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위한 사회문제 탐구 에세이 - 구정화 교수와 함께하는 나만의 탐구보고서 쓰기 해냄 청소년 에세이 시리즈
구정화 지음 / 해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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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에세이"라고 떡 하니 씌여있는데도 불구하고 저 가운데 빨간 글씨인 "사회 문제 탐구"가 먼저 눈에 띄는 바람에 이 책이 청소년을 위한 사회 문제 탐구서인 줄 알았다. 그래서 이 책이 청소년들에게 요즘 사회 문제를 일깨우고 어떤 식으로 접근해서 생각해 보라고 권하는 책인 줄 착각했다는 거. 만약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계시다면 다시 꼼꼼히 살펴보시길 바란다.

이 책은 겉표지 위쪽 부제가 훨씬 더 자세한 설명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니까 청소년들이 "탐구 보고서"를 써야 하는데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참고해야 하는 책이다. 사실 초등학교에서부터 각종 논술 대회나 탐구 대회 같은 것들을 꾸준히 열어준다. (코로나 이전엔 훨씬 많았는데 코로나 이후로는 영재 학교 같은 데서 더 많이 열리는 것 같아 아쉽다) 이 대회들은 선택이라서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많이 참가한다. 하지만 막상 어떻게 접근하고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몰라 초등의 경우 90퍼센트 부모에게 의존한다고 들었다. 한때 강남에선 이런 학원도 있다고 해서 논란이 되기도. 하지만 학교에서 이런 대회를 열어주는 이유는, 스스로 탐구하는 방법과 스스로 탐구하면서 알게 되는 사실들을 통해 각자의 능력을 확장시키는 한편, 함께 팀을 이룬 팀원들과의 협동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얻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왕 참여하기로 했다면 아이들 스스로 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그럴 때 이 <청소년을 위한 사회문제 탐구 에세이>가 아주 큰 힘이 되어주지 않을까.

책은 총 5장으로 1장의 탐구가 무엇이고 특히 사회 현상을 어떻게 과학적으로 탐구하는지 기초적인 개론과 2장의 어떤 주제를 선택할 것인지, 3장에서는 구체적으로 탐구해 나가는 과정, 4정의 좀더 확장하기 위한 자료 수집 방법, 5장의 최종 탐구 보고서 쓰는 방법까지 아우르고 있다. 따라서 이 책 한 권을 정독하고 차근차근 그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자신들이 관심있는 분야에 대한 사회 탐구 보고서가 완성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좋았던 부분은 1장의 개론 부분이다. 막연하게 그렇지 않을까... 싶었던 내용들을 아주 쉽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 할지 체계적으로 알려주는 점이다. 사실 학교 수행평가나 대회가 아니라면 스스로 궁금한 것을 찾아 탐구하는 학생은 몇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공부란 자신이 궁금하고 알아보고 싶은 것들을 찾아보고 해결해 나가는 과정 속에서 배우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은 그런 친구들에게 아주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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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공경희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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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을 만나면 이 책을 쓴 작가가 누구인지 궁금하게 되고 그 작가의 책을 계속 따라 읽게 되는 것 같다. <어떻게 지내요>를 읽은 후 시그리드 누네즈라는 작가가 각인되었고 그 이후 <친구>는 그녀의 세 번째 읽는 작품이다. 작가 소개를 보면 시그리드 누네즈가 이름을 알린 첫 작품은 <A Feather on the Breath of God>이라고 하는데 국내 번역 작품으로는 찾아볼 수가 없어 안타깝다. 이후 <친구>로 2018 전미 도서상을 수상했다고 하고 기 이후의 두 작품을 내가 먼저 읽어본 것 같다.

개인적으론 처음 읽었던 <어떻게 지내요>가 작가의 특성을 잘 드러낸 작품이 아닌가 싶다. 작가의 책을 읽다 보면 작가가 가장 관심있어 하는 주제가 "삶과 죽음"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어떻게 지내요>가 그 주제를 가장 편안하고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반면 <친구>는 무척이나 실험적인 작품이다.

