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일부터 8일까지...
바쁜 한 주가 될 듯..
조금 쉬어가자!
정말 짧은 시간에 호로록~ 하고 읽어버렸다. 그다지 두껍지도 않고 내용이 진지하거나 어렵지 않아서였던 듯하다. 하지만 뭐랄까... 조금 아쉬운 마음은 있다. 아마도 이 책이 영화를 위해 씌어졌다는 사실을 알고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아마도 처음으로 나의 지론(영화보다는 책이 먼저!)을 깨고 영화를 먼저 보고나서 책을 읽었다면 훨씬 더 아기자기하고 재미있게 읽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모메 식당" 이름만 들어도 일식당일 듯한 이 식당은 생뚱맞게도 핀란드의 헬싱키 한 골목에 위치하고 있다. 어째서 사람들이 붐비는 도시 한복판이 아닌 이런 공간에 낯선 듯 보이는 식당이 자리하고 있는걸까? <<카모메 식당>>은 ... "화려하게 담지 않아도 좋아. 소박해도 좋으니 제대로 된 한 끼를 먹을 만한 식당을 만들고 싶어."...20p ...라는 모토로 자신의 주관을 확실하게 관철시킬 줄 아는 사치에가 차린 식당이다. 광고를 하고 그곳 사람들 입맛에 맞추고 손님을 끌어서 돈을 많이 벌어야지...하는 야심이 아닌, 그저 그곳에 녹아들어 마음의 진심을 담은 한 끼를 손님에게 대접하고 그 손님의 맛있어하는 기쁜 얼굴을 보면 저절로 행복해지는, 그런 식당을 차리고 싶었나보다. 그리고 그 생각대로 오랜 기간 손님이 하나 들지 않아도 꿋꿋하게 기다리는 사치에가 참으로 부러우면서도 멋지게 생각된다. 아마도 이런 사치에의 진심이 전해졌기 때문에 이 카모메 식당에는 어려움을 지닌 사람들, 그저 쉬러 오는 사람들과 편안함을 찾아서...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사치에의 사람들이 늘어나고 손님들도 늘어나는 모습에 또 한 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잔잔하지만 사치에가 차려주는 밥상처럼 저절로 마음이 배불러지는 듯한 느낌이랄까? 꼭 영화를 보고 싶다. 어떻게 그곳에 모이게 되었는지가 아닌, 그곳에서의 사치에와 미도리, 마사코, 토미의 이야기를 보고 싶다. 그리고 숲이 아름다운 핀란드의 모습까지도.
언젠가 "마틸다"라는 영화를 뒷부분만 잠깐 보았던 것이 생각나서 우연히 책을 보고 아이에게 구매해 주었죠. 꼼짝도 안하고 이 긴~ 책을 끝까지 읽더니... "대~~~~~박!!!! 이제부터 제일 좋아하는 책이야!!!" 그러더군요.ㅋㅋ 정말 재미있었나보다..(이미 제 머리속엔 이 책의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았을 때였어요.) 나도 언젠간 읽어봐야지...하고 생각만 했었습니다. 그 이후로 아이는 많은 책들을 읽어왔고 좋아하는 책들이 잔뜩 생겼지만 <<마틸다>> 만큼은 상위 5위 안에 꼭 들어가요. 도대체 어떤 책이기에? 부모로서 정말 궁금해지더라구요.^^ 그저 아이가 이야기 해준 단편적인 내용으로 상상했던 느낌과는 참으로 많이 다릅니다. 일단... 전 마틸다가 처음부터 마법 능력을 갖고있는 줄 알았거든요. 또... 교장 선생님과의 대결만 알고 있었지(영화를 뒷부분만 봐서 그런가봅니다.ㅋㅋ) 마틸다의 부모 또한 그렇게 몹쓸 인간들이라는 사실도 몰랐기 때문에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에는 참으로 당황스러웠습니다. 마치... 이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마틸다처럼 착하고 똑똑하고 귀여운데 그렇게 대해주지 않는 부모는 모두 웜우드씨 부부와 다를 것이 없다...라는 메세지를 전해주는 것 같아서 말이지요. 물론 전 웜우드씨처럼 아이를 홀로 내버려두거나 아이의 지식을 티끌만큼도 생각 안한다거나 하지는 않지만 은연중에 아이의 말을 무시하거나 귀담아 들어주지 않았던 건 아닐까...하고 내심 뜨끔해지게 만드는 구석이 있습니다. 