단편선이 정말 반가왔다. 하지만 그때 그 작품들을 읽고 바로 마음에 와닿았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이미 결혼 후였음에도 아직 내가 철이 들기 전이었나 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후 몇 번에 걸쳐 가볍게 톨스토이 단편선을 읽었고 읽을 때마다 점점 더 깊이 동감하고 깊은 울림을 느끼게 된다. 우화처럼, 아이들이 읽는 동화처럼 쉽고 재미있지만 그 주제, 교훈은 결코 쉽지 않다. 때론 너무 종교적으로 느껴져서 종교가 없는 나로선 꺼려졌던 것도 사실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것 또한 삶의 방식, 내가 배워야 할 교훈으로 받아들여진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일까.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은 자기 자신을 중심에 놓고 생각한다. 남을 우선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자기가 우선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대부분 대답은 "자유"가 나온다. 물론 자유도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사랑"이다. 이웃을 나처럼 사랑하는 마음('불을 놓아두면 걷잡을 수가 없다'), 누군가 난처한 상황에 처하면 나가서 도와줄 수 있는 배려심('사랑이 있는 곳에 신도 있다')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말이다. 


한편 톨스토이는 성실한 노동의 중요함도 이야기한다. '바보 이반'이나 '일리야스', '달걀만 한 씨앗'을 통해 욕심과 탐욕으로 인해 얼마나 사람이 망가질 수 있으며 성실한 노동이야말로 사람이 진정 행복한 길일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측은지심"... 가끔 큰딸에게 해주는 말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측은지심을 가져보라고. 나만 억울하고 나만 피해본 것 같고 나만 손해본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공감해주고 배려해 주면 문제가 생길 리 없다. 내 욕심만 챙기지 말고 다른 사람도 돌아보라... 톨스토이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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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큰 상자 ㅣ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48
카르멘 코랄레스 지음, 유 아가다 옮김 / 지양어린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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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어린이집을 통해 산타 선물을 받고 생일 선물도 받고 어린이날 선물을 받으면서 아이는 이제 확실히 자기 것에 대한 욕심이 많아졌어요. 늦둥이라 넘치는 사랑에 아이가 망가질까 조심, 또 조심했는데 워낙 갖고 태어난 성향 때문인지 자기 위치를 너무 잘 알기 때문인지 어느새 아이는 "욕망의 화신"이 되어버렸네요. 세상에 갖고 싶은 장난감과 예쁜 드레스가 너무 많은 거죠. 그걸 다 제 것으로 하고 싶은데 엄마는 맨날 안된다고 하고 기다리라 하니 항상 뾰로퉁입니다. 


가지고 싶은 것이 아무리 많아도 모두 가질 수 없음을, 오히려 가지지 않음으로서 자신을 채울 수 있음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아직 어린 아이에게는 쉽게 이해할 수도 공감도 안되겠지만 물건을 가지지 않고도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되지 않을까 하고요. 


<세상에서 제일 큰 상자>는 마치 우리 둘째처럼 욕심이 아주 많~은 고양이의 이야기예요. 무엇이든지 모으기를 좋아하는 고양이, 레오노라는 바퀴벌레, 깃털, 털실 등 고양이가 좋아할 만한 물건이라면 무엇이든 집으로 가져와 모았어요. 그 중에서도 상자를 가장 좋아했죠. 



정말 많은 상자들을 모았지만 레오노라는 더 많은 상자, 더 큰 상자를 갖고 싶었죠. 그러다 어느 날 정말, 아주 아주 큰 상자를 발견했죠. 이 상자는 세상에서 제일 큰 상자였어요. 그리고 그 상자를 갖고 싶어 머리를 굴리고, 또 굴리죠. 



레오노라는 큰 상자를 집으로 가져오기 위해 집에 있던 모든 물건들을 버리기 시작해요. 그리고 그 큰 상자를 가지러 갔죠. 그런데, 이미 그 상자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네요. 이제 레오노라는 어쩌죠? 집으로 돌아온 레오노라는 불행할까요? 


얼마 전 아빠와 둘째가 이런 대화를 나눴다고 합니다. 아빠 꿈이 뭐냐고. 그러더니 자신의 꿈을 물어봐 달라고요.

"네 꿈이 뭔데?" 물으니...

"응~ 지금 내 장난감들이 베란다에 여기저기 있는데, 일단 저 장난감들을 다 치우는 거야. 어린 동생들 나눠주고.

그리고, 내년 내 생일과 어린이날에 다시 새로운 장난감으로 다~ 채우는 거지."

흠... 

