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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의 고양이 손님 ㅣ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29
다카도노 호오코 지음, 김난주 옮김, 나가노 히데코 그림 / 시공주니어 / 200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밤에 휘파람 불면.... 귀신(혹은 뱀) 나온다~!!!"라는 얘기 들어보셨나요?^^
저는 어렸을 적 휘파람 부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지라 제가 들은 말은 아니지만서도, 남동생은 밤낮으로 휘파람을 불어서 저까지 덤으로 매일같이 듣던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제 입으로 하루에 몇 번이나 하는 말이 되어버렸네요.ㅋㅋ
어느 날 갑자기 휘파람을 불 수 있게 된 아이가, 정말 시도때도 없이 불어대는 걸 참을 수가 없어서요.
그런데, 그 말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왜 밤에 불면 안되는거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ㅋ
아~ 설득력이 떨어져요, 설득력이!!! ㅋㅋ
<<한밤중의 고양이 손님>>은 그런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신기하게도,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그런 비슷한 얘기가 있나 봅니다.
단, 일본에서는 귀신이나 뱀이 아닌... "도둑"이 드는거죠.

미쓰오와 논코는 내일 소풍을 갑니다.
배낭에 먹을 것을 잔~뜩 쌓아놓고 가슴이 두근두근... 너무나 신이 나서 쉽게 잠이 오지 않습니다.
기분이 그런지라 미쓰오는 휘파람까지 부네요.^^
그런데 갑자기, 베란다 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느 거에요~

그 소리의 주인공은, 사정이 있어 집을 나온 고양이 마사라고 해요.
잘 곳이 없다고 하룻밤만 재워달라고 하네요.
그런데 미쓰오와 논코에게는 고양이 마사가 이상한 점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그래서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마사의 보따리에 쌓여있던 간식도 맛있게 먹고... 함께 잠자리에 듭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배낭 속 사라진 과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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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마사 씨는 정말 도둑고양이였나 봐."
"응, 그래. 도둑고양이였어."
둘은 서로 마주 보며 왠지 웃음이 나와 낄낄 웃고 말았습니다.
.................................................................................................................. 40p

미쓰오가 무심코 분 휘파람 소리를 듣고 찾아왔다는 마사 고양이와 이 남매의 대화가 정말 재미있습니다.
논코의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질 때마다 마사 씨의 식은땀 흘리는 그림도 굉장히 리얼하고요..ㅋㅋ
저절로 웃음이 납니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과자를 빼앗겼는데도 한밤중에 나타났던 마사 씨의 존재를 전혀 기분 나빠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밝게 웃으며 마사 씨를 환영하죠.
또, 마사 씨는 도둑고양이 답지 않게... 사과의 편지를 씁니다.
하나 하나의 설정들이 얼마나 재미있고, 웃기는지 정말 유쾌한 그림책입니다.^^
마지막 그림에선 마사 씨의 행동이 이해가 되면서 어쩌면 아이들은 그 모든 것을 알고 마사 씨를 흔쾌히 용서한 듯 보입니다.
아이들과 마사 씨의 대화를 통해 나누는 먹는 즐거움과 불쌍한 사람을 동정할 줄 아는 어여쁜 마음씨를 볼 수 있어요.
그림도, 내용도 무척이나 귀엽고 깜찍한 동화책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