마틸다는 "천재"에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글을 읽는 것도, 수를 깨우치는 것도 아이의 호기심과 탐구심으로 스스로 깨우친 아이지요. 그런 마틸다를 부모는 물론이고 입학한 학교의 교장 선생님도 전혀 알아주지 않습니다. 마틸다의 담임 선생님인 하니 선생님만 빼고 말이지요. 그래서 마틸다가 하니 선생님을 만난 건 정말 행운인 것 같아요. 물론... 하니 선생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지만.ㅋㅋ 마틸다가 자신을 제대로 알아주지 않고 무시하고 폭행을 일삼는 부모나 교장선생님에게 복수하는 장면은 정말 통쾌합니다. "복수"가 나쁜 장난처럼 보이지 않고 불쌍한 마틸다의 처지를 개선해주는 아주 적절한 조치로 보이니 저절로 응원하게 되네요. 아마 읽는 아이도 같은 심정이었을 겁니다. 누가 봐도 마틸다가 받는 처사는 정당하지 못했으니 말이죠. 게다가 살짝... 대리만족 했을지도. 다소 황당한 이야기들이 가득한 로알드 달의 작품 중 단연 최고인 것 같습니다.
표지와 제목이 주는 느낌부터 정말 재밌어 보입니다. 장난감 같은 성이 마법에 걸려 기사가 움직이고 실제로 사용할 수 있다면? 우와~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 동화책, 그렇게 재미있고 신나기만 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우선 성을 갖게 된 계기가 그렇구요. 윌리엄이 실수를 하여 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희생해야만 하는 과정이 그렇습니다. 윌리엄은 외동이에요. 맞벌이 부모님을 대신하여 필립스 할머니가 10년 동안 돌봐주셨죠. 하지만 오랜 시간 동안 고향을 떠나왔던 필립스 할머니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하십니다. 부모님의 관리와 세심한 손길 대신 필립스 할머니에게 의존했던 윌리엄은 할머니의 부재를 받아들일 수가 없어요. 어떻게 해서든 할머니가 자신의 곁에 남아있었으면..하고 바라지요. 그럴 때 할머니가 윌리엄을 달래기 위해 주신 것이 바로 "은빛기사"와 "성"이었어요. 다락방에 올려둔 성은 정말 중세시대의 훌륭한 성처럼 보였지요. 그리고 윌리엄의 손에 닿은 납으로 된 은빛기사는.... 갑자기 따뜻한 온기를 가지면 살아 움직이게 됩니다. 오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요? ^^ 상식을 벗어난 일이죠. 윌리엄이 얼마나 깜짝 놀랐을지 짐작이 되고도 남아요. 윌리엄은 이 사실을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가 없었을 거에요. 필립스 할머니는 물론이고 제일 친한 친구 제이슨에게조차 말이지요. 은빛기사는 그냥 살아난 것이 아니었어요. 윌리엄이 받은 성은 그냥 성이 아닌 마법사 얼래스터에게서 마법이 걸린 마법의 성이었던 거지요. 은빛기사는 언젠가 자신의 땅을 되찾기 위한 준비가 될 때까지 실력을 닦으며 기다릴 거라고 말해요. 이제 윌리엄이 필립스 할머니를 보낼 준비가 되었을까요? 아니오~ 아무리 마법의 성이 자신의 곁에 있다고 할지라도 필립스 할머니의 존재를 대신할 수는 없죠. 윌리엄은 정말 많은 부분에서 할머니에게 의지해 왔거든요. 할머니의 귀향을 받아들일 수 없던 윌리엄은... 그만 실수를 하게 됩니다. 할머니를 은빛기사가 가지고 있던 마법 토큰으로 작게 만들어버린 거지요. "돌아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먼저 떠나기로 결심해야만 하는 거야."...98p 때로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조차도 실수를 하고나서야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릴 때가 있죠. 그럴 때 해야 할 행동은 자신의 실수를 되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윌리엄은 자신에게도 마법을 걸죠. 