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다시 돌아온다 - 2016 제10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68
박하령 지음 / 비룡소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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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중학생이 되고서 청소년 소설을 더욱 많이 읽게 된다. 한동안 너무나 천편일률적인 내용의 청소년 소설들에 질려 "또야?" 하며 조금 꺼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읽는 소설들은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우리 때만 해도 청소년 분야의 소설이 존재하지도 않았고 이후 급격히 늘어난 청소년 소설들은 청소년들의 사춘기적 마음에 집중했다. 그리고 그것을 더욱 돋보이게 하다 보니 가정 안에서, 친구 사이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묘사되곤 했다. 하지만 이제 청소년 분야에도 변화가 찾아왔나 보다.

 

생각해 보면 청소년들에게만 걱정거리와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누구에게나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부딪히고 겪게 되는 문제가 있다. 그리고 그런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가 중요하다. 청소년기는 아직 자신에 대해 잘 모를 때이고 좌충우돌 여러 사건을 겪으며 자신 만의 방법을 터득해 나가는 때이므로 더욱 힘들게 느껴질 수 있다. 어른이라고 편하지 않다. 잘못된 방법으로 일관되게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도 있다. 문제를 직시하지 않고 피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 면에서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는 청소년 소설이지만 청소년들만 읽을 만한 소설은 아니다.

 

정하돈은 어느날 우연히 편지 한 장을 줍게 된다. 가볍게 펼쳐 든 그 편지는 바로 악마의 편지였다. 심지어 읽는 순간 머릿속에 입력되고 글자들은 모두 사라져 버렸다. 이 일을 누가 믿어줄 것인가. 이 없어진 편지를 도대체 어찌해야 할 것인가. 만약 편지의 주인인 악마가 나타나 왜 읽었냐고 해꼬지라도 하면 어쩔 것인지 하돈이는 정신이 하나도 없다. 믿어줄 만한 이 몇몇에게만 말해 본다. 그리고 그 말에 진지하게 답해 준 사람은 어릴 적부터 친구인 은비 뿐이다. 하돈은 은비의 충고대로 편지 내용을 전달해주기 위해 아낙스라는 악마를 찾지만 잘 안되다가 또다시 우연히 이 악마를 만나게 된다.

 

4차 산업혁명을 바라보는 마당에 악마의 이야기라니. 사실 좀 웃기다고 생각했다. 초등생 동화책도 아니고 온갖 잘난 척 하는 교만한 사춘기 청소년들에게 악마의 이야기가 통할 리가 있나 하고 말이다. 읽어나가며 어쩌면 이 아낙스라는 악마는 사실 진짜 악마가 아닐지도 모른다고 혼자만의 상상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래서 그 자체가 반전이다. 그리고 사실 이 악마라는 장치는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중요한 건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너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대부분은 쉽게 갈 수 있다면 그 쉬운 방법을 택할 것이다. 또 어떤 사람은 모른 척 덮어두고 저절로 해결되기를 바랄 수도 있다. 아니면 그 문제 자체를 있지도 않은 것처럼 치부하고 다른 길로 빠져버릴 수도.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에는 이렇게 다양한 선택을 하는 아이들이 나온다. 그리고 악마와 손을 잡는 과정을 통해 문제가 닥쳤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깨달아 간다.

 

"네가 그동안 게임에 쓰느라 날린 그 많은 시간들, 그것들은 반드시 너의 미래에 안 좋은 결과가 되어 나타날 거야. 인생은 원인과 결과가 이어지는 거니까. 네가 맨날 피해 다니는 문제들도 다 언젠간 반드시 다시 돌아오게 되어 있단 소리야. "...197p

 

청소년 아이를 둔 나조차도 문제가 생기면 일단 덮어두고 싶다. 저절로 해결되는 것이면 그럴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은비의 말처럼 언젠가는 되돌아올 문제라는 것을 알기에 헤쳐나갈 방법을 찾아본다. 모든 게 "귀찮아!"라고 말하는 청소년들은 무언가 자신들의 힘을 쏟아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 힘에 부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생각하고 노력하여 그 문제를 해결했을 때 한 단계 성장한 자신을 본다면 그 성취감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아주 소중한 경험과 교훈을 주는 책<반드시 다시 돌아온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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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vivors 살아남은 자들 5 - 분노의 심판 서바이벌스 Survivors 시리즈 5
에린 헌터 지음,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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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5권이다. 주인공들이 개인데다가 정확히 설명해주지 않는 묘사 방법에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지, 어떤 상황인지 작가가 이야기 하고 있는 단어, 어휘들이 도대체 무엇을 뜻하는 건지 제대로 이해도 못한 상태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럭키의 의지와 개들의 도전 이야기에 푹~ 빠져서 읽어온 터이다. 이제 이야기는 마무리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다 또 어디서 새로운 세력과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제 개들은 다가올 대결전을 준비 중이다.

