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유산 대교북스캔 클래식 5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오현수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몇 년 전... 중고 서점을 어슬렁거리다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라는 이름을 발견하고 무조건 데려 온 책이다. 국내에서는 <빨강머리 앤>만 보았기 때문에 얼마나 반가왔던지~ 다른 책도 당연히 쓰셨겠지~하는 마음이었다. 어릴 적부터 앤에 대한 이미지가 워낙 강렬해서 비슷한 류의 책이지 않을까 했는데 첫 장을 넘기면서부터 와장창! ㅋㅋㅋ 이 예스러운 어휘들과 말도 안되는 등장인물들과 다소 불편한 가치관에 혼란스러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우선 조사가 좀 필요했다. 접견하례니, 단지니, 일족이니...하는 단어들 때문에 이 작품이 마치 1700년대나 1800년대 작품처럼 느껴졌기 때문인데 우선 루시 모드 몽고메리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어서 찾기가 쉽지 않았으나 <사랑의 유산> 원작 제목이 "A Tangled Web"이고 그렇게 조사해 보니 1931년이었다. 번역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작품 자체의 분위기도 있는 것 같다. 


소설에는 두 집안이 등장한다. 다크 집안과 펜할로우 집안. 이 두 집안은 본토와는 조금 떨어진 섬에서 삼대에 걸쳐 60쌍이나 결혼을 하다보니 거의 모두가 친척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이 두 집안을 이끄는 양가의 수장 베키 아주머니는 별 것 아니었던 단지를 마치 대단한 것인 양 가보로 만들어 자신이 죽으며 상속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그 상속자는 몇 가지 기준에 부합되어야만 한다며 베일에 가려져 유언장 속에 감추고 그 유언장은 시일이 지난 후에 열어보도록 한다.


이제 일 년여의 시간 동안 두 집안, 이 일족들이 이 단지를 차지하기 위해 움직인다. 욕을 하던 사람들은 입을 다물고, 노처녀, 노총각들은 사랑을 찾아 헤매고, 싸우던 이들, 하던 일을 미루었던 이들도 단지를 차지하기 위해 부지런히, 적어도 남들이 보기에는 점잖게 행동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본심을 숨기기 위해 거짓된 삶을 살수록 그 본심은 더욱 드러나기 마련이다. 젊은 혈기로 외모로만 사랑을 하던 이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들의 마음을 보게 되고 자신의 짝이 아님을, 자신이 진정 사랑하는 사람은 외모보다 더 중요한 데 있음을 각자 깨닫게 된다. 때론 실수를 저지르고 호되게 고통을 겪게 되지만 그런 고통 또한 성장의 한 걸음이었다. 


사실 앞부분엔 모든 등장인물들이 너무나 외적으로만 짝을 찾으려고만 해서 이게 도대체 무슨 책인가... 이 책을 쓴 사람이 루시 모드 몽고메리 맞나~ 싶었다. 좌절해서 중간에 책을 덮을 뻔...ㅋㅋ 그나마 유쾌하지 않았다면 끝까지 못 읽을 뻔 했다. 책은 마지막에 정리가 된다. 어쩌면 이 마지막 부분을 어이없어 하는 독자도 있을 수 있겠지만 중요한 건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사랑의유산 #루시모드몽고메리 #북스캔 #진정한사랑 #다소허탈 #유쾌한로맨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족이 한자리에 모여 드디어 자신의 속마음을 깨달아가고 그들의 속내를 한 사람씩 드러내기 시작한다.

질투심이 조슬린을 꿰뚫고 알알한 통증을 일으켰다. 지난 십 년간 잠자듯 살아왔기에 이런 종류의 살아 있는 감정은 파괴적이었다. 그동안 그녀를 에워쌌던 몽롱한 무아경의 희열, 순교자적 열정.
자기 체념의 껍질에 갑자기 금이 가고 그 가느다란 틈으로 현실의찬바람이 들어온 듯 오슬오슬 냉기가 엄습했다. 제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추락하는 새처럼 기분이 곤두박질쳤다.
- P5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가 해보니 나름 할 만합니다 - 40대에 시작한 전원생활, 독립서점, 가사 노동, 채식
김영우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3월
평점 :
품절


