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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 좋아!
프란 프레스톤 개논 글.그림, 이영란 옮김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두 마리의 고양이가 상반된 표정을 하고 바라보고 있네요. 이 두 마리 고양이는 작가가 키우는 털북숭이 형제 페퍼와 포라고 한대요. 집에서
유일한 고양이였던 페퍼를, 나중에 집으로 오게 된 포가 친하고 싶어한대요. 첫 장에 작가의 등장인물 소개 만으로도 이 책이 어떤 내용일지 짐작이
가시죠?

아주 편안한 자세로 잠든 페퍼가 보이네요~ 페퍼는 일요일을 사랑한대요. 아마도 주인이 집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월요일도 장난감 공과 쥐, 털실을 가지고 놀다보면 하루가 가죠.

화요일은 함께 사는 강아지 꼬리를 가지고 장난치며 그럭저럭 보낼 수 있었어요.

그런데 수요일은, 뭔가 달라졌대요. 집에 변화가 생긴 거죠.

이런~! 혼자 지내는데 익숙해 있던(비록 일주일 중 주인이 없어 혼자 외로운 요일이 있기는 해도요.) 페퍼에겐 날벼락 같은 일이에요.
목요일이 되자 새로 온 포가 페퍼를 쫓아다니며 귀찮게 해요. 하루는 페퍼의 소중한 장난감을 막 가져가는 거에요.

하는 일마다 방해하고 귀찮게 하고, 자꾸 말썽을 일으키는 포를, 페퍼는 참을 수가 없어요.

그러다 쿵쾅! 물건들이 쏟아지고 포가 놀라죠. 페퍼는 "겁먹지 마"라고 위로하네요. 게다가 이젠 우린 한편이에요~
너무나 귀여운 고양이 두 마리가 아기자기 움직이는 모습이 참 잘 표현되어 있어요. 바라만 봐도 표정에 감정이 마음으로 쏘옥~! 들어와서
공감이 되는 거에요. 그리고 같이 일요일이 좋아지지요.
페퍼와 포의 이야기는 꼭 저희집 아이들 같아요. 오랫동안 외동으로 지내던 큰아이에게 갑자기 동생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큰아이의
반응은, "헐~!"이었어요.ㅋㅋㅋ 정말 오랫동안 혼자였거든요. 그동안 커오면서 동생을 낳아달라거나 어른들이 동생 필요 없냐고 물었을 때에도
당당히 "아니요"라고 대답하던 아이라 조금 걱정이었죠. 동생이 태어나서도 한동안은 사랑을 빼앗겼다고 느꼈는지 다 큰 애가 아기처럼
굴더라고요.(정말이지 12살짜리도 퇴행을 할 줄은 몰랐어요.ㅋㅋ)
하지만 1년이 지나고 이제 동생이 말을 좀 알아듣고 자기 의사표현을 할 줄 알게 되자 상황이 좀 바뀌었죠.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사랑"이 생긴 거에요. 귀찮기만 하고 말썽만 부리는, 내 부모님의 사랑을 빼앗아간 존재가 아니라 내가 보살펴 주고 함께 나누며 더 줄거울 수
있는 존재가 생겼다는 것을 안 거죠.
13살 큰 아이도 동생을 받아들이는데 무려 1년이 넘게 걸렸으니 이제 막 두 살, 세 살 터울로 동생을 보게 되는 아이들은 얼마나
힘들까요. 그래서 동생에 관한 책들이 참 많겠죠. 페퍼와 포의 이야기는 귀여운 고양이들의 행동을 통해 간접적이면서도 마음에 와닿게 형제의 우애를
그리고 있습니다. 동생에 대해, 엄마가 잘 설명해 주며 함께 책을 읽는다면 동생 받아들일 준비를 잘 할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