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샤와 코기
타샤 튜더 지음, 김용지 옮김 / 아인스하우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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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타샤 튜더 폐인이 된 지 어언 5년차에 접어든 것 같다. 이분의 에세이라면 무조건 소장하고 싶고, 처음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정원뿐만 아니라, 그녀의 집, 인형, 기르던 강아지, 식사법까지 모든 라이프 스타일을 좋아하고 따라해보고 싶은 강렬한 욕구를 느낀다. 단...몸이 따라주지 않을 뿐..^^;;;

작년인가 아파트 단지 안에서 무척 낯이 익은 개의 엉덩이를 보았다. ㅋㅋ 털은 푸실푸실~, 엉덩이를 실룩실룩~, 짧은 다리에 큰 풍채를 자랑하며 당당하게 걷던 그 개를 보고 나도 모르게 "아~~~!!! 코기다!!!!"라고 소리질렀다. 우리나라에서도 저런 개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기에 아마도 더 놀랐던 듯. 그저 타샤 할머니가 키우고 사랑했던 견종이라는 이유로 무한한 애정이 솟던 그 순간!

<<타샤와 코기>> 책이 발간된 것을 보고 그 반가움이 얼마나 컸는지. 타샤 튜더님이 돌아가시고 어떤 식으로든 계속해서 그녀의 책이 출간되는 건 팬으로서 정말 기쁜 일이다. 하지만 약간의 걱정도 있다. 이미 출판되었던 책이 아니라면... 예전의 부드럽고 카리스마 있는 말투를 유지하며 생전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는 책이 계속 출간될 수 있을까...하는.

이 책에 대한 느낌을 말하자면... 절반의 성공이랄까. 사실... 열렬한 팬이기에 "무조건" 구입은 했을 것 같다. 하지만 책을 들춰보고 약간의 실망도 함께 하지 않았을까... 싶다. "정원"에 대한 책이라면 사진이나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감상할 가치가 있지만... 강아지를 너무나 사랑하는 나로서도 이 책은 10% 부족한 느낌이다. 

  

  

전혀 다른 이미지를 풍기는 코기들의 사진들은(흑백사진들조차)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감을 안겨주기는 하지만 상당수의 사진들이, 그리고 익히 보아왔던(다른 출판사이기는 하지만 다른 제목을 단 책들에서) 그림들이 겹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팬들이라면 이미 상당수의 책을 소장하고 있을터이고 그런 분들이라면 조금 더 새로운 내용을 원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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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의 축제 2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52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송병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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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도 몰랐던 "도미니카 공화국"에 대한 소설로 마음이 어지럽다. 1권을 읽으면서는 다소 생소한 나라의 정치사와 미스터리 요소를 부여한 우라니아의 이야기에 집중하느라 조금 애를 먹었는데 2권에 들어서며 밝혀지는 모든 원인과 결과들로인해 과부하 상태다. 독재 정권이 남긴 것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아프고 비참한 것들이었는지. 

1권에서 시공간을 넘나들며 세 가지 이야기를 유지하던 소설은, 2권에 들어서며 다소 긴박하게 흐르며 그에 맞게 재구성 된다. 트루히요가 암살되던 그날 밤, 그리고 그 이후의 상황까지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 나름대로의 목적의식을 가지고 행동하는 사람들을 따라 서술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째서 그들의 계획은 성공하지 못했는지, 독재자가 사라진 후의 나라 상황은 어떻게 흘러가게 되었는지, 결정적으로 우라니아의 비밀스런 "축제"는 도대체 무엇이었는지.

"독재 정권"은 권력자에게, 그 아래의 녹을 먹는 사람들에게, 국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소설은 너무나도 처절하게 묘사하고 있다. 국민들에게 "수령님이며 정치인이고 공화국의 창시자일 분만 아니라, 인간적인 모델이며 아버지(...47p)"라 불리우는 이 남자는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고 유지하기 위해 온갖 음모와 협박, 시험, 고문, 살인과 강간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에게 예속된 가까운 이들조차 그에게 무참히 짓밟힌 자존심으로 인해 새로운 조국을 만들기 위해 계획에 가담하지만 그의 암살이 확실시된 시점에서조차 그의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일종의 최면 상태에 빠져, 비록 총통이 몸은 죽었을지라도 그의 영혼이나 정신 같은 것이 계속해서 그를 지배하고 있다고 느꼈다."...226p

"전환기"...야만적이고 원시적인 나라가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과정에 있던 전환기. 그 시절을 그렇게 표현했다. 비록 암살자들의 의도대로는 되지 못했지만 나라는 조금씩 민주주의로 흘러갔다. 많은 이들이 트루히요 정권 아래에서 가려졌던 눈을 떴고 이제는 새로운 자유 의지를 원했다. 하지만.... 35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우라니아는 어떨까. 