언제인가부터 전원 생활을 꿈꾸게 되었다. 언젠가, 언젠가 ... 아이가 좀 더 자라서 독립을 하면(이 독립은 회사 생활까지 가지도 않는다. 대학만 들여보내면~이라고 꿈꾸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전원 생활을 하자고 말이다. 그런데 덜컥 늦둥이가 태어났다. 우리 두 사람, 부부가 이 늦둥이의 탄생만큼이나 얼마나 실망했는지 모른다. 그만큼 은퇴도 늦어질 거고 꿈꾸던 전원 생활도 늦춰질 가능성이 많아질 터이니. 지금은 조금 생각이 달라졌는데 둘째까지 다 키울 거 없이 원래 계획대로 첫째만 대학에 입학시켜 놓고 나면 어떻게든 서울을 떠나볼까...하는 궁리를 하고 있다. 계획대로 잘 될지는 모르지만. 




샛노란 색의 상큼한 바탕에 빨간색 토마토의 대비가 아주 선명하다. 제목보다는 표지 왼쪽 위 "40대에 시작한 전원생활, 독립서점, 가사 노동, 채식"이라는 단어들에 먼저 눈길이 간다. 가사 노동이야 주부이다 보니 익숙한 것이고 채식만 제외하면 그야말로 꿈꾸던 생활인지라 아마도 제목보다 먼저 눈길이 갔을 것이다. 하지만 녹록치 않아 보인다. 누가 봐도 쉬운 길이 아니라고 말릴 것 같은 이 생활이 "나름 할 만하다니" 읽어보지 않을 수가 없다. 


자, 다시 살펴보자. 그러니까 작가이신 이 김영우님은 이 모든 걸 다 하신다는 걸까? 그렇단다. 어떻게? 이게 가능해? 대단하신 분이다~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프롤로그를 읽다가 이 모든 생활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럼에도 쉽지 않았음을, 그런데도 하나하나 실천에 옮기게 된 작가님에게 저절로 감동하게 된다. 




책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뉘고 굳이 나누자면 1부는 전원 생활과 독립 서점을 하게 된 이야기, 2부는 가사 노동을 하게 된 이유와 채식을 하게 된 이유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작가님의 사유와 가치관이 담겨 있기 때문에 전원 생활과 독립 서점 이야기보다는 여성주의에 눈 뜨게 되고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 이야기와 채식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 더 많다고 해야겠다. 개인적으로는 전원 생활과 독립 서점에 대한 기대가 컸기에 조금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았지만 남성인 작가님이 여성주의에 대한 책을 읽고 이렇게나 여성을 이해하고 여성에 대한 삶에 공감하고 더불어 실천으로까지 행동으로 옮기는 것에는 감동할 수밖에 없다. 


책을 미친듯이 읽던 때가 있다. 가끔은 육아도 미루고 읽었다. 그때는 산후우울증을 벗어나기 위해서였고 재미가 있어서 읽었고 할 일이 없어서도 읽고 요즘은 일로도 읽고 그냥 계속 꾸준히 읽는다. 도대체 나는 책을 왜 계속 읽는지 중간중간 생각해 볼 때가 있다.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아는 게 많아져서 잘난 척 하고 싶어서 읽는 건 아닐 거다. 난 내가 좀더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고 내 아이들도 그런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돕고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도 그런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도와서 그걸 실천하도록 하고 싶다. 그래서 좀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책을 읽는다. 이 책의 작가님 김영우님도 책 속에서 그랬다. 어제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이렇게 실천하고 있는 거라고. 그래서 이분이 정말 대단해 보였다. 실패를 거듭하더라도 꾸준히 도전할 수 있는 용기에 응원을 보낸다. 


*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제가해보니나름할만합니다 #김영우 #흐름출판 #독립서점 #전원생활 #가사노동 #채식 #가평북유럽서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남자의 시선에서도 이렇게 느낀다니, 정말 신선하다

일본의 사회학자 우에노 지즈코의 책 《여성 혐오를 혐오한다》에서 이런 구절을 발견한 적이 있다.

"가부장제란 자신의 다리 사이로 낳은 아들로 하여금 자기자신을 멸시하도록 기르는 시스템을 가리킨다."