1인칭 화자가 친구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감을 그 친구에게 보내는 형식인 <친구>는 하지만 그 친구의 의미가 비단 그 한 명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또한 독자는 이 편지를 읽어나가며 화자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고 어떤 생각을 하며 어떤 관계를 맺어가는지 추측해야 한다. 그러니 결코 쉬운 글은 아니다. 하지만 이 과정 자체가 하나도 장애가 되지 않을 정도로 책의 내용은 사유가 깊다.

"나"와 죽은 이는 한때 잠깐 연인이기는 했으나 이후 계속해서 친구로 지냈다. 하지만 단순히 친구라는 이름으로 부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두 사람은 끈끈한 관계를 이어왔고 그의 부인들에게 시기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대부분은 이런 관계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므로. 그런 그가 자살을 했다. <친구>에서 "나"는 자살한 나의 친구에게 그동안 자신과 그가 나눈 이야기들, 주변의 상황, 나의 일상적인 이야기에서부터 자신의 쓰는 작품의 이야기와 깊은 고민까지 두서없이 적어나간다. 여기에 하나 더. 그가 죽은 후 세 번째 부인에게서 떠맡게 된 아폴로라는 그의 개와의 일상까지. "나"는 마치 남편을 잃은 듯한 상실감에서 이 아폴로와의 동거를 통해 조금씩 안정되어 가지만 이미 나이가 많은 아폴로와의 이별도 차차 생각해야 한다.

두 친구는 작가이며 교수다. 문학계에 대한 많은 이야기와 서로 나눈 작품들이 시도때도 없이 등장한다. 이런 이야기들을 읽는 기쁨이 크지만 무엇보다 죽은 사람과 죽음을 곧 맞이해야 하는 상황, 더불어 "죽음"이라는 것 자체를 바라보는 시각까지 여러 생각을 함께 하게 된다. 역시 좋은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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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긋는 남자 블루 컬렉션
카롤린 봉그랑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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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얇은 책을 읽겠다고 도서관에서 얼마나 연장을 했는지~ 다 읽고 나니 허무함~ 한가득 ㅋ



뭐, 재미가 없는 건 아니었는데

주인공의 사랑에 대한 설렘, 기다림, 운명론에 공감하기엔 내가 음~ 늙어버렸다는 거 ㅎㅎ



여주인공 콩스탕스는 에밀 아자르, 로맹 가리를 사랑한다. 그의 모든 책을 구해놓고 아껴 읽는 중. 하지만 작가는 이미 세상에 없으므로 언젠가 그의 책을 더 읽을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 후 다른 작가도 찾아보기로 하고 도서관에서 여러 책을 대여한다. 그러다 발견한 밑줄. 콩스탕스는 자신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생각하고 운명의 그를 찾기로 한다.



나도 한때는 사랑에 대한 이런저런 로망을 가졌더랬다. 중학교 시절 순정 만화를 보며 말이다. 하지만 이미 20대에는 그런 로망을 가졌던 것 같지 않다. 역시 극T는 어쩔 수 없는가~ㅋ



아마도 <밑줄 긋는 남자>는 그것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담은 책이 아닌가 싶다. 책이나 영화, 상상 속의 인물과 사랑에 빠질 수 없다는 사실을. 그래서 허무맹랑한 소설들보다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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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모과나무를 맨 처음 심은 이는 누구였을까
오경아 지음 / 몽스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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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면 싱숭생숭하다. 길가에 핀 민들레나 애기똥풀을 봐도 강동스럽고 아무것도 없던 가지 끝에 맺힌 새싹이 어느새 푸릇해진 것을 봐도 감격스럽다. 그쯤 되면 매년 화초를, 예쁜 꽃을 한두 개 사야 하나~ 고민한다. 그 고민은 길가에 핀 여러 식물들을 보고 아파트 화단이나 다른 집 화분 속 식물을 보는 것으로 곧 대체된다. 지금의 집으로 이사온 후 제대로 길러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올해는 작년에 이어 수업용이긴 하지만 강낭콩을 키우고 있다.

