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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당탕탕! 다모여 밴드
큰일기 글.그림, 박종채 기획 / 두레아이들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표지만 보여줘도 막내는 거실을 가로질러 두다다다 달려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코끼리에 돼지가 즐거운 표정을 하고 있거든요. 표지만 봐도
자신까지 즐거워지나봐요.ㅋ 아직은 많이 어린 편이라 전체 이야기보다는 코끼리는 뿌우~ 돼지는 꿀꿀, 얘하고 얘는 카멜레온, 여우는 캥캥~에서
시작해서 줄글 하나하나 읽어주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이야기 해주는 편이에요. 그래도 워낙 그림이 알록달록 예쁘고 악기를 흉내내는 흉내내는 말들이
많아서 집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책이지만 제일 좋아하는 책 중 한 권이 되었답니다.

딩동댕 숲, 다모여 마을에서 결혼식이 열린대요~
두더지는 그날 멋진 연주를 들려줄 동물들에게 초대장을 보내죠.


기타를 치는 쌍둥이 카멜레온과 건반을 연주하는 여우, 노래하는 돼지, 드럼을 치는 코끼리는 각자 자신의 소리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결혼식을
향해 집을 나섰죠.

하지만 서로의 소리가 가장 좋다는 생각에, 자신의 소리만 들려야 한다는 주장에 서로 싸우게 되었어요.


이때, 두더지가 하나의 소리에 또다른 소리를 더하고 또 다른 소리까지 더해 아주 아름다운 합주를 연주하게 하죠.
그리고 아주 행복한 결혼식이 시작되었답니다.
모두가 다 즐거운 하루가 될 거에요~.
자신감과 자존감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생각이 지나쳐서 그 누구보다 뛰어나다는 생각에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는다면 함께 어울리기
힘들어지죠. <우당탕탕! 다모여 밴드>는 바로 그런 교훈을 줍니다. 내게 자신감을 갖는 것도, 다른 사람들의 소리에 귀기울여 듣는
것도, 함께 소리를 내기 위해 어우러지는 것도 모두 소중하다고요.
이제 막 바깥 활동에 재미를 들인 둘째와 놀이터에 가면 아이에게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망설여질 때가 있어요. 아직 "양보"라는 것을
이해할 나이가 아니어서 엄마가 너무 양보만 강요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되거든요. 놀이터에 가면 무조건 그네로 달려가는 둘째가, 다른 언니나
오빠들이 차지하고 있으면 가끔 떼를 쓰거든요. 그럼 알아듣든, 알아듣지 못하든 계속 반복해서 기다려야 한다고 말해주죠. 하지만 그런 아이를
보면서도 아주 오랫동안 그네를 차지하고 있는 또다른 어린 언니, 오빠들을 보면 '나만 양보를 강요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드는 거죠. 그래서
때론 아예 주인이 없는 그네를 찾아 삼만리 여행을 떠날 때도 있어요.
<우다밴>을 읽다가 든 생각은, 어쩌면 제가 두더지가 되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모두를 잘 조율하고 어우러지게
했던 두더지처럼 내 아이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모든 아이들을 위해 서로 양보와 배려를 배울 수 있도록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이었죠. 물론 쉽지는
않은 일이겠지만요~ 그러고 보니 <우다밴>은 엄마도 배우게 하는 그림책이군요.^^ 둘째가 알아듣든 말든 <우다밴>을 읽을
때마다 놀이터 이야기를 곁들여 해주고 있습니다. 또 놀이터 나가서도 마찬가지고요. 배려는 갑자기 생기는 태도가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