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거의 모든 것의 역사 - 거의 모든 것의 역사 특별 개정판
빌 브라이슨 지음, 이덕환 옮김 / 까치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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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초, 중,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까지 "과학"이라는 과목을 배우며 그 모든 것들을 이해하기 보다는 억지로 머리 속에 집어넣으려고 외우고, 또 외웠다. 내게는 이 과목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고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호기심"이란 것이 슬며시 고개를 들어 도대체 과학자들은 어떻게 이런 엄청나고 대단한 사실들을 밝혀내고 알아낸걸까? 라고 궁금해했던 기억이 있다. 비록 우리 교과서엔 그 내용에 대해선 단 한 문장도 씌여있지 않았지만 말이다. 

빌 브라이슨은 나처럼 아주 잠깐이라도 호기심이 발동해 "어떻게"와 "왜"라는 궁금증을 풀고 싶어하는 어린이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나보다. 이 책, <<그림으로 보는 거의 모든 것의 역사>>는 바로 그 "어떻게 그런 사실을 알아냈을까?"에 대한 대답이다

태초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는, 정말 어디에도 아무것도 없었다는데... 어떻게 우주가 생겨났을까? 생명은 어떻게 생겨난거지? 우주는 무엇이고, 우리 태양계는 얼마나 넓을까? 저 너머에 누군가가 있기는 한걸까? 지구의 크기와 무게는 어떻게 잰거지? 지구의 나이나 화석, 이미 멸종해버린 생물들을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등등... 끝도 없이 생겨나는 궁금증들을 하나씩 하나씩 풀어나간다. 하지만 이러한 궁금증들에 답하기 위해서는 그 원리부터 알아야 하고,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하므로... 당연히 이 책은 과학의 역사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제목이... <<거의 모든 것의 역사>>인 것이다. 

그냥 평범한 우리들보다 더욱더 궁금한 것들이 많았던 과학자들은 자신들이 알고 싶어하는 답을 구하기 위해 몇 세대를 거쳐 시행착오를 거치며 조금씩 진실을 파헤쳐왔다. 그 길은 옳은 방법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었기에 그 답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또 몇 세기가 지나서야 밝혀지기도 한다. 과학자들은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우리가 어디서부터 왔는지를 연구했고 그것은 원인 규명이 되고 그것들이 모여 역사가 된다. 따라서 "어떻게"와 "왜"를 궁금해 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답은 "과학"과 "역사"를 아는 것이다. 

"우주는 놀라울 정도로 변덕스럽고 많은 사건이 일어나는 곳이며, 그런 속에서 우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신기한 일이다. 만약 46억 년이나 되는 길고 복잡한 역사가 특별한 시기에 특별한 순서로 펼쳐지지 않았더라면, 예를 들어 공룡이 멸종했던 시기에 운석에 의해서 멸종되지 않았더라면, 여러분은 키가 몇 센티미터이고 수염과 꼬리를 가진 존재가 되어 동굴에서 이 글을 읽고 있었을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적당한 사고력을 갖추고, 사회에 대해서 생각하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안정한 기간이 어느 정도 지속된 후에 (예를 들면 빙하기처럼) 적절한 압력과 도전을 경험했어야 했고, 물론 여러분을 멸종시켰을 재앙은 겪지 않았어야 한다."...95p

우리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그 많고 많은 위험 속에서, 수많은 확률 속에서 살아남아 우리는 바로 이 자리에 서있다. 그런 모든 것들이 이어져 우리에게까지 왔다. 그리고 때로는 나쁜 과학으로 인한 환경 오염이나 수없이 사라진 많은 생물들을 생각해보면 그다지 안전하지 못했던 지구는 지금 더 위험한 처지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우리가 살 수 있는 지구는 단 하나뿐이고, 우리가 그 미래를 결정할 능력을 가진 유일한 종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정말 이제 막 시작일 뿐이다. 물론 우리가 종말을 맞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비결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연속적인 행운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 "...161p