 

럭키가 야생의 무리를 만나면서, 책을 읽어가며 점차 등장인물들의 성격을 파악해 가며 조금은 혼란스러웠다. 주인공은 무조건 착하고 악인은 무조건 나빠야 하며 권선징악으로 끝나야 한다고 우기는 건 아니지만, 성인 책도 아니고 아이들 책에 리더십 강한 것도 아니고 이리저리 어정쩡한 캐릭터인 주인공은 당황스럽다. 게다가 야생의 무리 대장인 알파는, 모든 야생 개들에게 추앙받고 있으면서도 더없이 이기적이고 야비하다. 그런데도 그걸 아는 이가 주인공 럭키와 독자 뿐이라니, 그동안 정말 답답해서 어찌할 줄을 몰랐다.

 

4권에서부터 상황이 조금 바뀌었다. 알파의 진실을 조금씩 파악하게 된 몇몇 개들이 있었고, 드디어 건장하고 튼튼한 피어리가 알파에게 도전했다. 하지만 피어리는 결국 긴 발(인간)들에 의해 희생당하고 만다. 결국 알파는 계속 그자리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 건지 조바심이 날 즈음, 성장한 스톰과 알파의 신경전, 그 사이에서 평화롭기만을 바라던 럭키 사이에 미묘한 균열이 생긴다.

 

조금 우유부단한 건 아닌지, 왜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알파에게 도전하지 않는 건지 답답하기만 한 나의 생각이 얼마나 짧은 것이었는지 5권을 읽으며 깨닫는다. 어떤 무리를 이끈다고 가장 훌륭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 어떠한 상황에서도 럭키는 함께 흥분하기 보다는 조금 거리를 두고 그 상황을 파악하고 교훈을 얻으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나 주위 개들도 함께 성장하고 성장시킨다.

 

5권에서 럭키는 트위치 무리를 보며 우두머리가 꼭 싸움을 통해 정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배우고 자신의 무리에 우두머리를 뽑게 되었을 때, 그 시도를 해 본다. 무척 인간적이다. 무리 없이 무리가 앞으로 갈 방법은 없을까에 대한 대안은, 투표 방식이었다. 비록 그 방식이 실패하긴 했지만 럭키로선 하나의 시도였고 도전이었다. 그러면서 생각해 본다. 어째서 작가는 이 무리가 민주주의 방식으로 그 무리 그대로를 이루게 하지 않았을까. 의견이 많고 갈리면, 생존에 의협을 느끼기 쉽다. 이들은 야생의 개들이다. 특히 큰 으르렁거림 이후 이들은 자신들이 머물러야 할 제대로 된 캠프도 정하지 못했고 뒤에선 사나운 개들의 무리가, 또다른 개들의 폭풍우,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그러니 전체의 의견을 조율해 앞으로 나아가도록 결정할 우두머리의 존재는 불가피하다.

 

이들의 무리는 새롭게 재정비 되었다. 그동안 약점이었던 스톰도 이젠 더이상 강아지가 아니고 이들 무리에 소속된 훌륭한 사냥견이다. 이들이 다가오는 겨울, 개들의 대결전에서 살아남은 자들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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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꾹 펭귄, 날 좀 놀라게 해 줄래?
테이그 벤틀리 지음, 조완제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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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딸꾹! 딸꾹질이 나나요? 그럼 어떻게 하나요?

30초 동안 숨 참기, 찬 물 꿀꺽꿀꺽 마시기, 손으로 혀 잡아끌기...

제가 아는 건 이 정도네요~

 

여기 딸꾹! 딸꾹질을 하는 펭귄이 한 마리 있어요~

도무지 그쳐지지가 않는다고 좀 도와달래요.

왜, 어떻게 딸꾹질을 하게 됐는지 한 번 볼까요?

 

 

겉표지를 넘기면 벌써 이야기가 시작돼요~

펭귄이 칠리 소스를 꿀꺽! 먹어버렸네요.

안 매울까요? 아마도 이 펭귄은 매운 것을 아주 좋아하는 펭귄인가봅니다.

 

펭귄은 아주 매운 고추를 먹는 바람에 딸꾹질이 시작됐고, 도무지 그쳐지지가 않는다고~

좀 도와달라고 해요.

펭귄들은 원래 매운 걸 먹으면 그런다네요~ㅎㅎ

 

 

머리를 바닥에 대고 거꾸로 서도, 물을 마셔도, 거꾸로 물을 마셔도 아무 소용이 없대요~

그런데 깜짝 놀라면 그칠 것 같다고요.

 

그러고 보니 어른들끼리도 딸꾹질 할 때 깜짝! 놀라면 멈춘다고 친구들이나 남편을 깜짝! 놀라게 해줬던 기억도 나요.

