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직업은 범인?! 푸른숲 어린이 문학 15
린샹 지음, 천요우링 그림, 조윤진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참 이상한 편견들을 많이 갖고 산다. 그것이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 제대로 판단하지도 않은 채 자신의 생각대로 다른 이들에게 많은 상처를 주는 것이다. 어른들의 이런 행동은 고스란히 아이들에게로 옮겨가기 마련이고 어른들처럼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세계는 하나"라는 슬로건이 나온지 꽤 오래 된 것 같은데도 인종에 대해서는 전혀 하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도 세계 곳곳에선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전쟁이 벌어지고 살육이 벌어진다. 주변에 함께 어울려 사는 사람들조차 나와 다르니까 인정해 주지 않는다.

 

신즈는 부모와 함께 살지 않았다. 엄마는 자신이 태어나면서 돌아가셨고, 아빠는 아주 멀리 일하러 가셨기 때문이다. 할머니와 엄마 친구인 요우즈 이모의 보살핌을 받으며 살면서 이모가 보여준 아빠의 사진을 가슴에 품고 아빠를 만날 날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막상 만난 아빠는 사진 속의 아빠가 아니다. 덩치도 크고 무엇보다 피부색이 가무잡잡했다. 평소 친구들이 얼굴이 검다고 놀려댔지만 사진 속의 아빠를 바라보며 아빠는 흑인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 하다 돌아오신 것이 아니라 교도소 생활을 끝내고 나오신 것이라니!

 

사람들은 자신의 좋지 않은 이야기는 숨기고 다른 사람들의 흉은 무슨 큰 일이라도 되는 듯이 떠들어댄다. 지역 사회가 좁을수록 더 심하지만 동서고금 어디서나 같은가 보다. 참 씁쓸한 일이다. 좋은 일은 나누면 두 배, 슬픈 일은 나누면 반이라는 속담도 있는데 오히려 다른 이들의 잘잘못을 내 기쁨으로 떠들어대니 말이다.

 

<<아빠의 직업은 범인?!>>을 읽으며 신즈의 아빠 캐릭터가 참 인상깊었다. 누명을 써서 교도소를 다녀온 사람도 아니고 자신의 죄를 고스란히 짊어지고 새사람으로 태어나려는 사람이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7년 간 후회를 했으면서도 비슷한 상황에서 또다른 실수를 할 뻔한 장면은 동화책이지만 이 책이 참 현실성 있게 느껴졌다. 안그래도 자신의 피부로 인해 차별받아왔던 신즈가 아빠의 존재로 인해 얼마나 상처를 받았을까 충분히 공감이 되었다.

 

"신즈, 모든 사람은 평등해. 누구나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에 존중받는 게 마땅해. 그 누구도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아선 안 돼."...68p

"한 사람의 장점과 단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겉으로 드러난 것만 보아서는 안 돼. 시간을 들여 천천히 상대방을 이해해야 하는 거야."...146p

 

조금은 억울할 수도 있었을텐데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열심히 살아보려 노력하는 신즈의 아빠나 아이들 사이에 어떤 편견도 존재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주디 선생님의 당당한 발언 등은 큰 교훈을 준다. 나만 항상 옳고 나만 잘 살아야 하기 때문에 나와 다른 이들의 존재를 무시하는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아이들에게 이러쿵저러쿵 "하지 마라"고 하기 전에 어른들부터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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