분명... 버리고 채울 수 있다는 교훈이었지만... 이렇게 새로운 것으로 채운다는 결말이 아니었는데... 아직 좀 더 깊은 철학적 교훈은 어려운가봐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이야기 나눠보려고요. 꼭 무언가로 채우지 않더라도 레오노라처럼 뛰어놀 수 있는 넓은 공간을 얻고 "우리"라는 이름으로 재미있게 행복하게 지낼 수 있지 않느냐고 말이죠. 그리고 그 자리를 책으로 채웠으면 하는 엄마의 바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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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시집 - 오감도와 날개 그리고 권태 ㅣ 윤동주가 사랑한 시인
이상 지음 / 스타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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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라는 작가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그의 작품도 유명하지만 "이상"이라는 사람, 자체가 더 유명한 듯하다. 나 또한 그의 작품은 한 번도 읽어본 적이 없으면서도(그 난해함에 두려워 미루고 미루어두었다.) 그 사람이 이렇게 살았네, 저렇게 살았네~ 하는 이야기들을 여기저기서 들어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이상이라는 작가에 대해 더 관심이 생겼던 건 <경성 탐정 이상>을 읽고 나서였다. 비록 소설이지만 이상이라는 작가의 실제 삶이 잘 드러나도록 구성되어 조금 더 가까이 느낄 수 있게 해주었고 중간중간 어떤 삶을 살았는지, 왜 그런 작품을 쓰게 되었는지 조금이나마 상상하고 체험할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조금은 준비된 상태에서 <이상 시집>을 만났다. 워낙 난해하다고 익히 알려져 있어 큰맘 먹고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나 한 편 한 편 쉬이 넘기기가 쉽지 않다. 띄어쓰기가 되어 있지 않아 읽는 와중에 의미 파악하며 띄어쓰기 해서 읽어야 하고 익숙치 않은 난무한 외래어의 출몰에 머리를 굴려야 한다. 그러고도 부정의 부정의 부정 표현 같은 것들은 도대체 어찌 해야하는지 난감하기만 하다.

 

"시"이다. 시는 작가의 시적 허용이 가능하다. 심지어 함축된 의미가 있어 편히 감상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평소에도 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그럼에도 한때 문학소녀였다는 자부심도 있고 시의 감수성에 푹~ 빠져 몇 년을 보내던 때도 있었다. 그런데 이상 시집은 내게 좌절만 안겨준다. 이해 가능하고 심지어 감동까지 준 몇 편을 제외하곤... 그저 활자만 읽었노라고 고백해야겠다. 아직 공부가 더 많이 필요함을 느꼈다. 서문에서는 좋은 시를 필사하고 그것만으로도 성장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럼 정말 언젠가 이 시들을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올까?

 

소설 "날개"를 제대로 읽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날개"는 소설이라서 잘 읽혔고 공감되었다. 남들이 하는 분석까지 이르지는 못했지만 그냥 내용 자체만으로 좋았다. 수필 "권태"는 시와 비슷하다. 수필임에도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다. 아직 깊이 있는 독서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느껴지게 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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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로 대학 가기 - 명문고 선생님들이 추천하는 100권의 책 ㅣ 대학 가기 시리즈
유태성 지음 / 상상아카데미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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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이 문제는 책을 좋아하는 나뿐 아니라 모든 이들의 고민거리임에 틀림없다. 특히 읽고 싶은, 읽어야 하는 책은 많지만 읽을 시간이 없는 중고생들에겐 더욱 큰 문제이다. 앞으로의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당연히 읽어야 하지만 대입을 위해서도 독서는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시간은 없고 꼭 책을 읽기는 해야 한다면 과연 어떤 책을 골라 읽어야 할까.

 

<독서로 대학 가기>는 입시 학습 전문가인 저자가 명문고를 직접 취재하여 독서 교육의 기준이 될 수 있는 선생님 추천 100권을 엮은 책이다. 인성 함양이나 독서 역량뿐만 아니라 입시에 도움이 되는 각 전문 연계성을 고려하여 엄선된 100권의 책이다. 대충 훑어봐도 익히 유명한 베스트셀러나 고전 작품들도 많고 조금 전문성을 갖춘 책들도 보여 굉장히 다양한 책이 추천된다.

 

우리나라에서 내노라하는, 한 번쯤 이름을 들어본 명문고를 취재하였다. 때문에 첫 페이지는 간단히 학교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이 페이지들을 읽으며 각 학교마다의 개성을 파악할 수 있고 학교에서 중요시하는 것들을 알 수 있다. 죽 읽어나가면서 괜히 명문고가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따로 사교육을 하지 않아도 학교만 믿고 가도 되겠다는 생각부터 학교 자체와 선생님들의 노력이 명문고를 만들었다는 사실, 명문고는 독서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것 등 참으로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된다.

 

본 페이지에 들어가면 한 학교 당 4, 5권의 책이 소개된다. 제목과 표지 소개 아래 관련 학과를 표시하여 아이들의 진로에 따라 읽을 수 있는 책을 고르도록 돕고 있다. 책 소개와 더불어 각 학교 선생님들이 추천한 이유가 더해지는데 이 한 장에서 버릴 글자 하나가 없다. 특히 선생님들의 추천 이유는 짧은 서평을 보거나 학교 특성이 아주 잘 드러나 있어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자부하는 나로서도 읽어보지 못한 책들이 아주 많았다. 특히 과학 철학 분야들이 그러해서 다양한 독서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아이들에겐 많이 보다 깊은 독서가 요구된다. 특히 자신이 가고자 하는 분야의 책이나 배경지식을, 시각을 더욱 넓혀줄 책을 읽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학원 숙제에 치여서 독서를 소홀히 한다면 진정한 자기자신을 만들어나가지 못할 것이다.

 

"지난 2년간 학교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놀라웠던 것은 모든 학교에서 예외 없이 학생들의 독서 역량을 키우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고, ㅇ에 따른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여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5p

 

나 또한 놀랐다. 독서 사교육에 있는 한 사람으로서 점점 책읽기를 멀리 하는 아이들이 항상 안타까웠는데, 명문고에서는 이 독서를 소홀히 하지 않고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투자와 시간을 들이고 있다니 말이다. 그저 이러한 노력이 몇몇 학교에서 머무는 것이 아닌, 대한민국 전체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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