효과가 있었는지는~ 글쎄요?

 

딸꾹 펭귄은 효과가 있을까요?

 

 

워!

 

 

 

작은 놀람으로는 딸꾹질이 멈추지 않지만 너무 놀라서 친구에게 속사포로 떠들었더니 결국 딸꾹질을 멈췄죠.

하지만 딸꾹 펭귄은 딸꾹질이 멈춘 기념으로 매콤하고 맛있는 타코를 먹으러 가요.

아니~ 이런!

아까 매운 걸 먹으면 딸꾹질을 한다고 했잖아요?

다시 도돌이표네요~^^

 

아가 펭귄처럼 귀여운 그림이 아이의 마음을 홀딱 빼앗았어요~

우리 둘째 딸도 딸꾹질을 자주 하는 관계로 아주 익숙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아요.

 

첫째 딸을 키울 땐 깜짝 놀래켜 주는 게 안좋을 것 같아서 막 간지럽히고 그랬어요.

근데 좀 키우면서 보니까 아이들이 딸꾹질 하는 이유는 거의 대부분 추울 때더라고요.

그때부턴 딸꾹질 하면 가디건이나 겉옷 하나를 더 입혔지요.

그래서인지 둘째는 이 책을 읽으며 계속 "엄마, 딸꾹 펭귄도 옷 하나 더 주면 되는데~, 그치?" 하고 물어요.

 

딸꾹 펭귄을 보니 마치 우리 아이들 같습니다.

큰 교훈을 얻어도 자기 하고 싶은대로 다시 돌아가는 이 에너자이저들 말이에요.^^

펭귄과 고래의 우정도 재미있고, 매운 것 먹고 싶어서 딸꾹질 멈추자마자 다시 먹으러 가는 펭귄도 넘 귀여워요.

 

도돌이표처럼 계속해서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그림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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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짭조름한 여름날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52
오채 지음 / 비룡소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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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단, 첫 문장에 따라 이 책이 얼마나 재미있을지 미리 가늠되는 책이 있다. <우리들의 짭조름한 여름날>도 그랬다. 화학 시간, 선생님의 설명으로 시작되는 첫 문장이 재미있을리가 없다. 그런데도 이 "질량보존의 법칙"이라는 단어들이 왠지 가슴에 들어오며 무척 중요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 뒤를 잇는 "딸간 딱지"라는 말이 더욱 부추겼다. "빨간 딱지"... 아이들은 이 말을 아는지 모르겠다. 내가 어렸을 때에는 드라마에 이 빨간 딱지를 잔뜩 붙이는 장면이 심심찮게 나오곤 했다. 빨간 딱지는 집안이 망했다는 걸 뜻하고 가족이 뿔뿔이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뜻한다. 이후론 추락만이 있을 뿐이다. 

 

시작부터 무척이나 강렬하다. 망한 집안의 부모는 죄인이다. 한창 마음껏 꿈을 펼치며 꿀리는 것 없이 자라야 할 아이들에게 엄청난 짐을 지운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 속 부모는 그렇지 않았다. 아빠만 없고 엄마만 있는데 그 엄마란 사람은 빨간 딱지를 집안 가득 채울 정도로 죄를 지어놓고도 너무 당당하다. 심지어 이 빨간 딱지는 어쩔 수 없이 생긴 것도 아니고 사기 행각에 대한 결과이다. 그러니 잠시 집을 떠나 숨어있어야 한단다. 

 

열여섯, 초아는 아빠가 다른 일곱 살 동생 청록이만 없었다면 엄마를 버리고 자유를 얻고 싶었다. 하지만 청록이 아빠도 떠나버리고 엄마는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까지 동생을 버릴 수는 없었다. 너무나 약하고 현실 감각이 없는 동생, 초아는 동생만큼이라도 자신과 다른 삶을 살게 해주고 싶다. 

 

책을 읽어나가며 생각 난 두 드라마가 있었다. 4부작이었던 "백희가 돌아왔다."와 "모던 파머". 섬으로 다시 돌아가는 엄마의 이야기가 백희의 이야기와 겹쳤고 밭에서 보물 찾겠다고 밭을 모두 캤던 내용이 모던 파머와 비슷하다. 하지만 <우리들의 짭조름한 여름날>엔 중심에 할머니가 계시다. 

 

"할머니 마음이 고장 날 것 같다는 말이 내 속으로 깊게 밀려들어 왔다. 마음이 고장 난다는 말....... 어쩌면 엄마와 내 마음을 두고 하는 말인지도 몰랐다. "...165p

 

한 사람의 성격이 원래부터 타고난 것도 있지만 그것만으로 구성되지는 않는다. 자라온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아이들을 키우면서 절절히 실감한다. 초아의 엄마도, 초아도, 청록이도 그들 모두의 행동 뒤에는 그들의 환경이 있었다. 살아가기 위해, 살아남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결국 그들을 지탱하게 해 주고 어떤 심각하고 절망의 순간이 오더라도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진정한 보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초아와 엄마, 청록이의 섬 여행은 바로 이런 보물 찾기 여행이었다. 가장 소중한 존재, 가족, 한 뿌리를 찾아나가는 여행. 