"날 부러워할 이유는 하나도 없어. 오히려 난 너희들이 부러워. 그래, 그래, 나도 알아. 고모와 너희들도 문제가 있고, 힘든 시기를 보냈고, 실망하고 절망하기도 했어. 그러나 가족이 있고 남편도 있고 친척도 있고 조국도 있어. 그런 게 바로 인생이겠지. 하지만 아빠와 총통은 나를 불모지로 만들었어."...365p

오랜 시간 자신의 행동에 대해 설명할 수도 없고 그저 잊어버리기만을 바라며 지내왔던 세월을, 누가 보상해줄 수 있을까. 이제 그녀가 입을 열었다고 모든 것이 용서될 수 있는 것일까. 

작가의 의도는 확실하다. 독재 정권이 개인에게, 가족에게 주는 상처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통렬하고 사실적인 문체로 묘사하고 있다. 마치 실제로 있었던 일처럼 느껴져서 한동안 멈출 수밖에 없었다. 더이상의 이런 아픔은 없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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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의 축제 1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51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송병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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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권짜리 책 중 한 권을 읽는 데 정말 많은 시간을 들인 것 같다. 우선은, 전혀 다른 시간대별로 세가지 이야기가 진행되므로 그 과정의 연관성을 찾고 우선순위를 이해하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다. 두번째로는 전혀... 단 한 번도 관심을 가져보지 않은 "도미니카 공화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정치사를 이해하는 데에 있었다. 그런데 뭐랄까... 이 나라의 정치사는 그다지 생소하지 않다. 마치 우리나라가 민주주의를 받아들이던 그 시절과 같은 역사를 되풀이하는 듯 보였기 때문. 단 시기상으로는 도미니카 공화국이 훨씬 앞선다. 궁금했다.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나라가 우리보다 앞선 정치 역사를 밟아왔구나..하는 생각에.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염소의 축제>>는 서로 다른 시간으로 세 가지 이야기가 서로 얽히고 있다. 우선은 "우라니아" 이야기. 31년간의 독재 정치를 한 트루히요 정권의 측근의 한 사람으로서 "지식인"으로 알려졌던 아구스틴 카브랄 상원의원의 딸이다. 그녀는 오랜 시간 조국을 떠나 미국에서 성공한 여성으로 살고 있다. 단 한 번도 조국으로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았던 그녀가, 갑자기 돌아왔다. 그녀는 수령에게 버림받고 몰락하고 망가진 그녀의 아버지에게 어떤 말을 하고, 어떤 말을 듣고싶어 돌아온 것일까.

또 한 이야기는 트루히요 자신의 이야기.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자신만의 "목표"를 가지고 도미니카 공화국을 이끌었다. 국민이나 해외 다른 나라들이 뭐라고 말을 하든 자신에게는 이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명분이 있다. 그런데 최근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는 큰 고민이 하나 있다. 그리고 그것을 목격한 삐쩍마른 한 계집애. 이 아이는 누구이며, 트루히요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걸까.

"자유 의지"를 빼앗긴 국민들은 더이상 참을 수가 없어졌다. 그렇게 계획된 트루히요 암살 사건. 이 사건의 배후에 있는 네 사람의 이야기가 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책은 "정치"에 관한 책일까. 아직까지는 그렇게 보여지지만 마치 추리 소설을 읽는듯한 요소를 지울 수가 없다. 특히 우라니아의 존재와 그녀 그리고 트루히요에게 일어난 미지의 사건이 무엇일지 무척 궁금하다. 이제 2권에서는 본격적으로 이 사건들의 원인이 밝혀질 것이다. 

나 또한 직접 겪어보지 못한 상황으로서, "독재 권력"이 얼마나 사람들을 망가지게 하는지를 처절하게 읽을 수 있다. 아마도 그것이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힘이 아닐까!