윌리엄이 할머니에게 한 실수를 갚기 위해 한 최초의 행동이자 할머니에게 의지했던 것에서 조금씩 혼자서 자립해가는 첫 과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윌리엄, 네 스스로 숲을 통과하는 길을 찾아야 해. 이게 바로 내가 너에게 줄곧 해 온 이야기야. 이 세계에서도 우리가 살았던 옛 세계에서도."...119p 체조의 동장에서조차 할머니에게 의지했던 윌리엄은 은빛기사와의 여행 속에서 비로소 홀로서는 방법을 알아가게 됩니다. 때론 주위 사람들이 자신을 의지하고 그 바램대로 자신이 행동해야 할 때도 있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용기를 내어 스스로의 지혜와 마음에 따라 행동해야 한단느 것을 말이죠. "윌리엄, 이제 넌 네가 했던 모든 질문들에 대한 답을 알겠지. 진정으로 용감한 사람은 자기 안의 두려움을 먼저 정복하는 사람이야."...195p 비로소 윌리엄은 곁에 없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와 영영 헤어지는 것은 아님을 알게됩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가둬두는 것만이 최선이 아님을 깨달았겠죠. 마치 번데기에서 나비가 된 것 같습니다. 윌리엄의 낯선 여행이 그를 자라게 해주었을 거에요. 10살이란 나이는 그 나이가 주는 경계만큼이나 아이를 자라게 하는 것 같습니다. 때론 그 과정이 힘들고 어려운 것일지라도 용기를 내어 도전하면 훨씬 커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에요. 마법이라는 신비한 이야기 속에 아이들의 마음을 담은 재미있는 동화책이었습니다.
최근 개봉된 영화 중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다죠~. 너무 슬퍼서 많은 이들이 보고 싶어하는 영화이고 실제로 보고 오신 분들의 평점도 높은 것 같고요. 그래서 책에 대한 기대도 컸나봅니다. 아~ 그런데 전 왜 이렇게 안타까울까요.... 기대를 많이 하고 읽기 시작해서 아쉬운 게 아니라... 읽어내려가다보니,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는 사실 때문에 실망을 많이 했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라는 이 책은 영화로 만들어지기 이전에 "드라마"로 방영되었었죠. 1996년에요. 그당시 이 드라마를 보았던 것 같습니다. 그럼 그 옛날 이야기를 어떻게 기억하냐~하면... 또 얼마전에 그 드라마를 축약해서 보여주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울기까지 했다는 사실이죠.ㅠㅠ 게다가 같은 프로그램에서 아주 비슷한 내용의 <소풍>이란 드라마도 보았구요. 그러니 뭐랄까... 비슷한 내용이 세번째, 완전 똑같은(대사까지) 내용을 두번째 보게 되니 아무래도 슬픔이 사라져 버리네요. 대본으로 씌어졌던 내용을 다시 소설로 만들다보니 특별한 "시점"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그냥 엄마는... 아버지는... 할머니는...으로 서술되네요. 조금 특이하게 느껴졌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드라마 장면이 계속해서 생각이 나서 너무나 당연한 듯 자리하고 있는 "엄마"에 대한 고마움이라든가...하는, 당연히 깨달아야 하는 것들은 뒤로 한채 어디가 어떻게 다른가~ 비교하게 된 점이 정말 아쉽네요. 남들은 굉장히 감동하며 엄마나 다른 가족들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눈물을 흘릴 때에, 저는 조금은 뻔한 스토리가 왜 와닿지 않는걸까...하는 생각을 하며 읽게 되었습니다. 몰랐던 이야기라면... 저 또한 울었겠지요. 분명 드라마를 보면서는 눈물을 뚝뚝 흘렸으니.. 때론 중복되는 슬픔은 반감되기도 하는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