나는 그냥 넘어가지 못하고 이 문장에 밑줄을 그었다.
- P18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학교 분투기 - 내 교육을 방해한 건 학교 공부였다!
토니 와그너 지음, 허성심 옮김 / 한문화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 교육은 발전했을까, 어느 정도는~이라고 할 수 있겠다. 분명히 내가 공부하던 시절, 주는 족족 외워야 하는 때보다는 많이 발전한 듯 보인다. 특히 수행평가가 도입되어 사지선다형 시험 결과만으로 평가되기보다는 과정 중심의 평가로 바뀐 부분이라든가 한 학기 한 책 읽기 등의 느린 독서의 도입이라든가 한 팀을 이루어 프로젝트식으로 아이들끼리 문제를 해결하는 수업 방식 등이 그렇다. 적어도 기획은 그렇다. 수업 현장이 어떤가, 그것이 고등학교까지 이어지는가는......




<나의 학교 분투기>를 쓴 토니 와그너는 교육혁신가이자 미국 교육정책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이라고 한다. 미국 전역뿐 아니라 전 세계를 다니며 교육 혁신과 리더십 관련 강연을 하고 있는 그는 그런 일을 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았음을 이 책을 통해 밝히고 있다. 책 겉표지 속 한 문장 "내 교육을 방해한 건 학교 공부였다!"가 그 모든 걸 시사한다. 


토니 와그너의 경우, 어디서부터가 시작이었을까. 그에 의하면 그는 읽기를 배우는 것도,다른 모든 배우는 속도도 다른 아이들에 비해 훨씬 느렸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나이를 생각할 때 훨씬 옛날이었던 그때는 학습 발달이 늦은 아이는 부모나 선생님이 불안한 학습자로 치부해버리고 주위 사람들에 의해 압박이 심했다고.(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토니 와그너는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는 열심히 책을 찾아가며 연구하고 공부했지만 학교에서 하는 공부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러니 초등학교에서도, 중학교 과정에서도 그는 늘 학교 밖이었고 급기야 "넌 개판이야!"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이 소리는 평생 토니 와그너의 가습 속에 남아 그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


그는 정말 개판인 학생이었을까? 그가 궁금하고 알고 싶은 분야에 대해서는 항상 책을 찾아 읽고 알고 싶고 연구하고 싶은 학생이었는데도? 그런데 토니 와그너가 알고 싶은 것에 대해서는 학교에서는 알려주지 않고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래서 토니 와그너는 스스로 자신이 알고 싶은 것을 알려주는 학교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그 과정이 순탄할 리가 없다. 그 과정 속엔 고등학교도 2번을 옮기게 되고 대학도 3번을 옮기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엔 정말 다양하고 훨씬 많은 것들이 받아들여지는 곳이기 때문인지(적어도 내 생각에) 그가 원하는 곳들을 찾아낼 수 있었고 그가 원하는 방향으로 주제를 찾아 공부하고 연구할 수 있었다. 


제목 그대로 그야말로 "학교 분투기"이다. 공부가 끝났나 싶으면 이제 교사가 된 그의 학교에서의 좌충우돌 힘든 적용기가 시작된다. 그가 지금까지 겪어오고 자신의 실패를 디딤돌 삼아 아이들을 잘 이끌어주고 싶었던 그의 교사 생활은 또다른 난제였다. 아이들은 이미 흥미를 잃었고 학교라는 시스템은 경직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혼자 분투한다고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는 "학교 개선 컨설턴트"가 되고자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학생으로서 교사로서 교장으로서 모든 자리에 있어봤지만 그 어느 하나 쉽지 않았던 학교라는 곳을 잘 바꾸기 위해, 모두가 행복한 진정한 배움의 자리로 바꾸기 위해서 말이다.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을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알기에 선생님들께 항상 감사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생각했을 때, 토니 와그너처럼 조금 뒤처지거나 학교 밖에 있거나 주어진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까지 보듬어 줄 수 있는 교육을 준비하고 다양함을 만들어줄 수 있는 미래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토니와그너 #나의학교분투기 #한문화 #교육현실 #교육혁신 #진정한배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