그리고 아마도... 그것은 우리가 해야 할 노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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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3일부터 3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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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자의 아내 2
오드리 니페네거 지음, 변용란 옮김 / 살림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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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여행자의 아내 1
오드리 니페네거 지음, 변용란 옮김 / 살림 / 2009년 8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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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윤정주 그림 / 양철북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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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깨우기
이어령 지음, 노인경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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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과 유진 푸른도서관 9
이금이 지음 / 푸른책들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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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몇 번... 이라고 하기도 무엇할 정도로 뉴스에선 자주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이나 성추행 사건이 보도된다. 그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딸을 둔 엄마로서, 그리고 내 안의 어린 아이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 세상엔 아무런 이유도 없이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로부터 내 아이를 어떻게 지켜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은 어떤 상황에서, 어째서인지도 모른채 그런 일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진과 유진"은 6살, 유치원에서 바로 그런 일을 당한다. 언제나 자상하고 다정해서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원장 선생님에게 그저 이쁨을 받는 줄 알았던 그 일이 왠지 부끄럽고, 불쾌했다. 작은 유진이 엄마가 먼저 눈치 채고 사건은 불거져 원장은 감옥에 가지만... 아이들의 상처는 그것으로 지워지는걸까? 물론 나쁜 짓을 한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다. 상처를 입은 그 아이들이 덧나지 않도록 하는 것! 그 아이들에겐 아무런 죄가 없다고... 말해주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

"내가 말해 보았자, '네 잘못이야'라는 대답을 듣게 될 것 같았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전부터 그랬다. 초등 학교, 아니 더 전인 것 같다. 그때부터 내 편은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53p

같은 사건이 있었고, 같은 상처를 입었지만... 작은 유진이와 큰 유진이를 대하는 부모의 태도가 달랐다. 큰 유진이의 부모는 사랑한다고, 네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준 반면... 작은 유진이의 부모는 모든 걸 없던 일로 만들어버렸다. 그저 기억하지 못하기만을 바랬다. 그리고 그런 일이 알려져서 자신들에게 피해가 갈 것만을 걱정했다. 작은 유진이에겐 절대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었다. 

"큰유진이는 뚜렷이 그 일을 기억하는 것 같은데 나는 왜 기억하지 못하는 걸까? 엄마는 우는 날 왜 때렸을까? 왜 그렇게 살같이 벗겨지도록 몸을 닦았을까?"...130p
"나는 이미 여섯 살이란 어린 나이에 깨진 그릇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어른들은 깨진 조각들을 모아 불안정하게 형태를 만들어 놓았을 뿐이었다. 그것은 자신들의 체면 때문이었을 것이다. "...186p

<<유진과 유진>> 속의 두 아이는 둘이면서 하나이다. 같은 상처를 갖고 있다는 의미에서 하나이면서 상처를 치유한 방법이 다른 면에서 둘이다. 하지만 결국 이 둘이 만나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위로해 주면서 작은 유진도, 큰 유진도 자신들의 상처를 똑바로 바라보고 조금씩 치유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삶이란 누구 때문인 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시작은 누구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자신을 만드는 건 자기자신이지. 살면서 받는 상처나 고통 같은 것을 자기 삶의 훈장으로 만드는가 누덕누덕 기운 자국으로 만드는가는 자신의 선택인 것 같아. "...195p

상처가 치유된다고 해서 그 다친 기억까지 잊어버리는 것은 아니다. 인생을 살아가며 문득 문득 생각이 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힘이 있다면 그 기억에 또다시 상처받는 일은 없지 않을까? 작은 유진이가 비로소 상처가 덧나 아프고 힘들더라도 자신이 기억하며 아물게 하는 편을 원했던 것처럼. 