언젠가 나이가 들면 정원이 딸린 전원 생활을 하고 싶다는 꿈을 오래 꿔 왔다. 타샤 튜더처럼 몇 만 평까지야 불가능하겠지만 그저 아주 조금이라도 그렇게 흙과 식물과 동물과 함께 살아가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고 말이다. <커다란 모과나무를 맨 처음 심은 이는 누구였을까>는 그런 나의 꿈을 조금이라도 잠재우는(싫어서가 아니다. 대리 만족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역할을 한 책이 되었다.

속초에서 자리를 잡고 10년 넘게 살아오며 생각한 것, 느낀 것, 정원 생활 속의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무엇보다 이번 책이 즐거웠던 건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 덕분이다. 다소 거친 듯 하지만 너무나 예쁜 일러스트를 통해 글을 읽고 머릿속에서만 상상하던 것을 직접 들여다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사계절 속에서 바라본 정원 이야기가 너무나 자연스럽고 아름답다. 인위적인 무엇이 아닌 물 흐르듯 자연스러움 그 자체다. 눈이 오면 눈이 오는대로, 바람이 불거나 비가 오면 그런대로, 원래의 생태계가 나아가듯 그렇게 작가의 정원은 흘러간다.

물론 겉으로 보여지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안다. 치열한 잡초와의 전쟁이 있고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로 인한 갑작스런 온도 변화나 폭우, 건조함도 있으니 그런 것 앞에 인간은 초라하다. 그럼에도 자연 속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힐링이 되는지 모른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상상하며 읽는 것만으로도 말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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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을 사냥하는 여자들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이나경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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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작가 트레이시 슈발리에는 베르메르의 "진구 귀고리 소녀"를 바탕으로 소설 <진주 귀고리 소녀>를 쓴 바 있다. 책을 읽어도,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를 보아도 마치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을 것만 같았다. <화석을 사냥하는 여자들> 역시 그랬다. 진짜 이들의 삶처럼 느껴져 훨씬 더 공감되고 마음 아팠다.


<화석을 사냥하는 여자들>은 화석 수집가 메리 애닝의 삶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따라서 책 속에서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을 실존했던 인물들이며 영국의 도싯주 라임 리지스 쥐라기 절벽(대부분의 과학자들)이나 그 동네를 방문한 사람들(제인 오스틴)도 작가의 탄탄한 조사 덕분에 이 이야기가 실제인 것처럼 느끼게 해 준다.


위키백과 사진

소설은 번개 맞은 아이의 독백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아이는 리지스 절벽에서 살아 온 메리 애닝이며 이 짧은 한 장의 독백 이후 엘리자베스 필폿이 1인칭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런던에 살던 중상류층의 이 여인이 자매들과 어떻게 시골의 삶을 살게 되었는지, 그리고 문화와 사교가 가득한 런던 대신에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어떻게 화석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화석에 대한 관심은 당연하게도 그 번개 맞은 아이, 메리 애닝과의 만남으로 이어지고 두 사람은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평생의 친구가 된다.


두 사람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각각의 사건에 대해 두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고 반응하는지를 독자는 마치 추리를 맞추듯 따라간다. 두 사람의 신분 차이 때문에, 또한 인류 과학사에 크게 남을 메리의 업적과 당시의 차별 때문에 겪어야 하는 일들이 너무나 가슴 아팠다. 교육을 받을 수도 자신의 업적을 남길 수도 없는 가난하고 미천한 신분의 여성이 어떻게 새로운 종을 찾아내고 결국엔 자신의 발자국을 남길 수 있었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거대한 감동이 밀려온다.


소설은 메리 애닝의 전 생애를 다루지는 않는다. 그래서 이것저것 더 찾아보게 되는 것 같다. 안타깝게도 쥐라기 시대 어룡의 화석을 찾아낸 메리 애닝만큼 엘리자베스 필폿의 이야기는 많이 남아있지 않은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지역에서 이 두 여성이 평생을 친구로 지내며 신분을 뛰어넘는 교류를 한 사실은 여전히 놀랍다.





책 표지 안쪽엔 메리 애닝이 평생동안 찾아 낸 화석이 설명과 함께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아직 종교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 과학계의 이야기와 전혀 낯설기만 하던 화석의 이야기들이 숨도 못 쉬고 읽게 하는 힘이 있는 소설이었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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