 

다시 서울로 돌아간다고 해도 해결되는 것이 없을지도 모른다. 이들에게 섬으로의 도피는 장마 속 잠깐의 햇살이었을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그들은 내면의 보물을 갖게 되었으므로 지금 어디에 있든 상관없을 것이다.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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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멋진데! 철학하는 아이 7
마리 도를레앙 지음, 이정주 옮김, 강수돌 해설 / 이마주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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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이들과 미장원에 갔다가 갑자기 큰 딸의 "우와~! 저것 봐!"라는 감탄사에 돌아보니 트럭 한 가득 물건을 싣고 다니시는 만물상 트럭이 있더라고요. 그 트럭을 보자마자 작은 딸이 "엄마, <오, 멋진데!>다. 그치?"하고 묻습니다. 맞습니다~. <오, 멋진데!>에는 마치 우리나라 만물상 트럭처럼 온갖 물건을 파는 상인이 등장합니다. 시장 가판대에 찾기도 힘들 만큼 죽~ 늘어놓고 물건을 사가라며 외치죠.

 

"자, 사세요! 외투, 대접, 단추, 소시지, 화병, 소파, 양탄자, 구두, 빗자루..."...(본문 중)

 

 

하지만 사람들에겐 이미 그런 물건들이 있고, 그래서 사람들은 그냥 지나쳐 가죠. 이 물건들은 별다를 것 없는 물건들이었기 때문이에요.

 

그러던 어느 날, 상인은 좀 다르게 생각하게 되죠.

 

"자, 사세요! 구두잔, 가방모자, 양탄자우산....."...(본문 중)

 

신기하죠? 분명 같은 물건인데 사람들은 이제껏 없던 새로운 물건이라고 생각했죠.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었고 상인은 모든 물건을 다른 용도로 팔기 시작했어요.

 

 

사람들은 나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과시하고 싶어하죠. 새로운 물건들이 유행처럼 번지고 이웃들을 초대해 자랑해요. 그럼 이웃들도 다시 그 물건들을 구매하는 거죠. 원래의 쓰임새가 아니라서 영~ 불편하기 짝이 없지만 유행을 따르기 위해서라면 그정도 불편함 쯤이야 뭐 어떻겠어요. 세상은 결국 모두 이렇게 제 쓰임새를 잊고마는 걸까요?

 

<오, 멋진데!>는 아주 위트있는 그림책입니다. 원래의 쓰임과는 다른 물건들을 보면서 상상력을 마구 키울 수 있죠. 구두 잔이나 프라이팬 모자, 소세지 줄넘기, 원피스 커텐 같은 것들은 정말 재미있어요. 아이와 함께 다른 쓰임새로 쓰인 물건들 찾기 놀이하며 한참이나 놀 수 있죠. 또 우리 곁에 있는 일상적인 물건들 중 <오, 멋진데!> 속 물건들처럼 다르게 사용할 수 있는 것 찾아보기 놀이도 할 수 있어요. 우리 아이는 찻주전자 팔찌나 양푼 모자를 가장 좋아했어요.ㅎㅎ

 

<오, 멋진데!>가 그저 상상놀이만을 즐기기 위한 그림책일까요? 읽다 보면 사람들이 유행을 쫓기 위해 얼마나 말도 안되는 불편함을 감수하는지도 알 수 있죠. 그림책 뒤쪽 새로운 상인이 제대로 된 쓰임을 가진 원래 물건들을 팔 때에도 사람들은 "여태 그런 건 없었잖아?"라고 말하면서 유행만을 따르는 사람들을 비판하고 있어요.

 

둘째와 그 이야기를 나누어 봤어요. 갖고 싶은 물건 중에 정말로 필요하고 정말로 갖고 싶은 물건이 몇 개인지요. 처음엔 모두모두 갖고 싶은 것이 맞다고 우기죠. 하지만 차근차근 이야기를 이끌어 보니(사실은 유도심문? ㅋㅋ) 장난감 초콜렛은 어린이집 누가 들거 왔고, 다른 캐릭터 버스는 어린이집 누가 들고와서 갖고 싶었다고 이실직고 하더라고요. 아직 어려서 한 번으로 해결되진 않겠지만 분명 꼭 필요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물건을 살 때에는 내게 꼭 필요한 물건인지, 왜 갖고 싶은지 생각해 보는 것이요. 그래야 <오, 멋진데!> 속 사람들처럼 이리저리 휩쓸려서 구매하지 않게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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