때론 부모도 언제나 아이를 바르게 지켜줄 수 없음을 깨닫곤 한다. 부모 또한 완벽하지 않으며 순간순간 아이를 키우며 내면이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나 아이에게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가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아이로 자라주었으면 한다. 그 뒤엔 너를 너무나 사랑하는 부모가 있다는 것 또한 알아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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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의 눈물 - 사라지는 얼음왕국의 비밀
조준묵 프로듀서 외 지음, 박은영 글, 노경희 스토리 / MBC C&I(MBC프로덕션)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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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년(벌써 작년이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MBC 창사 특집 다큐멘터리였던 "북극의 눈물"을 보셨나요? 
4부로 나누어서 방영하는 바람에 처음부터 끝까지 챙겨보지는 못했지만, 중간 중간 보면서 감동하기도 하고, 놀라기도 하고, 오스스 소름이 돋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다큐멘터리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책으로 나왔네요. 
한 달도, 두 달도 아닌... 거의 1년이 다 되어가는 300일간의 기록은 북극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모두 담고 있습니다. 

"북극에서 보낸 300일은 그리 녹록치 않았습니다. 북극곰, 일각고래와 같은 미지의 동물들을 알아가고, 북극 원주민 이누이트(Innuit)와 교감을 이루며, 지구온난화로 인해 사라지고 있는 북극을 '기록'하는 일 모두가 쉽지 않았습니다. "...5p

그렇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막연하게 "북극"이라고 생각하던 미지의 세계를 조금씩 조금씩 계절의 변화와 함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10년 전과 지금의 북극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 달라진 환경 속에서 북극의 동물들과 이누이트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냥 그들의 생활이 달라졌다고 해서 그치는 게 아닙니다.
그들의 삶에 영향을 끼친 것은 환경의 변화였고, 그 환경의 변화란 "지구온난화"로 인한 북극의 기온 변화이며 이 기온 변화가 빙하를 녹이고, 얼음을 녹여 북극곰들도, 바다코끼리들도.... 더이상 먹이를 쉽게 구하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북극의 생태계는 그렇게 연쇄적으로 썰매개들에게, 이누이트들에게도 영향을 끼쳐 이제는 사냥으로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줄었습니다. 
바다코끼리나 순록, 북극곰 등을 사냥하던 이누이트들은 이제 얼지 않는 물에서 고기를 낚아 어부가 되고, 역시 얼지 않는 땅에서 감자나 순무를 재배하는 농부가 되기도 합니다. 
그럼 이렇게라도 살아갈 수 있으니 다행인걸까요?
지구의 평균 온도가 3.5도만 올라가도 지구에 사는 생물종의 60퍼센트 이상이 멸종할 것이라고 합니다. 
또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고, 각 지역은 사막화가 되어 더이상 그 어떤 생물도 살 수 없는 땅이 되어버린느 것이지요. 

"더 무서운 것은 이미 진행되고 있는 재앙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입니다. 북극의 축복이던 빙하는 해마다 엄청난 양으로 녹아내리면서 맑은 눈물을 바다에 흘려보냅니다. 거기에는 생활의 기반을 잃어버린 수많은 이누이트들의 눈물, 굶주려 새끼를 돌보지 못하는 어미 북극곰의 눈물도 섞여 있습니다. 그리고 바다는 다시 얼지 않을 것입니다. 한없이 녹아내리는 북극의 눈물은 언젠가 해일처럼 우리 모두를 덮칠 것입니다. 재앙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가능한 한 늦추도록 노력하는 일, 이제 일 초도 지체할 수 없습니다."...157p

<<북극의 눈물>>은 일각고래 같은 신비한 미지의 동물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하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어려운 낱말들을 따로 설명해주기도 합니다.
역겹게 보일 수도 있는 이누이트들의 생식이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광활하고 아름다운 북극의 풍광만큼이나 그 속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이 얼마나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지, 그 이유가 점점 따뜻해지고 있는 것 때문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한번쯤 생각할 기회를 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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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 (반양장) - 아동용 사계절 아동문고 40
황선미 지음, 김환영 그림 / 사계절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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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지금까지 중에서 언제가 가장 행복했느냐고 묻는다면... 난 언제나 "임신 중"이었을 때를 꼽을 거다. 물론 아이가 태어나고 보살피며 그 아이의 밝은 웃음과 평온한 하루하루에도 행복을 느끼긴 하지만 그 어느때보다 충만한 느낌을 받았을 때는 임신했을 때였다. 내 뱃속에서 어떤 생명을, 그것도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품고 있다는 그 생각과 배가 불러오면서 느껴지는 태동으로 인한 기쁨은 말로 다 할 수가 없다. 그 행복은 "엄마"만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일 것이다. 