"처음에는 전혀 이해할 수 없어 보이는 것들이 있었겠지만, 읽고 듣고 조사하고 생각한 후에 너는 정부의 선전과 정보 부족으로 짓밟혔고, 교리와 고립으로 짐승처럼 되었으며, 공포와 비굴과 아부가 습관이 되어 자유의지나 심지어 호기심마저 상실한 나머지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트루히요를 우상화했다는 걸 알게 되었지. 그건 그에 대한 두려움뿐만 아니라 사랑 때문이었어. 아이가 권위적인 부모를 사랑하면서 채찍질과 구타가 결국은 그들의 이익과 행복을 위한 거라고 믿는 것처럼 말이야. 그런데 네가 결코 이해하지 못했던 것은 최고의 교육을 받은 도미니카 사람들, 지식인들, 미국이나 유럽에서 명문 대학을 졸업한 변호사들이나 의사들 또는 기술자들, 경험이 풍부하고 많은 책을 읽었으며 생각을 지닌 감성적인 교양인들, 그리고 아마도 가장 뛰어난 유머 감각과 감정과 윤리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그날 밤 바라오나에서 프로일란 씨가 그랬듯이 어떻게 그토록 야만적으로 학대받는 것을 용인했을까 하는 사실이야."...9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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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0일부터 16일까지... 

엄청 헤매고 있습니다.  

역시나 노벨문학상 수상작은 쉽지 않은 것 같네요.^^ 

그래도 힘내서 열심히~!!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타샤와 코기
타샤 튜더 지음, 김용지 옮김 / 아인스하우스 / 2010년 9월
16,800원 → 15,120원(10%할인) / 마일리지 840원(5% 적립)
2011년 01월 12일에 저장
품절
책벌레 선생님의 아주 특별한 도서관 1- 초등 고학년이 꼭 읽어야 할 40권의 책으로 배우는 책 읽는 방법
임성미 글, 곽병철 그림 / 글담어린이 / 2008년 5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2011년 01월 10일에 저장
절판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
우타노 쇼고 지음, 현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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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
토머스 드 퀸시 지음, 김석희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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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은 강아지
이사벨 미노스 마르틴스 글, 마달레나 마토소 그림, 전은주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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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과 파랑계열로만 이루어진 아주 톡톡 튀는 그림책을 만났습니다. 마치 그래픽 아트처럼 딱딱 떨어지는 건물들과 완전 화려한 색감들이 눈부터 사로잡아요. 처음... <<내 이웃은 강아지>>라는 제목은 책의 표지나 안의 그림들에 비해 눈에 띄지 않지만 책장을 끝까지 넘긴 다음에는 무척이나 의미심장하게 보입니다.



심심한 아파트에 어느날, 이삿짐 센터 차가 도착했어요. 새로운 이웃이 온 거죠. 아파트에 사는 모든 이웃들이 정말 궁금했겠죠? 어떤 사람들이 올까. 친하게 지낼 수 있을까? 혹 이상한 사람은 아닐까...



어! 그런데 새로 이사온 이웃은... 강아지였어요. "그림책"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강아지 이웃을... 이 그림책에서는 의아하게 생각하죠. 주인공인 "나"의 엄마 아빠도 이웃이 강아지라는 게 너무나 이상하다고 말해요. 그런데... 또 다른 이웃이 이사를 와요. 이번엔... 한 쌍의 코끼리에요. 사람들만 살아야 할 것 같은 아파트에 강아지와 코끼리... 게다가 악어까지. 엄마 아빠는 너무나 이상하다고,그런 이웃은 처음이라며 불편해했죠. 하지만 "나"는 그런 이웃들의 좋은 점을 잔~뜩 알고 있어요. 



결국 엄마 아빠는 그런 이웃을 견디지 못하고 다른 동네로 이사를 가죠. 그런데요~!! 저 그림을 보세요! 세상에~~~ !! 깜짝 놀랄만한 반전이 숨겨져 있죠? "나"의 엄마 아빠는 기린이었던 거에요. 그런데 왜 동물 이웃들이 이상하다고 했을까요? 

"이상한 건 네 엄마 아빠셔."
"우리를 무시해" 강아지가 말했어요.
"항상 잘난척 해" 코끼리가 말했어요.
"선물을 줘도 고마워하지 않아." 악어가 말했어요. .....(책 속 구절)

어른들이 보기엔 너무나 이상하고 마음에 안들고 불편한 것들이 많죠. 하지만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셨나요? 아이가 그런 이상한 것들에게서 느낄 행복과 즐거움, 기쁨 등을요. 짧은 그림책이지만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부모에게 더욱 "뜨끔"하게 해 줄 그림책 인 것 같습니다. 지금 내가 내 잣대로 아이에게 잘못하는 것은 없나~ 되돌아보게도 되고, 어린시절 부모님께 같은 상처를 받았던 기억도 떠올리면서요. 

편견을 버린다는 건 쉽지 않지만 꼭 노력해야 하는 것임에는 틀림없죠. 기린 엄마 아빠도 이웃에 대한 편견만 없었다면 아주 즐거운 생활을 할 수 있었을 거에요. 내 잣대로만 다른 사람들을 평가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렇게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볼 수 있는... "심오한"만큼 재미있는 그림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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