잎싹도 바로 그 느낌을 원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마음대로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철창 안에 갇혀서 자신이 낳은 알이 매일 도난당하는 것을 바라보는 심정을 어찌할 수 있을까. 문  틈새로 보이는 마당이 잎싹에겐 천국과 같은 장소였다. 사료만이 아닌 땅에서 나는 모든 것을 먹을 수 있고,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으며 무엇보다 자신이 낳은 알을 빼앗기지 않고 스스로 품어서 병아리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그 행복...을 잎싹은 느껴보고 싶었다. 

"잎싹"... "바람과 햇빛을 한껏 받아들이고, 떨어진 뒤에는 썩어서 거름이 되는 잎사귀. 그래서 결국 향기로운 꽃을 피워 내는 게 잎사귀니까."(...13p) 그 잎사귀처럼 자신도 무언가를 하고 싶어서 지은 이름. 

청둥오리 나그네의 도움을 받아 죽음의 구덩이에서 살아나온 잎싹이 자신이 상상해오던 마당의 생활을 하지 못하고 버림받았을 때에도 잎싹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렇게 어떤 알 하나를 만나게 되고, 마치 자신이 낳은 알처럼... 잎싹의 소원을 이루어줄 알이 되어 그 알을 소중히 품게 된다. 

"어제와 달라진 게 없는 듯해도 잎싹에게는 특별한 아침이었다. 들판 구석구석에서는 쉬지 않고 무슨 일이 일어난다. 누가 죽는가 하면, 또 누가 태어나기도 한다. 이별과 만남을 거의 동시에 경험하는 일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언제까지나 슬퍼할 수만은 없다. "...88p

나그네의 유언이 지닌 뜻을 나중에야 알아차린 잎싹은 자신의 "아가"와 나그네의 충고를 받아들여 초록머리를 훌륭하게 키워낸다. 하지만 오리는 오리이고, 닭은 닭인 것이다. 초록머리가 어른이 되어갈수록 잎싹은 더이상 자신이 품을 수 없는 아이가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어리다는 건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 아가, 너도 이제 한 가지를 배웠구나. 같은 족속이라고 모두 사랑하는 건 아니란다. 중요한 건 서로를 이해하는 것! 그게 바로 사랑이야."...152p

비록 자신이 낳은 알이 아니었지만 잎싹은 사랑을 담아 알을 품었고, 자신을 희생하여 초록머리를 지켰다. 그런 잎싹을 누가 "엄마"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소망을 간직했던 잎싹. 철망에서 그리던 마당으로 갔고, 그 마당에서 나와 그토록 원하던 알을 품어 훌륭한 청동오리로 만들었고, 초록머리를 통해 날고 싶은 소망을 이룰 수 있었다. 잎싹은 마당을 나와 생활하며 한층 성숙해진다. 자신의 소원을 이루고자 노력했고,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일줄도 알았다. 

아이는 부모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부모의 부속품이 아니다. 독립된 인격체로서 아이를 대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있어도 가끔은 나도모르게 내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 할 수 없을 때가 있다. 물론 그 밑바닥에는 아이를 위해서...라는 이유가 깔려있지만 어쩌면 그것 또한 핑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잎싹이 초록머리를 너무나 사랑하여 자신만의 아이로 남겨두고 싶었지만 결국은 청둥오리떼에게 돌려보내야만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처럼 나도... 언젠가는 아이를 놓아줄 때가 올 것이라는 걸 잘 알고있다. 지금은 그때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도 가끔 있지만...^^ 막상 그때가 되면 잘 떠나보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엄마"라는 이름이 얼마나 커다란 이름인지... 그 이름이 주는 의미와, 무게...를 되새겨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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